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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가시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가늘고 잘 안보이는 곳에 있어서 꽃만 탐하다가 숨은 가시에 찔려 고생한다.사람에게도 누구나 가시 한 개 이상은 가지고 있다. 얼핏 봐서는 잘 안보여서 좋은 상황에서는 원만하게 지내다가 어느 날 튀어나온 가시에 상대편이 상처를 입는다 장미가 가시를 가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요 없었다면 가시가 없어지는 진화가 진행되었겠지.가시가 전혀 없었던 인간은 살아 남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성인(聖人)이 아닌 보통 사람의 경우다. 장미 가시가 무서워서 장미를 멀리할 필요는 없다. 가시의 존재를 알고 조심하면 된다.사람의 가시가 싫어 모든 이들을 멀리할 수는 없다. 그 사람이 가진 가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면 내가 찔려 고통 당할 확률이 줄어든다. 인간이면 모두 가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

단상/일상 2025.11.24

25.11.15 아침 단상: 오만가지 생각 중에서

#새벽에 잠 깨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잠이 더 멀리 달아난다.중요한 생각만 선택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생각 저 생각이 영사기 필름 돌아가듯 스쳐 지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겹쳐서 보이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산다는데 실제로 오만가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 생각이란 것을 완전히 떨쳐 버리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심지어 자면서도 꿈꾸니 더 말할 나위 없겠다.그러나 가치 있는 생각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되니 문제다. #생각은 할 수밖에 없지만 생각의 내용을 대충 살펴보니 긍정적인 것 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더 많다.미운놈/나쁜놈, 섭섭했던 일, 현재 내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받고 있는 것, 걱정거리 등등. 이웃 사랑이나 세상 구할 생각은 거의 없다. 내가..

단상/일상 2025.11.15

소박한 꿈

문득 문득 마음속으로 참 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른다.뭐 별다른 것은 아니고 그저 그 생각만 하면 입가에 웃음 꽃이 피어나는 그런 것이다. #화엄사 입구의 풍경이 기억난다. 오른편으로 휘는 좁은 비포장 길에 돌다리가 있고 그걸 건너면 콘도로 갈 수 있었다. 신혼 여행은 모두 제주도로 가던 시절이었는데 유별난 나는 전라도 배낭 여행을 고집했다. 함박눈 펑펑 내리는 날. 그 다리를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식당. 따뜻한 온돌 좌식이면 더 좋겠다. 힘센 분 모시고 화엄사에서 수행하시는 스님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따뜻한 순대 국밥에 막걸리 한잔 걸치며 다리에 쌓이는 눈 경치 보고 싶다. #남도 어느 섬. 저녁에 불그스름한 외등 하나 켜진 방파제. 야외용 의자에 앉아 장대 낚시 대 하나 놓는다. 캐비나이트 푸르스..

단상/일상 2025.10.25

2025.10.22 아침 단상: 노화, 약속

# 노화늙지 않겠다고 용쓰는 것이 아니라 걸어 다니다 죽겠다는 것이 소망이다. “노화를 결정하는 진짜 변수는 호르몬이다.호르몬은 우리 몸의 ‘보이지 않는 지휘자’다.결국 해답은 다시 생활 습관으로 돌아온다. 호르몬 균형을 지키는 길은 특별한 비밀이 아니다. 충분히 자고, 균형 있게 먹고, 꾸준히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노화 속도를 늦추는 유일한 길이다.-안철우 연세대 의과대 교수-“ 다 알고 있으면서 실천할 의지가 부족한 나는 노쇠함이 마땅하다. #약속‘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고 있다.현실은 그렇지 않다. 약속 못 지킬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보자.내일 지인과 아침에 찻집에서 모닝 커피 같이 할 약속이 있다. 그런데 오늘 조금 전 칫과에서 전화가 와서 내일 ..

