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제한된 경험이지만 내가 접해본 글 중 가장 멋있는 글은 ‘주기도문’이다. 지극한 그분의 뜻을 다 담아 놓으신 것 같다. 그런데 주기도문을 외울 때마다 찔리는 부분이 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지금껏 내게 잘못한 자를 완전하게 용서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용서한 것 같아도 실제로는 내 의식 저 밑바닥에 눌러 놓았다는 것이 맞다. 만약 다시 그 사람이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과거의 나쁜 기억까지 합쳐져서 배로 미워질 것 같다. 18년 동안 나랑 붙어 살다가 떠난 반려견이 있다. 어느 시골 동물병원 쇼윈도우에서 곧 죽어갈 것 같아 이것저것 생각 안하고 덥석 안고 온 녀석. 오래 튼튼하게 살라고 이름을 ’바우’로 붙였다. 성격이 좀 까칠해서 지 맘에 안 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