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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

언젠가 손 세정제 홍보 부스에서 제품 테스트를 해 본적이 있다. 세정제로 손을 씻고 특수 전등 불빛을 쪼이면 세균이 있는 부분은 푸른색으로 보여서 세균 잔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세정제로 나름 열심히 씻었는데도 많은 부분, 특히 손가락 사이는 여전히 푸르뎅뎅한 색을 보여서 속으로 섬찟했던 느낌이 기억난다. 수시로 달라붙는 균 이외에도 사람의 몸에 항상 기생해서 살고 있는 균은 대략 39조 마리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항상 균을 달고 살지만 건강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세균과 공생하는 것이 일상인 셈이다. 코로나 치료약이나 완벽한 백신 개발을 모두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국가의 대통령 생명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쥐고 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돌아다닌다. 과연 코로나 바..

시사 2021.09.02

240년

7,500,000,000÷(1×60×60×24×365)=238 오랜만에 수학지식을 활용해서 계산해본 것이다. 세계 인구를 1초에 한 명씩 만나 인사한다면 몇 년이나 걸릴까? 얼추 240년 걸린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240년을 살수도 없고, 밥 안 먹고 잠안자고 1초에 1명씩 만날 수도 없으니 말이다. Post Canada에서 무료 우편 엽서를 보내왔다. 펜데믹 상황에서 고립된 사람들끼리 안부라도 물으며 위안을 주고받으라는 취지로 나온 아이디어로 짐작된다. 좋은 뜻이 고마워서 막상 엽서를 쓸려고 하니 보낼 곳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뜬금없이 엽서를 보내기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생각 않고 편히 인사할 수 있는 지인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6..

단상/반성 2021.09.02

방탄복 입은 순교자

저항군 거점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탈레반 전사의 모습인데, 순교자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방탄복을 입고 있다. 순교를 하더라도 더 많은 적을 죽이고 난 이후여야 한다는 실리적인 명분이 있겠으나, 죽고 사는 것은 신의 뜻이라는 평소의 그들의 믿음과는 왠지 아귀가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인간이 사는 동안에 죽음이라는 추상적인 명제를 생각할 수 있음으로 인해 종교가 탄생되었을 것이라는 종교학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죽기 전까지는 죽음을 겪어볼 수 없는 한계로 인한 불안 때문에 신이라는 존재를 찾게 되었다는 논지다. 이생에서 생을 마감한 후에 벌어지는 부활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나의 죽음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생각해 보니 3가지 정도로 크게 나눌 수 있었다. 첫째는 우연히 결정된..

요설 2021.09.02

왜 글을 쓰는가 2

그 놈의 역병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방법을 생각하던 중 불현듯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전문 교육을 받은 바가 없고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글을 자주 써온 것도 아닌 사람이 말이다. 회사 생활 중 문서는 많이 다루어 보고 사보 기자 하면서 깔끔하게 쓴다는 칭찬을 받는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내본 용기일 수도 있겠다. 60 여년 지난 생활을 돌이켜 보면 나름대로 참 많이 보고 들었고 고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바탕으로 아는 체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희미한 기억 뿐이다. 이것 마저 조만간 사라져 버릴 것인데… 남이 기억해줄 만한 업적이 없으면 나라도 나를 기억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생의 마지막 문턱에 서서 자신에 대한 ..

단상/글쓰기 2021.09.01

왜 글을 쓰는가 1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을 글로 남기는 일은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게으름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은 쉽다. 그냥 떠 올려진다. 오만가지 생각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글로 쓰는 것은 다르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구성하고 다듬고… 집을 짓는 것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집을 짓기 보다는 남이 지어 놓은 집에서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 둘째, 증거를 남기기 싫어한다. 글은 남는다. 한번 써 놓은 것은 변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니 오롯이 내가 쓴 것은 내 책임으로 남는다. 허튼 생각이나 그냥 해본 소리라면 누가 그것에 대해 책임지고 싶어하겠는가? 깊이 없는 생각이나 말로 자신의 낮은 수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단상/글쓰기 2021.09.01

