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낙서 37

낙서 40: 권력이 내게 주어진다면…

만약 내게 큰 권력이 주어지면 지금 권력을 쥔자처럼 될까? 권력이란 것을 안 가져봤으니 모른다고 해야겠지. 그런데 나도 힘이란 것을 조금은 가져봤다. 주어진 범위 이내였지만 조직에서 부하도 거느려 봤고 상당한 재량권도 가져 봤지. 하지만 그 힘을 오롯이 나를 위해서 쓰는 것은 싫더라. 왠지 쪽팔리는 느낌이 들어서. 하기야 그 때도 자기가 가진 힘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지. 모든 힘 중에서 최고 강한 힘은 권력이란 말도 있고 권력은 아편이라는 독설도 있고. 그래서 모 회장님도 그 노구를 이끌고 대통령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고. 오죽 한이 맺혔으면 그랬을까? 지금 내게 권력이 주어진다면, 참 멋있게 쓰고 싶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원 없이 사용하는 것. 이 눈치 저 눈치 안 보고 맞다 싶으면..

단상/낙서 2024.02.24

낙서 39: 풍년 속 기근

아무리 좋은 곡물이라도 풍년이 계속되면 밭에서 썩어가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농부들은 눈물 흘리고 지구촌 어디에서는 여전히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와 대량 생산이 만들어낸 아이러니다. 한국에 하나님(하느님)이 20여 명, 재림 예수가 50명이 넘는다고 한다. 로마시대 사는 사람들조차 보기 힘들어 했던 십자가 불빛이 휘황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어디서나 들린다. 본인의 수상한 행적을 예수님의 고난으로 포장하는 자칭 사회 리더들이 많이 보인다. 3D 복사기로 원하는 것 뚝딱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돼서 그런지 성자, 성인들이 넘쳐난다. 너도 나도 거룩해지니 거룩함의 가치가 떨어진다. 무엇이 진정 거룩함인지 모르겠다. 사방 지천에 성자/성인들이 왔다갔다하니 나도 좀 그런 것 같다는 환상도 든다. 하나..

단상/낙서 2023.12.06

낙서 38: 자초한 일

‘이전투구(泥田鬪狗)’ 한발 담궜다. 이 정도일지는 몰랐고. 발 빼자니 지맘대로 안 되니 삐쳤다고 흉 볼까 걱정 되네. “그래 한번 뒤집어봐?” 아직 가슴 조금은 뛰고 미련도 남는다. 내가 자초한 일. 남 탓하고, 남 눈치 볼 것 없이 내 맘 가는 대로 따르는 것이 맞겠지. 그래, 머리 좀 쉬었다 가지 뭐. 오늘 사교 댄스 강습 있는 날. 빙글빙글 돌면서 머리 식히자. 진흙 밭 대신 반들반들 마루 위 미끄러지고, 개 대신 선남선녀 보기 좋다. 짖는 소리 보다 웃음 소리 더 좋다.

단상/낙서 2023.11.30

낙서 37: 열혈사제2

‘I am a boy.’ 중학교 1학년 영어 처음 배울 때 외웠던 문장으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다. 내가 분명 남잔데 왜 나를 남자라고 소리쳐야 할까? 검사들 조직에서 만약 ‘정의 구현 검사단’이란 모임을 만들면 어떻게 보일까? 검사란 원래 정의를 구현하자는 미션을 안고 사는 자들인데, “검사 중에도 정의 구현 검사와 정의 안 구현 검사도 있나?” “지들만 정의를 구현하는 검사들인가?” 서울 광화문에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검은 유령들이 있다. 주로 대낮에 촛불을 들고 나온다. 주로 정치적 정의를 구현하자는 소리를 외친다. ‘정의구현 ***’ 나는 ‘열혈사제’를 좋아한다. 검정 갑옷 뒤에 숨어서 “I am a boy”를 외치는 대신 내가 옳다고 확신하는 바를 맨몸으로 보여주는 분. 내가..

단상/낙서 2023.11.22

낙서 36: 열혈사제1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교만이란 것이 뭐지? 잘난 체하여 뽐내고 버릇이 없음. 그럼 ‘~체’ 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 내가 더 잘난 근거가 있는 경우에 내가 잘났다고 하는 것은 교만이 아니다. 인간간 관계상 수준차에 절망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attitude의 수준. 규범이란 것이 있고, 예절이란 것이 있고, 상식이란 것이 있는데 이를 깡 무시하고 설쳐대서 결과적으로 내가, 주위가 피해를 입는다면 참 난감하다. 이 때 수준차가 나서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나를 교만하다고 비난하는 자가 있다면 내가 반성해야 하나?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이렇게 가슴치며 반성하는 동안에 그자는 더 기고만장해서 그의 부정적 attitude가 강화 될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인간사적 힘이..