카테고리 없음 2025.10.22

악몽

꿈은 내 마음을 깨진 거울로 보는 것인가? 꿈속에서 내 어릴 적 옛집을 찾아간다.버스를 타고.엄마와 큰 형님이 같이 사는 내 옛집.몇 번 버스를 타야 할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어림 잡아 힘들게 버스에 올라타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늠이 잘 안된다.버스 기사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동네 이름을 모르겠다.한참을 애쓴 끝에 그 집 앞을 지나가는 버스라는 것을 확인하고안심하고 자리에 앉았는데,아뿔싸!엄마와 큰 형님이 그 집을 떠 난지 오래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럼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세상이 아득해 진다.차츰 현실이 어렴풋이 느껴진다.엄마와 큰 형님이 세상 뜬지는 오래전이다.천지가 아득해 지며 어린아이처럼 울다가 완전히 잠에서 깼다.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한 시경이다.독한 위스키 한잔 생각난다.

단상/일상 2025.10.14

25.09.24 아침단상: 눈치

일의 정황이나 남의 마음 따위를 상황으로부터 미루어 알아내는 힘.필요하다.특히 눈치 빠른 사람은 인간 관계상 큰 갈등 일으키지 않고출세도 빠를 확률이 높다. 그런데 큰 일을 이루는 것은눈치일까 아니면 소고집일까?좌면우고(左眄右顧) 보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자세다. 우리의 삶에서 큰길과 작은 길의 구분은내 마음이 정한다.남에게는 하찮은 일일지라도 내게는 태산 같을 수도 있다. 겉은 대나무 같아도 속은 갈대인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사실 나도 그럴 것이다.큰일은 아무나 이루는 것이 아니다.

단상/일상 2025.09.24

25.09.20 아침 단상: 쓸데 없는 의문

내가 도가 트였다고 치자.산속에서 10년 똬리 틀고 앉아 화두에 목숨 걸고 정진해서 깨달았다.“아~ 진리란 이런 것이구나.”덩실덩실 춤추며 기뻐하다가 더 큰 깨달음을 위해서 다시 똬리를 튼다. 자신만 기쁘다.실천에 이어지지 않는 의문, 고민, 깨달음(본인 그렇게 믿는 것 포함)은 허망하다.차라리 단순하게 생각하고, 쉽게 좋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 유의미하다. 내 집 앞 잔디가 많이 자랐다. 구시렁거리는 것 보다 나가서 잔디나 깎자.“지구 한 평이 깨끗해 졌다.”

단상/일상 2025.09.20

웃음 보다는 고민을 안겨준 글

누군가가 내게 한번 웃자고 조크를 보내왔다.연령대별 가치를 상품에 빗댄 것. 10대: 신상품20대: 명품30대: 정품40대: 10% 할인 기획 상품50대: 반액 세일60대: 창고 대 방출70대: 분리수거80대: 폐기처분90대: 소각처리 조크의 분류대로 본다면 70대까지는 그래도 상품으로서 가치가 남아있다.분리해서 쓸만한 것은 재활용되니까. 심각한 문제는 80대부터다.글대로라면 전혀 쓸모가 없으니 버려야 하고 그래도 처리 안되면 강제 소각 대상이다.7학번을 기웃거리는 나로서는 조크가 나름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는 듯하여 단순히 웃을 수만은 없다.솔직히 이세상 떠날 때까지 최소한 폐기처분이나 소각대상은 되기 싫다. 나이를 먹더라도 존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오래 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단상/일상 2025.09.05

저 멀리서 가을 냄새가 난다

이곳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못 벗어나는지 몇 주간 무더웠는데 며칠 사이 하늘이 몇 뼘 높아졌다. 저 멀리서 가을이 오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 집에서 20여km 외곽으로 나가면 초원에 이어진 호수를 한바퀴 돌아 나오는 트레일이 있다. 한 여름에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망설여지지만 오늘은 공짜 비타민 D를 부담 없이 흡수할 수 있겠다 싶어 집을 나선다. 준비물은 생수 한통이면 족하다. 초원은 아직 여름의 푸르름인데 청명한 코발트 색깔의 하늘을 배경으로 깃털 구름이 가을을 암시하는 듯하다. 초원을 관통하는 길. 역시 아무도 없다. ‘크리스 길’이라 이름 붙이면 내 길이 된다. 내 것이라도 세금 신고 안 해도 되니 걱정은 없다. 초원을 2.3km 걸으면 호수가 나오고 호수 둘레를 걷는 트레일로 이어진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