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4

낙서 6 : 아닌 것 같다

문득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천국은 천국이 아닌 것 같다. 지옥은 있을 지라도…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반대다. 만약, 만약에 내가 천국에 올라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나는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볼 때, 내 아들, 딸, 손주, 손녀, 이웃이 불안해하고, 괴로워하고, 서로 다투면서 기약 없는 구원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그 좋은 곳에서 사는 나는 “아~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까? 아닌 것 같다. 내가 착한 만큼 나는 매일 매일 울 것 같다. 나는 좋은 곳에서 천사랑 같이 사는데 괴로운 삶을 살며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내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매일 울며 사는 곳이 천국일 수는 없지 않은가? 2022.01.16 갑자기 새벽에 요상한 생각이 들다

단상/낙서 2022.01.16

천국여행

한 사람이 소원대로 천국 여행을 하게 되었다.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자 과연 그가 예상했던 대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맑은 하늘, 아름다운 꽃, 풍성한 과일 나무 등.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사람의 종적은 찾을 수 없었다. 궁금해진 그가 안내하는 천사에게 물어보았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고. 천사가 데리고 간 곳에는 탁자가 있었고 그 위에 큰 소쿠리가 두개가 놓여 있는데 소쿠리마다 각각 사람의 입과 귀가 수북이 담겨 있었다. 놀란 그가 천사에게 입과 귀만 모여 있는 이유는 묻자 천사가 답했다. 선한 말을 한 것은 입이요 착한 것을 들을 것은 귀 뿐이니 할 수 없이 입과 귀만 천국에 불러 들였다고 했다. 요즘 우리는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 명의 스타 강사가..

단상/천국 2021.08.29

재미없는 천국, 재미있는 지옥

이민자들이 많이 인용하는 조크 중 하나가 재미없는 천국과 재미 있는 지옥이다. 캐나다는 재미없는 천국, 한국은 재미 있는 지옥이란 식이다. 사실 천국이나 지옥에 재미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 것 같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재치가 엿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서 재미라는 것은 주로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의미로 이해되어진다. 언제 어디서나 친구와 어울려 진탕 놀고 먹고 마실 수 있는 재미, 도처에 널린 엔터데인먼트용 장소가 주는 쾌락, 본인이 의욕이 있고 노력만 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일거리 기회 등등. 단도직입으로 재미없는 천국과 재미있는 지옥을 택하라면 사람들은 어느 쪽을 택할까? 지옥이 지옥으로 불려질 수 있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는 고통이 반드시 존재할 것인 즉, 개..

단상/천국 2021.08.26

내 마음속 999당

20년전 캐나다로 이민 올 때 빅토리아 섬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밴쿠버아일랜드를 정착지로 정했다. 이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자연을 가진 곳 중 하나라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서 였다. 친구 왈, “그 섬은 999당”이라고 했다. 천당보다 조금 못한 곳. 과연 기후, 공기, 물 좋고 4계절 레저가 모두 가능한 곳이어서 그 당시 다소 팍팍했던 경제 사정은 잠시 잊고 매우 만족한 초기 이민 생활을 즐겼다. 한 15년을 그곳에서 살다가 비즈니스 때문에 사스케쳔주로 이사했다. 내가 그곳으로 이사 간다는 말을 듣고 주변의 친구들이 대부분 만류했다. 사방이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곳이어서 겨울에는 콧물이 얼 정도로 춥고 여름에는 하늘을 가릴 정도로 모기가 많고 등등. 과연 내가 간 곳의 자연은 특별했다. 한곳에 ..

단상/천국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