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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니가 알고 1"

“가가 가가가?” 경상도 분들은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말로 바꾸면, “그 아이의 성이 가씨 인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사투리는 각 지방마다 동식물이 다르듯 언어가 달라져 온 것이고 고유함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존 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은 사투리에 관한 것이 아니고,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시켜 말하는 대명사의 사용에 관한 것이다. 영어에 있는 He, She, That, It 같은 것이다. 우리가 대화하는 것은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자 부모가 “저 달 참 이쁘지?” 라고 반응할 때 실상 아이는 손가락 끝에 묻은 코딱지를 떼달라고 ..

단상/소통 2021.09.01

공허한 메아리

어느 회사에서 겨울철을 맞아 불조심 캠페인을 했다. 사장님이 전 직원을 모아 놓고 불조심하자고 했고, 부장은 과장에게, 과장은 대리에게, 대리는 사원에게 불조심을 강조했다. 불조심하라는 말을 들은 말단 사원은 창밖을 향해 “불조심”하고 외쳤다고 한다. 물론 지어낸 이야기이겠지만, “How to”가 없는 슬로건은 공허하다는 것을 꼬집는 예다. 우리는 자주 추상적인 목표만 제시하고 그 실천 방법은 등한시하는 우를 범한다. 마치 골프장 18홀을 드라이버만 갖고 라운딩 하는 것과 같다. 홀에 공을 넣기 위해서는 아이언도 필요하고 마지막 승부는 가장 정교하고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퍼팅이 결정 짓는다. 추상적인 목표는 방향은 제시해 줄 수 있을지 언정 그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은 없다. 최고 리더는 크고 넓은 안목..

요설 2021.09.01

분노의 닌자 칼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밖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일명 ‘닌자 폭탄’로 불리는 초정밀 암살용 미사일을 사용하여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테러 기획자를 암살한 현장 사진이 신문에 실린 것을 보았다. 6개의 칼날이 찢고 들어간 자국이 선명한 차량의 잔해를 보면서, 사건의 전말에 대한 이해 보다는 안에 앉아 있었던 암살 대상자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말초적 호기심이 앞서는 것을 느끼고 나 자신이 조금 민망해졌다. 난민 철수를 돕던 자국의 꽃 같은 청춘 13명이 죽고 많은 병사들을 다치게한 적을 향해 분노의 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했던 강대국 대통령의 약속이 이행된 것이니 여론은 암살 실행에 대해 우호적인 것 같다. 대통령도 이와 같은 보복 작전이 한번으로 끝나지..

시사 2021.08.30

비자발적 과묵형 시민

온 동네가 개구리 울음소리로 시끄러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우물을 퍼냈더니 개구리 5마리가 나왔고 이를 처리하자, 따라 울었던 나머지 개구리들도 울음을 그쳐 동네가 다시 조용해졌다고 한다. 물론 지어낸 이야기지만, 사회를 주도하는 여론이라는 것도 실상은 목소리 큰 소수에 의해 주도될 수도 있다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이해된다. 9월 20일 캐나다 조기 총선이 실시되어 하원의원이 선출되고 본 선거의 결과에 따라 총리도 결정된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들이 앞으로 4년간 캐나다를 이끌 실질적인 리더가 될 것이다. 민주적인 정치제도가 정착된 선진국에서 특정 인물 혹은 정당에 의한 독주는 어렵다 할지라도 법으로 허용된 범위내에서는 선출된 리더가 결정한 방향대로 국정이 운영되고 국민들은 그들의 결정을 믿고 따를 ..

시사 2021.08.30

브라질에 세워진 큰 불상

카톨릭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브라질에 거대한 불상이 세워졌다. 이 불상은 브라질 유명 볼거리 중 하나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보다 5M 더 크고, 앞으로 유명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고 한다. 부처님의 공덕과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것에 일부 특정 종교에 편집증을 가진 신자를 제외하고는 반대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사실 불상도 석가모니께서 만들라고 하신 적은 없지만, 무엇인가 보이고 만져져야 느낄 수 있는 인간의 한계에서 만들어진 것임에 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필자는, 언론에서 강조한 ‘이루데자네이루 예수상보다 크다’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라는 말에 일종의 거부감을 느낀다. 사실, 사람들은 교회의 십자가 수와 범죄율이 반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요설 2021.08.30

