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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예쁜 이유 2

부처님이 모르시는 것 한가지, 본인 앞에 엎드려 염불하는 중 마음. 내가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내 마음, 내 생각이다. 그러니 내 생각만큼은 자유롭다. 어디든 넘나들 수 있다. 맞나? 사실 내 생각도 갇혀 있다. ‘신념의 체계 속’ 학술적인 용어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렇게 이해한다. 내가 태어나서부터 보고, 듣고, 배우며 습득한 모든 정보, 경험이 축적돼서 일종의 프로그램화 된 것. 수치를 입력하면 엑셀 프로그램이 돌아가서 답이 나오듯, 내가 인지한 사안에 대해서 이 신념의 체계라는 프로그램이 처리해서 내 생각을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내 생각 역시 내가 만든 이 ‘신념의 체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 신념의 체계는 나를 나 답게 만들어 주는 주요한 요소다. 일종의 나의 정체성이다. 그러..

단상/일상 2023.04.17

꽃이 예쁜 이유 1

지천에 꽃 피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꽃 싫어하는 사람 없다. 알러지가 있어 싫어 한다고 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알러지를 싫어하는 것이지 꽃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닐 것이다.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람은 왜 꽃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좋아할까?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볼 것 없이 내 생각을 나열해 보자. #1 모양이 이쁘다, 색깔이 곱다, 향기가 난다. 모두 외형적인 요소다. 꽃만 모양이 예쁜 것이 아닐 것이고, 더 화려한 색 가진 것들 많고, 향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 더 강하고 다양할 텐데… 꽃 확대해서 보면 좀 이상하다. 솜털이 숭숭. 화려한 색 가진 개구리 징그럽다고 한다. 인간이 좋아하는 향기 다른 동물들은 피한다. 뭔가 더 있나? #2 자연이 만든 질서 그대로를 간직하면서 미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단상/일상 2023.04.13

산자에게 바치는 꽃

무덤 앞에 놓은 꽃이 비 맞고 시들며 썩는다. 영혼이라도 즐기실까?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바치는 자의 살아 생전 못다한 후회, 자책, 그리움… 산자에게 드리자. 향기 맡고 꽃잎 보며 위로 받을 수 있는 살아 있는 사람. 그 중에서도 소중한 자신. 시드는 생화보다 마음이 만든 꽃이 더 예쁘다. 웃음꽃, 격려화, 사랑초… 주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지천에 꽃이다. 제단 보다는 눈 맞추고 향기 맡을 수 있는 따뜻한 가슴위가 제자리다. 사방에 널린 꽃을 다발로 만들어 지금 살아 숨쉬는 자에게 안기자. 웃음꽃, 격려화, 사랑초… 지천에 꽃이고 사람이다.

여운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