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새해결심 3: 병아리 껍질 깨듯

Chris Jeon 2021. 12. 29. 21:27

 

 

내가 나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정체성 문제다. 무엇이 나의 정체성을 결정할까? 한가지는 아닌 것 같다. 생김새, 습관, 취향, 사고방식... 등등. 아주 여러가지가 모여 나를 나 답게 만들고 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만들어져 와서 굳어진 것들이다. 그러니 쉽게 안 변한다. 변하더라도 아주 조금씩 변한다.

 

만약 나를 만들고 있는 것들이 순식간에 변한다면, 나는 미쳤다는 소리 들을 것 같다. 잘 안 바뀌는 것이 맞다.

 

하지만 더 나아지려면 바뀌어야 한다. 잘 안 변하는 것을 변하게 하는 방법이 있어야하겠다. 생각을 뒤집어, 잘 변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 변화해야 할 이유를 수용하지 않는다.

 

변해야 할 이유에 공감하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 변화하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내심 변화가 절실하지 않다. 즉 안 바뀌겠다고 결심하는 셈이다.

 

● 실천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

 

변화해가겠다고 생각만 하고 how to를 찾지 않는다. 해결책 없이 근심 걱정만 가득한 형국이다.

 

● 너무 큰 변화를 바란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꺼번에 왕창 바꾸겠다면 미쳤다는 소리 들을 각오해야 한다.

 

수용 ->결심->방법 모색->실천의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리하는 의미에서 습관을 고치는 쉬운 예를 든다.

 

음식 먹을 때 쩝쩝 소리 많이 내는 습관을 고쳐보자.

 

1. 꼭 고쳐야 할까? 남이 그렇게 하는 모습 보면 흉하다. 잘 생긴 내가 사소한 습관 하나로 남에게 못나게 보이는 것 싫다. 고쳐야한다. 공감하고 수용한다.

 

2. 그럼 고칠래? 예, 지금 당장 고치겠습니다. 굳은 결심이다.

 

3. 그럼 어떻게 고칠까? 여러가지 방법 중 먹을 때 입다물고 씹으면 되겠다. 소리는 입을 열어야 나니까. 유효한 방법을 찾는다.

 

4. 언제부터 할래? 주위를 살펴보니 내 앞에 껍질까지 않은 마른 땅콩이 있다. 한번 해보자. 하나 까서 입에 넣고 입 닫고 오물오물 천천히 씹어본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참 쉽다. 즉시 실천한다.

 

한번 만으로는 잘 안 된다. 이후부터는 discipline(연단, 수련)이다. 작은 일이지만 목숨 걸고 해보자. 먹을 때마다 생각하고 먹으면 된다. 통계적으로 습관 하나 고치는데 집중해서 실천할 경우 통상 3주 걸린다고 한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할 때까지 3주 걸린다. 3주 동안 병아리 목숨 걸듯 해보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이 깨질 것이다.

 

2021년 12월말

 

새해 결심하는 달이다. 내 생각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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