우리 모두 일류가 되어야 한다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 며칠 전 돌아가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이 말씀을 하셨다가 정치하는 자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곤욕을 많이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에 몸 담았던 나도 이 이야기에 관련된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못 들었지만 나름대로 내 생각을 보태어 전체 스토리를 완성시켜 본다. 인생에는 일류 이류와 같은 구분이 의미 없지만 기업은 다릅니다. 사람의 삶의 가치는 주관적이지만 기업은 운동 경기와 같이 규칙하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등수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예전과 같이 한 지역에서 큰 소리 치는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애국심에 호소해도 코가콜라의 한국 진출을 칠성사이다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시사 2021.08.30

나무늘보

조직 중에서 가장 변화가 느린 조직은 무엇일까? 2000년전 쓰여진 성경은 일점 일획도 고칠 수 없다고 강조하는 리더가 존재하고 과학적 논리로 입증되어지고 있는 진화론을 적대시하고 “7일만에 우주가 만들어 졌음을 믿읍니다”라고 외치는 이들이 믿음이 강한 멤버로 인정되기도 하는 조직, 교회가 바로 그 질문의 답 중 하나가 아닐까 반성해 본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진리다”라는 명언이 있듯이 교회도 그 변화를 비켜갈 수는 없다.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Science without religion is lame, religion without science is blind). 과학과 종교는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같이 가야하는 것이다. ..

요설 2021.08.30

타타타

갑자기 ‘타타타’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김희갑 선생님이 작곡하고 가수 김국환씨가 부른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하며 핫핫핫 웃는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의 제목이다. 브리트니 백과사전을 책장에 장식용으로 꽂아 두고 흐뭇해 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손으로 몇 자 치기도 번거로워서 “Hey Google”하고 불러 “타타타의 뜻?”하고 묻자 내가 궁금했던 답을 주르르 나열해 준다. 산스크리트어로 ‘그래 그거야’라고 번역되기도 하며, 내면의 뜻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 진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정보가 필요할 때 입만 움직이면 즉각 그럴듯한 정보들이 내 눈앞에 나열되는 참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물론 그 중 내가 가장 맞다고 믿는 것을 선택해야하는 부담은 있지만… 그러다 보니 ‘귀명..

단상/일상 2021.08.30

♥행복했던 순간 1♥

검은 바다 위로 훤한 보름 달이 떴다. 어두운 물빛에 황금색 달빛이 내려 꽂히니 파도가 눈부신 파편이 되어 내 눈을 시리게 만든다. 실눈을 떠서 위를 쳐다보니 총총한 별들이 구름사이 여백을 장식하고 있다. 험한 바위벽이 병풍이 되고 나는 그 아래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바위 턱에 오도카니 앉아 사방을 둘러본다.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푸르스레한 캐비나이트 불빛이 인간이 만든 유일한 빛이다. 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가 시원하다. 고립 무원의 무인도 갯바위 위에 이제 나는 완벽하게 자연에 둘러 싸여 있다. 일렁이는 물결 아래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 순간, 흔들리던 캐비나이트 불빛이 물속으로 쑥 사라진다. 왔구나! 반사적으로 휘~잉 소리가 나도록 릴대를 잡아챈다. 낚싯대 끝이 물속으로 마구 처박힌다. 있었..

단상/행복 2021.08.29

천국여행

한 사람이 소원대로 천국 여행을 하게 되었다.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자 과연 그가 예상했던 대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맑은 하늘, 아름다운 꽃, 풍성한 과일 나무 등.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사람의 종적은 찾을 수 없었다. 궁금해진 그가 안내하는 천사에게 물어보았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고. 천사가 데리고 간 곳에는 탁자가 있었고 그 위에 큰 소쿠리가 두개가 놓여 있는데 소쿠리마다 각각 사람의 입과 귀가 수북이 담겨 있었다. 놀란 그가 천사에게 입과 귀만 모여 있는 이유는 묻자 천사가 답했다. 선한 말을 한 것은 입이요 착한 것을 들을 것은 귀 뿐이니 할 수 없이 입과 귀만 천국에 불러 들였다고 했다. 요즘 우리는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 명의 스타 강사가..

단상/천국 202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