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백성 2: 복원력

Chris Jeon 2021. 12. 22. 04:10

 

 

  세상이 시끄럽다. 진보 대 보수, 좌파 대 우파 등등으로 갈라져서 절충점을 찾거나 중지를 모우는 지혜는 간 곳 없고 오로지 상대를 향한 삿대질 일색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계층갈등, 빈부격차 등 범 지구적 이슈도 이들의 맞짱에 관심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진영 논리에 따라 그 해결책이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마치 파도에 따라 좌우로 기울어지는 태풍속을 항해하는 배를 보는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배는 유체로 이루어진 바다나 강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파도나 바람 같은 외부의 힘에 쉽게 노출된다. 이때 외부로부터 받은 힘으로 기울어진 선체가 본래대로 돌아오는 힘을 복원력이라고 한다. 복원력이 좋은 배는 웬만한 풍랑에도 견딜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배는 작은 파도에도 휩쓸려 전도되고 만다. 이 복원력은 그 배의 중심이 얼마나 낮게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가에 의해서 결정된다.

 

  배가 풍랑을 항상 비켜갈 수 없듯이 제각기 다른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도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생각이 다르고 처지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렵다. 우르르 몰려 한방향으로만 가거나 혹은 잘못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그 사회의 복원력이 좋으면 다시 중심을 잡고 가야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복원력은 건전한 상식을 갖고 생활하는 다수에 의해 결정된다.

 

  한동네에서 개구리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소리나는 곳을 찾아 우물속을 뒤졌더니 개구리 다섯 마리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그 동네의 대부분 개구리는 조용했는데 우물 속 5마리가 시끄럽게 우니 그 동네 개구리가 다 시끄러운 것으로 오해받았던 것이다. 침묵하는 다수는 복원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우물 속 개구리 5마리가 동네 개구리 모두를 대표하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건전한 다수가 필요할 때 제목소리를 내야한다. 민주사회에서 투표하는데 소리 지를 이유가 없는 것처럼 꼭 큰소리로 외칠 필요도 없다.

 

  침묵이 미덕이라며 얽혀 들거나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신을 합리화시키지 말자.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할 말과 행동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실행하면 된다.  양심을 기준삼고 상식을 지키며 생활하는 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각자 위치에서 모범을 보일 때 우리 사회는 안정된 복원력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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