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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아름다운 사회 1

흔히 미국과 캐나다 사회를 비교할 때 melting pot과 모자이크 사회로 비유한다. 용광로는 모든 것을 다 녹여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모자이크는 여러가지 다른 모양의 조각과 색깔이 모여서 조화로운 형태의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사회가 용광로와 모자이크의 속성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는 단언하기는 어려워도 국민의 상당수가 이와 같은 비유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관의 방향만은 이러한 속성을 향하고 있음을 느낀다. 용광로 속 광석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 오로지 최종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미국인 다운 미국인이 되지 않으면 그 사회 안에서 존재하기 힘들어진다. 용광로 안에 들어가는 모든 것들의 개..

시사 2021.08.25

동정탄생에 대한 생각

성경은 글자 한 자 토씨 하나 고칠 수(것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대어로부터 현대어까지,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온 성경이 그 원전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할 수 없고 또한 번역 과정상의 오류는 없다 할지라도 시대적 배경이 다르고 과학의 발전 수준이 달라짐으로 인한 변화는 그 해석상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그 문자적 해석보다는 의미의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동정 마리아께 대한 신앙고백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불편함으로 남는다. 위대하신 분의 탄생 과정을 극적으로 묘사한 story telling으로 이해하면 동정이란 단어는 의미의 본질을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내 나름대로생각해보지만, 내 입으로 “동정녀”를 외면서 머리까지 조아리는 것은 여전..

요설 2021.08.24

별라

집 뒤뜰에 동물들이 자주 놀려온다. 다람쥐, 새, 스컹크, 이웃집 고양이. 가끔씩 라쿤도 보인다. 도심이지만 비교적 큰 나무들이 있는 조용한 곳이어서 그렇겠지만 주인의 심덕이 후해서 그럴 것이라는 나름 좋은 생각도 해본다. 며칠 전 그동안 뜸했던 덩치 큰 라쿤 한 마리가 대낮에 뜰 중앙에 서 있는 큰 전나무를 타고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통상 밤에 몰래 왔다 가는 놈인데 대낮에 나타난 것이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움직임이 많이 다르다. 내려오는 모양새가 불편해 보인다. 속도도 늦고… 떨어질까 조심하는 것 같고 입에 약간의 거품도 보인다. 무엇보다 평소와 다른 점은 사람이 가까이가도 놀라거나 도망갈 기색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마치 인간이 다가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다 내려와서는 마당을 이리저리..

단상/자연 2021.08.24

경적보다는 깜박이가 필요한 사회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경적보다는 깜박이가 더 필요한 사회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자주 듣게 되는 소리가 자동차 경적 소리다. 그다지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빨리 출발 안 한다고 빵~, 본인 차 앞에서 차선을 변경한다고 빵빵~. 반면에 사고 예방을 위해서 꼭 필요한 방향지시등, 일명 깜박이를 제대로 사용하는 운전자는 좋게 봐줘서 얼추 50% 이하인 것 같다. 경적은 위험한 상황임을 다른 이에게 알리는 수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본인의 기분이 상했음을 알리거나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에 운전을 해 보신 분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가 공격적인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가 드는 한가지 이유다. 깜박이를 켜는 것은 다른 이에게 ..

시사 2021.08.24

"우리 휴혼 했어요"

‘소설가 이외수씨와 졸혼을 했다가 이씨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졸혼 종료를 선언한 아내가 “여보, 같이 살자”며 애틋함을 보였다.’ 한국 모일간지에 실린 기사다. 병상에 누운 이외수씨를 만감이 교차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사진도 함께 실렸다. '졸혼'이란 용어는 신조어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서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자유롭게 사는 것을 말한다. 이혼이란 법적인 갈라섬을 택하는 대신 차선책으로 마련한 타협안인 것 같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한다는 말이 있듯이 내내 평탄하고 평안한 결혼 생활은 기대하기 어렵다. 두 사람 사이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해결이 안된다고 확신하면 평생을 불편한 관계로 지내는 것 보다 헤어짐을 더 쉽게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대신 이혼이 가져올 불확실성을 감안..

단상/일상 2021.08.24

내 마음속 999당

20년전 캐나다로 이민 올 때 빅토리아 섬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밴쿠버아일랜드를 정착지로 정했다. 이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자연을 가진 곳 중 하나라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서 였다. 친구 왈, “그 섬은 999당”이라고 했다. 천당보다 조금 못한 곳. 과연 기후, 공기, 물 좋고 4계절 레저가 모두 가능한 곳이어서 그 당시 다소 팍팍했던 경제 사정은 잠시 잊고 매우 만족한 초기 이민 생활을 즐겼다. 한 15년을 그곳에서 살다가 비즈니스 때문에 사스케쳔주로 이사했다. 내가 그곳으로 이사 간다는 말을 듣고 주변의 친구들이 대부분 만류했다. 사방이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곳이어서 겨울에는 콧물이 얼 정도로 춥고 여름에는 하늘을 가릴 정도로 모기가 많고 등등. 과연 내가 간 곳의 자연은 특별했다. 한곳에 ..

단상/천국 2021.08.24

반갑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으니 지금은 나혼자지만 인연이 닿아 이곳을 들러 주실 분들에게 먼저 인사드립니다. 가능한 곰곰이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생각난 것을 글로 정리해보는 취미를 갖고 있습니다. 잘쓴 글이 아닌 내글을 갖고 싶고 가진것을 나누고 싶어 투박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고 답답한 세상에 그저 간단히 글로써나마 인사 나눌 수 있는 기회로 발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습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2021년 8월 24일 Chris 드림

인사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