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10

시니어 글 10: 산자에게 바치는 꽃

무덤 앞에 놓은 꽃 비 맞고 시들며 썩는다. 영혼이라도 즐기실까?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바치는 자의 살아 생전 못다한 후회, 자책, 그리움… 산자에게 드리자. 향기 맡고 꽃잎 보며 위로 받을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사람. 제단 보다는 눈 맞추고 향기 맡을 수 있는 따뜻한 가슴위가 제자리다. 웃음꽃, 격려화, 사랑초… 지천에 꽃이고 사람이다. 나도 그중 하나다.

시니어 2024.03.24

시니어 글 9 : 재미 만들기

정신없이 쫓기던 삶에서 이제 겨우 한숨 돌릴 만한 시점에 서서 보니 사는 것이 별로 재미없는 것 같다. 너무 바쁘게 살아와서 재미있는 일을 그냥 지나쳤는가 싶어 무엇이 재미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별로 눈에 띄는 것을 발견할 수 없다. 그나마 몇몇가지를 골라 놓고 봐도 시작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거나 귀찮아 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떠밀려 남들이 많이 하는 것 중 하나를 골라 시작해봐도 작심 삼일이다. 인생 60줄 이상에 들어선 분들이 많이 겪는 일이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은 하루 평균 10회 이하 웃고, 아이들은 300~400번을 웃는다고 한다. 우리가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면 뇌가 복잡하고 오묘한 신체 시스템을 가동해서 웃음이라는 동작을 만들게 되..

시니어 2024.03.17

시니어 글 8: 브레이크 살짝 밟기

이유 없이 만사가 심드렁할 때 생각하면 할수록 서운한 감정 생길 때 움직이기 싫고 불편할 때 갑자기 기분이 찜찜해 지고 누가 뒤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 때… 차를 몰고 먼 거리 가면 타성에 의해 운전은 하지만 의식은 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속도계 보는 습관을 들인다. 100km 넘으면 브레이크 살짝 밟으려고. 인간의 몸은 조물주의 걸작이다. 쉬어야 할 때, 늦춰야 할 때 지가 알아서 신호를 준다. 부정적 느낌이 슬슬 일어나는 것. 이때 브레이크 살짝 밟았다가 다시 가속해야 한다. 짐짓 잊어버린 체 숨 한번 크게 쉬고, 가야 할 길 머리속에 그려보고 먼..

시니어 2024.03.09

시니어 글 7: 짐이 아니다

노령인구 증가, 인구절벽, 연금고갈, 고독사, 세대간 갈등… 자주 접하게 되는 당면한 사회 문제 제목들이다. 인간들이 오래 살아서 생기는 문제다. 예수님 살아 계실 때는 태어나자 마자 죽는 영아 사망을 빼면 대충 40세 정도까지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2배 오래 산다. 특히 근자에 확 늘었다. 사회 시스템이나 제도는 항상 현 상황을 뒤쫓아간다. 그러니 세상 변하는 속도 보다는 늦고, 특히 급변의 시기에 사는 사람들은 변화된 현실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와의 괴리로 인한 문제를 많이 겪는다.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환갑 잔치 크게 하고 조선시대에는 80세 이상 장수하는 노인에게는 나라에서 명예직이기는 하나 벼슬을 내렸다. 지금은 ‘노인 존경’ 사상은 희미해지고, 그나마 대신..

시니어 2024.03.07

시니어글 6: 잠이 줄어드는 이유

몇 년 전만해도 내가 가장 자신 있었던 분야가 3가지 있었다. 먹고, 마시고, 자는 것. 이제는 이 3가지가 나의 취약 분야가 되어가고 있다. Because of aging,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신체적 변화는 생존을 위한 본능이라고 한다. 소화 기능이 약해졌으니 음식물을 적게 넣어야 하고 그러니 입맛이 떨어진다. 맞다 간이 망가졌으니 알코올은 매우 해롭다. 그래서 조금 먹어도 많이 취한다. 맞다 그러면 잠은 왜 줄어드나? 내 의학적 상식이 부족하다. 구글에 물어보기 전에 나름대로 이유를 상상해 본다. 1. 떠날 시간이 길게 남지 않았으니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빨리 끝내라는 재촉. 2.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게을러졌으니 몸 더 굳어지기 전에 움직이라는 신호. 3. 하는 일이 별로 없으니 일찍 일어나..