단상/낙서 2023.11.22

낙서 35: 아침 낙서

세금이 줄줄 샌다. 내가 사는 도시 지하철 공기가 왕창 늦어져서 당초 공사비 55억 달러 책정되었는데 지금은 약 135억 달러가 예상된다. 눈 감고 계획한 것이 아니라면, 불가피한 요소 감안하더라도 공사 진행 과정에서 생긴 문제의 탓이 많을 것 같다. ‘**평화통일자문**”라는 조직이 이곳에도 있다. 어제 온 카톡 보니까 고국의 현직 대통령 퇴진 위한 집회 한다는 홍보다. 해외에서 퇴진 시위하는 것이 평화 통일 이라는 벅찬 주제에 대한 대통령을 위한 자문에 어떤 도움이 될런지 잘 모르겠다. 세금 줄줄 새는 것 보면 평정심이 조금 흔들린다. 비록 내가 내는 세금은 미미하지만, 이러한 누수로 인해서 꼭 돈 들어가야 할 곳에 돈이 안 흐르니 결국 내가 그 피해를 본다. 어제도 밤 운전하면서 도로에 그인 줄이 ..

단상/낙서 2023.05.02

낙서34: 심드렁…

혼잣말 하는데 뭐라고 할 사람 없겠지. Open 된 블로그라고? 그럼 보기 싫은 사람 안보면 되지. 블로그 한 1년 넘게 해보니 은근히 남 눈치 보게 되더라. 명목상 일기라고 해 놓고서도 덜 솔직해지는 것. 재미 없나, 내 생각이 너무 강한가?... 돈키호테 같아서는 곤란하지만 사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시작한 건 아니지. 이제는 참고 감추며 살기가 싫다. 얼마 안 남았어. 그렇다고 조급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창 밖을 보니 눈이 거의 다 녹았다. 심심하면 그냥 걷자. 그마저 안되면? 글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지 뭐. 세상은 넓고 아직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것 같다.

단상/낙서 2023.04.05

낙서 31 : 이게 뭔가?

웰 다잉 하기위해서 열심히 운동한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고 잘 죽기 위해서? 이상하다. 이상할 것 없다. 다 죽더라. 천하를 호령했던 사람도, 벌레처럼 꼼지락거렸던 인간도. 후대에 남을 순애보를 썼던 인간도, 하룻밤 정사에 몸을 떨었던 청춘도 가니 꼭 같더라. 나도 같은 인간이지만 뭘 더 잘 할 수 없나 고민한다, 그래도 내가 낫다는 자만심은 아직 있거든. 추하게 죽고 싶지 않다. 남에게 부채가, 특히 자식에게 그만 돌아 가시지 하는 생각 안 들게 하고 가고 싶다. 죽어서 조문 온 사람들이 속으로 잘 가셨네 하고 내 얼굴 보는 것 싫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이 순간 나는 소맥을 마신다. 몸에 안 좋은 것 알면서 방금 지하실에서 땀 흘리며 운동하고 와서 운동해서 뺀 칼로리 몇배 이상의 열량을 ..

단상/낙서 2023.02.24

낙서 30: 숨쉬세요

“당신을 보면 숨이 막힌다.” 가끔씩 듣는 말이다. 누군가로부터 물리적 힘을 받거나, 호흡기 질병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숨 쉬기 어렵다면 내가 숨을 잘 안 쉰다는 이야기다. 내 마음의 문제다. 이런 말 듣는 사람 또 숨막힌다 할 수도 있겠지. “쉽게 갑시다”, “좋은 것이 좋다”. 행간에 있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어서 나는 이런 말 하는 사람 안 좋아 한다. 대신 다른 표현을 권한다. “순리대로 갑시다”, “옳은 것이 좋다”. 흐르는 물을 보고 있노라면 참 쉽게 간다. 거슬러 올라가는 물 없고, 가다가 바위 붙잡고 안가겠다고 버둥대는 물 없다. 자기만 좋으면 되나? 같이 좋아야지. 같이 좋으려면 올바르게 처신해야 한다. 가슴이 좀 답답할 때는 밤하늘의 별을 본다. 무한대의 별들이 우주의 질서 대로 빛난다..

단상/낙서 2023.02.03

낙서 29 : 땅에서는 평화(ver.2)

# 이곳 오늘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총소리에 잠을 깼다. 성탄절 민간지역 포격, 지금까지 얼추 10만명 사상의 전과 자랑. 유사이래 하루라도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 성탄절 가장 많이 보고 듣는 문구.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 하늘에는 영광인 것 맞다. 그런데 땅에서는 왜 평화가 없나? 'Wish'. 막연한 바램. 그러니 Plan도 없고 Action도 없고. 수천년, 수만년 동안 바라고 또 바라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바라며 살고. 오늘 가서 여쭤봐야겠다. 이것도 님의 뜻입니까? # 성전에 가만히 앉아 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니 맘에 평화부터..." "이 세상에서 니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니 맘이잖아." "시건방 떨지 말고 니 것부터 챙기렴."

단상/낙서 2022.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