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2

나 자신의 하자 보수 2

도심 곳곳이 공사 중이다. 하기야 그 많은 사람과 차들이 바글거리는 곳이니 고칠 것이 오죽 많을까? 이해심을 발동하려고 해도 차가 밀리고 심지어 느닷없이 길이 끊기기도 하니 짜증이 난다. 며칠이면 견딜만 하겠는데 어떤 공사는 10년이 넘도록 진행형이다. 덜 불편하게, 더 빠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나도 공사가 필요하다. 특별하고 어려운 공사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마음을 고쳐야 하는 일이다. 공사에 대한 정보는 많으나 시공자는 나 혼자다. 공기도 정해져 있지 않고 감독관도 없다. 오롯이 내 책임하에 진행된다. 우선 공사 매뉴얼을 보자. 수천년 전부터 발간된 된 종교 교과서, 현재 교양서적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가지수도 무지 많다. 그다지 어려운 전문 용어는 없다. 그냥 하면 된다. 문제는..

요설 2021.09.14

나 자신의 하자 보수 1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나서 “참 좋았다”란 감탄사를 남기셨다. 그리고 당신의 형상으로 인간을 만드시고 그 좋은 세상에 살도록 하셨다. ‘화룡점정畵龍點睛)’ 하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사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 참 좋다는 생각이 항상 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 볼 것 없이 나 자신을 곰곰이 뜯어보면 하자가 한 두 곳이 아니다. 만약 이런 상품을 쇼핑몰에서 판매하면 즉시 환불 요청이 들어올 것 같다. 창조주께서 그동안 너무나 많은 인간을 창조하시다 보니 나 같은 불량품도 생겼을 것이라는 우스개말도 해 본적이 있다. 불행히도 인간은 한번 만들어지면 반품이나 신품으로 교환이 안된다. 버리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이 고쳐 써야한다. 설사 불량품이 아니더라도 험한 세상에서 살다 보면 먼지도 ..

요설 202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