시니어 2024.03.03

시니어글 5: 웃음

【시니어 글 5-1: 웃는 연습】 ‘플라스틱 미소’란 용어를 가끔 듣는다. 영어사전에서 ‘plastic smile’란 단어를 검색해도 없는 것을 보니 만들어진 단어 같다. ‘plastic surgery’가 성형이란 뜻이니까,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웃음 정도의 의미로 짐작한다. 통상적으로 동양인들의 얼굴 표정은 서양인들에 비해 약간 굳어 있다. 지금은 변해가고 있지만,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것이 점잖은 태도라는 문화권 속에서 자라온 것이 한가지 이유일 수 있겠다. 길가다 마주친 서양인들이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지나가서는 바로 차가운 얼굴 모습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거나, 내 앞에서 밝고 다정한 표정을 짓다가 이해관계가 생기면 곧바로 냉정해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플라스틱 미소’를 흉보기도 한다. 항상 ..

시니어 2024.01.19

시니어 글 4: 몸과 마음의 나이

약국가면 약이 즐비하다. Auto Shop에는 온갖 종류의 부속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이나 차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고장 난다. 그래도 대충 60세 이전에는 큰 고장 드물게 나는 것이 인간의 몸이니 고급 차 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신체적인 나이와 마음의 나이가 엇박자 나서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제 개그로, ‘몸은 김정구 마음은 박남정’. 일리 있는 생각인 것 같다. 신체는 분명 노쇠해지고 있는데 마음은 한창 때를 향하고 있으니 간혹 무리하기도 하고 주책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런데 실제로 마음의 나이가 신체의 나이보다 늦게 늙을까? 마음이란 것이 뇌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보면 결국 뇌도 신체의 일부인데 마음이 몸보다 늦게 늙는다는 것..

시니어 2024.01.15

시니어 글 3: 막(幕)

#1 요즘 젊은이들 아주 오래된 나라의 비석을 발굴해서 보니, 쓰여진 문구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늙은이들은 항상 버릇이 반듯한가? 한인 문화 축제를 다녀왔다. K팝 노래를 틀면 관중들이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율동을 따라하는 프로그램을 구경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젊은이들이고, 이어지는 각기 다른 노래에 맞춰 격정적으로 몸을 흔든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웃고, 환호하며 춤 추는 그들이 버르장머리 없고 저속한 무리인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어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전통 줄타기와 농악 공연인데 일어서서 박수치고 흥에 겨워 어깨 들썩이는 무리의 대부분 역시 젊은이들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그들을 통해 역동하는 미래가 엿보인다. #2 오늘 찍은 내 사진 어느 교수님이 ..

시니어 2024.01.12

시니어 2: 되고 싶은 모습

내가 늙은이라는 생각은 아직 안 든다. 손주가 없으니 할아버지 소리 들을 일 없고, 부모님 잘 둔 덕분에 아직 염색약 신세 안진다. 잘 걷고 심지어 좀 뛰기도 하니 나이가 나랑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틱틱 반말하기도 한다. 얼마전 지역 신문에 5년전 내 사진을 보고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름은 분명 네 이름인데 사진 속 사람이 달라서 긴가민가해서 전화했다고 한다. 아뿔사, 나만 모르게 내 얼굴이 변했다. 나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늙어서 되기 싫은 모습을 가정해 두고 그리 안되기 위한 연습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할말만 또박또박 정확하게 하며 살고 싶다. 귀 닫고 주절주절 같은 말 반복하는 모습은 싫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

시니어 2024.01.09

시니어1: 개념

시니어(노인)의 개념은 무엇일까? 현재 일반화된 시니어에 대한 인식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노화가 이루어져서 타인의 배려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 정도인 것 같다. 그렇다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수준이 타인의 배려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실제적으로는 시니어가 아니다. 또한 같은 시니어라도, 정신적 시니어, 육체적 시니어, 정신/육체적 모두 시니어로 나눠질 수 있겠다. 일본에서 노화학회와 노인병학회가 공동으로 나서서 과학적 측면에서 노인 연령 재고(再考) 작업을 추진하였다. 노인의 문제는 노쇠이고 노쇠의 주원인이 활동성 저하이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보행 속도와 악력을 선택하여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시니어로 불려지는 나이 기준인 65세가 정립된 1992년도의 65세 사람들의 ..

시니어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