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결심 4

새해결심 3: 병아리 껍질 깨듯

내가 나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정체성 문제다. 무엇이 나의 정체성을 결정할까? 한가지는 아닌 것 같다. 생김새, 습관, 취향, 사고방식... 등등. 아주 여러가지가 모여 나를 나 답게 만들고 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만들어져 와서 굳어진 것들이다. 그러니 쉽게 안 변한다. 변하더라도 아주 조금씩 변한다. 만약 나를 만들고 있는 것들이 순식간에 변한다면, 나는 미쳤다는 소리 들을 것 같다. 잘 안 바뀌는 것이 맞다. 하지만 더 나아지려면 바뀌어야 한다. 잘 안 변하는 것을 변하게 하는 방법이 있어야하겠다. 생각을 뒤집어, 잘 변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 변화해야 할 이유를 수용하지 않는다. 변해야 할 이유에 공감하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 변화하겠다는 결심을..

단상/일상 2021.12.29

호사를 부려보자

어지럽고 지저분하면 화난다. 나이 땜시 많이 무뎌 졌지만 네모지고 텅 빈 승방이 좋다. 깔끔한 성격? 돈 아까우니 안 사서 단출해진 면도 있다. 빈 방이 시원해서 좋지만 허전하다. 쨍~하는 환청이 들릴 것 같다. 큰맘 먹고 꽃을 산다. 병에 꽂아 놓고 보니 참 좋다. 주변이 환해지고 향이 찬다. 쳐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비워진 만큼 채워야 한다. 이왕이면 호사스러운 것으로 채워보자. 지금까지 내 것 아니 줄 알았던 화려하고 비싼 것으로. 그 시작이 꽃이다. 그 동안 수고한 내 몸과 마음 좋은 것 보여주고 들려주고 먹여주고 싶다. 너도 한번 수준 높게 살아봐야지. 꽃으로 눈 호강했으니 차려 입고 심포니 가고 점잖게 앉아 와인도 골라 보자. 탁한 말에 찌든 목도 순수한 가글로 행궈야지. 사랑, 위로, ..

단상/일상 2021.12.08

새해 결심 2 : Better than nothing

‘고해성사’ 할 때 찔리는 것이, 매년 내 죄가 대동소이 하다는 것이다. 죄 사함 받고 다시 죄 짓지 않겠다고 했는데, 매번 같은 죄를 짓고 산다. 얍삽한 꾀가 든다. 배우자의 죄는 대충 비슷하다. 종일 얼굴 맞대고 아웅다웅하니 짓는 죄도 비슷할 터, 고해성사실에 배우자 다음 차례로 들어가서 “조금전과 이하동문입니다”하면 시간 절약할 수 있겠다. 아~ 죄 하나 더 지었다. 새해를 맞이하면 결심한다. 올해는 ~을 꼭 하겠다고. 새해 Resolution이다. 시간은 한결같이 흐르지만 인간이 잘라 놓은 토막의 시작에 서서, 지난해 못 이룬 것을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올해는 뭔가를 꼭 이루고 말겠다는 굳은 전의를 다진다. 그러나 사람이 잘 바뀌던가? 십중팔구 작심삼일로 년초의 결심은 슬며시 폐기..

단상/일상 2021.12.04

새해 결심 1 : 오발 명중

반세기전 미군이 참전한 전쟁에서 적군 1명을 사살하는데 실탄25,000발을 소비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오발사고가 나면 많은 경우 인명 피해가 뒤따른다. 이것도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인가? 총을 쏴서 총알을 목표 지점에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과녁을 잘 봐야 한다. 머리 위로 총구만 내밀고 쏘거나 과녁이 잘 보이지 않는 밤에는 높은 명줄율을 기대할 수 없다. 인간은 많은 목표를 가지고 산다. 이루고 싶은 목표, 가지고 싶은 목표, 하고 싶은 목표 등. 어떻게 생각하면 삶은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표는 살아가면서 지향하는 목적지이자 맞춰야 할 과녁이다.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거나 흐릿하면 맞추기 어렵다. 현모양처를 배우자의 이상형으로 정하고 구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현모..

단상/일상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