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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6 아침단상:종에게 당했던 하루

내 몸의 주인은 누구지?나다.그런데 내 몸이 나의 말을 듣지 않는구나.잠자라고해도 눈이 말똥말똥, 하늘이라도 날고 싶은데 몸은 천근만근, 손에 쥔 물건은 왜 그리 쉽게 떨어지는지… 종을 불러 다가 엄히 문초한다.“니 죄를 니가 알렸다.”“무슨 말씀이신지…”“내가 원해서 시키는 대로 왜 확실하게 이행하지 않는가?”“주인님, 제가 그리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무신 소리?” “주인님, 70평생 저를 부려먹으면서 제게 하신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제게 좋은 것 보다는 주인님 원하시는 대로 주고 부려먹었습니다. 그저 주인님 기분 좋다고 그 독한 알코올 리터 단위로 부어 넣고 위가 터지든 말든 주인님 욕심대로 선택해서 우겨 넣은 음식 소화 시키느라고 저는 밤잠을 못 자고 일해야 했습니다.”어디 그 ..

단상/일상 03:30:58

동네 공원

#풍경1조용한 동네 가운데 자리 잡은 공원.잔디 운동장 한바퀴 도는 path가 500m 정도되는 자그마한 휴식처다.큰 나무가 적당한 간격으로 자라고 군데 군데 벤치가 놓여 있고 지붕 있는 쉼터와 어린이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잔디밭에는 아이들이 공 차며 놀고 반려견 데리고 나온 이웃들이 산책로 군데군데 서서 담소 나눈다.걷다 지친 노인들은 벤치에 앉아 이런 광경들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풍경2유모차에 쌍둥이 처럼 보이는 아기를 함께 태우고 나온 젊은 엄마.일 끝마치고 곧바로 온 듯 병원 근무자 유니폼을 입고 손에는 아이들에게 줄 칩 봉지를 들었다. 한 줌 꺼내더니 아이 입에 하나씩 넣어주고 자기도 한입 맛있게 먹는다.내가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알고 좀 멋쩍은 웃음을 띈다. #풍경3헬리콥터가 타타타 소..

단상/일상 2026.09.19

나도…

나도 나이 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내 나이 30대 중반.동료들과 같이 술 마시며 춤 추는 곳에 갔다.일행은 대부분 20대~30대 초반.기억으로는 내가 가죽 점퍼를 입었던 것 같다.술집 입구에 서 있던 종업원이 내게 한 말, “임검 나오셨습니까?”아마도 이곳은 젊은이들이 주 고객이니 어정쩡한 고객은 환영하지 않는다는 뜻이었을 것이다.모른척하고 내가 한말, “내가 돈 낼 사람이니 걱정 하지 마쇼” 내 나이 40대 중반까지는 마치 내가 조자룡이라도 된 듯했다 .일기당천(一騎當千), 매일매일이 할 일이 넘쳐 바빴지.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무료해 졌다.당장 해야 할 일도 없고 나 한테 뭐 부탁하는 일도 없고.얼핏 든 생각, “나 없어도 잘 돌아가네?” 내 나이 6학년.주변의 사람들 머리가 다 하얗다.저기 ..

단상/일상 2026.09.15

2026.09.10 아침 단상: 비자발적 정의로움

“나는 평생을 청렴 결백하게 살았다.”“사시는 동안 막강한 권력이나 큰 돈을 가져본 적이 있습니까?”“없소.”“그러니까 청렴 결백하게 사실 수 있었겠지요.” 고기 맛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안다.나는 그동안 큰 권력이나 돈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그러니까 권력이나 돈의 맛을 모른다.그래서 정직, 정의, 공평, 양심 운운하며 큰 소리 친다.고기 맛을 알아야 고기를 탐하지. 문득 내가 태생적으로 정의롭게 태어난 사람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아무래도 나는 정의롭게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비자발적 정의의 사자’인 것 같다.

