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2

낙서 11 : 덜 인간

다름을 옳고 그름으로 연결 짓지 말자. 인간은 모두 고유함을 가지고 있어 소중한 존재다. 맞다. 귀 하나인 토끼 나라에 귀 두개 가진 토끼가 왔을 때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들은 서로 생경(生硬)했을 것이다. 다른 종이 우글거리는 장소에 스스럼없이 들어가는 종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그래서 인간은 우월하다. 생각의 다름은 나를 긴장시킨다. 본능적으로 상대 논리의 허점을 찾는다. 상대는 틀렸을 것이라는 예단이 생긴다. 각자 다른 사고 방식, 그것이 우리가 만든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뭐랄 수 없다. 그럼에도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종 보듯 낯설어 하는 나는 덜 인간인가 보다.

단상/낙서 2022.03.29

달라서 좋고

계절이 여름 끝자락이라 도처에 싱그러움이 더해간다. 구부러진 숲길 양옆에 나무와 플, 꽃이 무성하다. 그 사이로 다람쥐가 들락날락하며 부산을 떤다. 하늘에는 구름이 적당히 여백을 메우고 있다. 그들 가운데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교만한 내가 서있다. 내가 보기에 참 좋은 구도다. 잘 알고 지내던 직장 선배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난다. 온 세상 사람들이 너와 똑 같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끔찍하겠느냐? 그분이 평소 나의 장점을 자주 칭찬해 주고 또 후배인 내가 본인의 일을 많이 도와주는 것을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조금 까칠한 후배에게 사회에서 어울려 사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싶었던 의도로 이해된다. 이전 미국 어느 대통령이 한사코 막아냈던 히스패닉계를 미국에서 다 몰아..

단상/일상 202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