윤활유 한 방울 1

예절은 윤활유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예절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불편한 마찰을 줄여 준다.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뉴노멀(New Normal)이 정착되고 있는 이때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따라서 걷기에 대한 뉴 에티켓(New Etiquette)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1. 두 사람 이상 걸을 때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종대 대형으로 변경해서 최대한 간격을 유지해 준다. 2. 서로 스쳐 지나갈 때에는 하던 말을 멈추어서 비말 비산에 대한 우려를 줄여준다. 3. 조깅을 하는 사람은 속도를 줄이거나 걷기로 바꾸어서 맞은편 사람이 거친 숨소리를 느끼지 않게 해 준다. 4. 도로를 걸을 때 마주 보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상대편이 비켜 주기를 기다..

단상/예절 2021.09.01

행복의 조건

행복하고 싶은가? 그러면 행복하다고 생각해라. 우문 현답 같지만 정답이다. 행복은 정신적 영역의 문제지 물질적 영역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주위 환경이 행복하기 때문에 내가 행복한 것이 아니고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위 환경이 행복한 것으로 보인다. 행복은 감정이다. 햄버거 한조각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수 성찬을 앞에 두고도 불만족해 하는 사람도 많다. 같은 교통체증에 갇혀 있어도 느긋이 음악을 듣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행복은 내가 느끼는 감정이지 환경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조건을 외부 환경에서 찾으려고 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외부 환경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을 내..

단상/행복 2021.09.01

창조와 진화 2

유튜브 상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한 것인가를 놓고 논쟁한다면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난센스임을 안다. 본질이 다른 두가지를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논쟁이므로 바위와 장미 중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운지를 놓고 다투는 꼴이다. 스토리와 과학이론은 본질이 다르다. 스토리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만든 이야기다. 과학은 자연의 이치를 관찰하여 세운 가설을 논리적 증거를 바탕으로 입증한 것이다. 단군 신화는 홍익 사상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논문으로 입증하려고 시도한 사람은 없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뉴턴이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세운 가설이 과학적 증거로 입증된 이론이다. ..

요설 2021.09.01

창조와 진화 1

믿고 본다. 보고 믿는다. 종교와 과학의 차이를 간단히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재치있고 일리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창조론자와 진화론자는 대척점에 서 있고 그들이 서로 합일점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때가 있다. 우연한 진화에 의해 인간과 같은 정교한 생명체가 만들어질 확률은 인쇄소가 폭발해서 활자들이 날라가 벽에 박혔는데 우연히 성경책이 만들어질 확률과 같다. 진화론은 불완전한 증거라도 있지만 창조론은 그 불완전한 증거조차 없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자의 주장에 삼각형의 꼭지점은 보인지 않는다. 소나무가 자라는 야산에 사는 참새의 눈에 보이는 나무의 성장 과정은 어떨까? 어느 날 나무씨가 땅에 떨어져 싹이 트고 대부분의 어린 나무는 말라 죽고 그중 일부가 조금씩 자라 소나무의 모습이 갖춰진다. ..

요설 2021.09.01

잡초찬미

3달전 새집으로 이사했다. 집을 구할 때 뒤뜰이 제법 넓고 큰 나무가 몇 그루 있어서 산속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나무 아래는 그늘이 져서 잔디가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뒷마당에는 산속 트레일을 걸을 때 밟히는 온갖 잡초가 잔디와 반반 씩 영역을 나누어 자란다.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몇몇 식물들에게만 이름을 붙여 부르고 나머지는 그냥 뭉뚱그려 잡초라고 부른다. 하지만 비료 주고 김 매주는 잔디는 쉽게 시들고 잡초는 뽑고 잘라도 끈질기게 되살아난다. 약초 캐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식물들도 잔디만 가꾸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잡초다. 하지만 잔디 먹고 병 나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인간이 자연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 중 하나가 단일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것이라고 ..

단상/자연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