단상/일상 2026.09.11

약자의 비명

어떤 힘센 나라의 나이든 리더가 지금 지구촌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대(對)이란전(쟁)을 사소한 일(small potatoes)라고 표현했다는 뉴스를 봤다.지금까지 만여명 이상이 죽고 십 수만 명이 부상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적 손실은 제쳐둬도 이 분란으로 인해서 세계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파괴적 갈등을 ‘작은 감자’ 정도로 치부하는 사고에 어안이 벙벙해 진다.정작 본인은 손에 피 묻히지 않고, 가족들은 안전하고, 막강한 권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심심하면 전세기 타고 골프 치러 가고… 일상이 평온하고 너무 즐거우니 만km가 넘는 먼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야 어떤 것이든 사소하다고 말할 수 있는 모양이다.내가 하는 일이야 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주도적으로 저질러 놓은 일에 의해서 생긴..

시사 2026.09.06

혼자가 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 혼자 살아야 하는 상황에 부딪쳤다는 상상을 해본다.헤어날 방법이 없는 그런 상황.제일 먼저 닥쳐올 어려움이 무엇일까?외로움? 혹은 … 낚시 좋아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혼자서 밤 낚시를 자주 했다.늘 하던 대로 깜깜한 갯바위에서 혼자 낚시하다가 갑자기 무서워졌다.이유는 잘 모른다. 그냥 갑자기 무서웠다. 온갖 상상이 머리속에 떠오르고 등골이 서늘해 진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두려웠다.그 갯바위는 50m 정도 돌아 나오면 아주 멀리 민가 불빛이 보이는 곳이어서 주섬주섬 낚시대를 챙겨 5분 정도 걸어 나와서 멀리 희미한 불빛을 보는 순간 내 몸의 떨림이 멈췄다. 험한 일이 실제로 생겨도 아무 도움이 안될 먼 곳의 불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혼자가 아니란 안도감을 느낀 것이리라.그런 경..

단상/일상 2026.09.01

업(業)의 본질

‘군대는 합법적인 폭력 조직이다.’어느 유명 논객이 한 말이다.조금 거친듯하지만 본질을 꿰뚫는다.군대의 리더가 공무원처럼 처신하면 어떤 문제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등등”능히 상상이 가는 사례들이 줄줄 엮여 나온다.최근 안 봐도 되는 고국 신문을 보다가 잘못하면 군대가 ‘청년 돌봄 센터’로 변질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기사를 읽었다.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아니, 그래도 군대에서 지휘해본 경험이 있다는 알량한 자부심 때문인지 조금 화가 난다. 모든 직업에는 일마다의 존재 의미와 목적 그리고 올바르게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다.특히 리더는 이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충실하게 따라야 일이 바르게 진행된다.정치인, 군인, 사업가, 경찰, 법조인, 교사…그러나 작금의 사태들을 보면 과연 그들이 하고 있는 업의..

단상/일상 2026.08.29

상상을 초월하는 위대함을 마주할 때

오래전 캐나다 알버타주 북쪽 끝 지역을 여행할 때의 일이다.네비게이션에 길이 잘 표시되지 않는 오지의 칠흑 같은 밤에 운전하다가 볼일 보려고 길가에 차를 세웠다.일을 마치고 문득 하늘을 쳐다보는 순간 어지러워서 차 문을 잡고 버텼다.각각 주먹만 한 북두칠성이 바로 머리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온 하늘에서 수많은 별들이 내게 쏟아지는 듯했다.차에 기대서 목을 한껏 꺾고, 하늘이 너무 가까워 목을 한껏 제켜야 온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눈부신 별들을 한동안 그저 쳐다보기만 했다.이후 정신을 차리고 든 생각은,1.“장관이다.”2.“나는 티끌 보다 작구나.”3.“나는 참 소중하다.”4.”감사합니다.”이중에서 1~2 생각은 당연한 것 같은데 3~4의 생각은 왜 든 것인지 지금도 곰 씹을 때 마다 새 맛이 느..

단상/일상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