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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을 쓰는가 1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을 글로 남기는 일은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게으름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은 쉽다. 그냥 떠 올려진다. 오만가지 생각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글로 쓰는 것은 다르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구성하고 다듬고… 집을 짓는 것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집을 짓기 보다는 남이 지어 놓은 집에서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 둘째, 증거를 남기기 싫어한다. 글은 남는다. 한번 써 놓은 것은 변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니 오롯이 내가 쓴 것은 내 책임으로 남는다. 허튼 생각이나 그냥 해본 소리라면 누가 그것에 대해 책임지고 싶어하겠는가? 깊이 없는 생각이나 말로 자신의 낮은 수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단상/글쓰기 2021.09.01

윤활유 한 방울 1

예절은 윤활유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예절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불편한 마찰을 줄여 준다.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뉴노멀(New Normal)이 정착되고 있는 이때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따라서 걷기에 대한 뉴 에티켓(New Etiquette)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1. 두 사람 이상 걸을 때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종대 대형으로 변경해서 최대한 간격을 유지해 준다. 2. 서로 스쳐 지나갈 때에는 하던 말을 멈추어서 비말 비산에 대한 우려를 줄여준다. 3. 조깅을 하는 사람은 속도를 줄이거나 걷기로 바꾸어서 맞은편 사람이 거친 숨소리를 느끼지 않게 해 준다. 4. 도로를 걸을 때 마주 보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상대편이 비켜 주기를 기다..

단상/예절 2021.09.01

행복의 조건

행복하고 싶은가? 그러면 행복하다고 생각해라. 우문 현답 같지만 정답이다. 행복은 정신적 영역의 문제지 물질적 영역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주위 환경이 행복하기 때문에 내가 행복한 것이 아니고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위 환경이 행복한 것으로 보인다. 행복은 감정이다. 햄버거 한조각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수 성찬을 앞에 두고도 불만족해 하는 사람도 많다. 같은 교통체증에 갇혀 있어도 느긋이 음악을 듣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행복은 내가 느끼는 감정이지 환경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조건을 외부 환경에서 찾으려고 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외부 환경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을 내..

단상/행복 2021.09.01

창조와 진화 2

유튜브 상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한 것인가를 놓고 논쟁한다면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난센스임을 안다. 본질이 다른 두가지를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논쟁이므로 바위와 장미 중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운지를 놓고 다투는 꼴이다. 스토리와 과학이론은 본질이 다르다. 스토리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만든 이야기다. 과학은 자연의 이치를 관찰하여 세운 가설을 논리적 증거를 바탕으로 입증한 것이다. 단군 신화는 홍익 사상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논문으로 입증하려고 시도한 사람은 없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뉴턴이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세운 가설이 과학적 증거로 입증된 이론이다. ..

요설 2021.09.01

창조와 진화 1

믿고 본다. 보고 믿는다. 종교와 과학의 차이를 간단히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재치있고 일리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창조론자와 진화론자는 대척점에 서 있고 그들이 서로 합일점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때가 있다. 우연한 진화에 의해 인간과 같은 정교한 생명체가 만들어질 확률은 인쇄소가 폭발해서 활자들이 날라가 벽에 박혔는데 우연히 성경책이 만들어질 확률과 같다. 진화론은 불완전한 증거라도 있지만 창조론은 그 불완전한 증거조차 없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자의 주장에 삼각형의 꼭지점은 보인지 않는다. 소나무가 자라는 야산에 사는 참새의 눈에 보이는 나무의 성장 과정은 어떨까? 어느 날 나무씨가 땅에 떨어져 싹이 트고 대부분의 어린 나무는 말라 죽고 그중 일부가 조금씩 자라 소나무의 모습이 갖춰진다. ..

요설 2021.09.01

잡초찬미

3달전 새집으로 이사했다. 집을 구할 때 뒤뜰이 제법 넓고 큰 나무가 몇 그루 있어서 산속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나무 아래는 그늘이 져서 잔디가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뒷마당에는 산속 트레일을 걸을 때 밟히는 온갖 잡초가 잔디와 반반 씩 영역을 나누어 자란다.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몇몇 식물들에게만 이름을 붙여 부르고 나머지는 그냥 뭉뚱그려 잡초라고 부른다. 하지만 비료 주고 김 매주는 잔디는 쉽게 시들고 잡초는 뽑고 잘라도 끈질기게 되살아난다. 약초 캐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식물들도 잔디만 가꾸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잡초다. 하지만 잔디 먹고 병 나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인간이 자연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 중 하나가 단일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것이라고 ..

단상/자연 2021.09.01

"내 맘 니가 알고 1"

“가가 가가가?” 경상도 분들은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말로 바꾸면, “그 아이의 성이 가씨 인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사투리는 각 지방마다 동식물이 다르듯 언어가 달라져 온 것이고 고유함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존 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은 사투리에 관한 것이 아니고,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시켜 말하는 대명사의 사용에 관한 것이다. 영어에 있는 He, She, That, It 같은 것이다. 우리가 대화하는 것은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자 부모가 “저 달 참 이쁘지?” 라고 반응할 때 실상 아이는 손가락 끝에 묻은 코딱지를 떼달라고 ..

단상/소통 2021.09.01

공허한 메아리

어느 회사에서 겨울철을 맞아 불조심 캠페인을 했다. 사장님이 전 직원을 모아 놓고 불조심하자고 했고, 부장은 과장에게, 과장은 대리에게, 대리는 사원에게 불조심을 강조했다. 불조심하라는 말을 들은 말단 사원은 창밖을 향해 “불조심”하고 외쳤다고 한다. 물론 지어낸 이야기이겠지만, “How to”가 없는 슬로건은 공허하다는 것을 꼬집는 예다. 우리는 자주 추상적인 목표만 제시하고 그 실천 방법은 등한시하는 우를 범한다. 마치 골프장 18홀을 드라이버만 갖고 라운딩 하는 것과 같다. 홀에 공을 넣기 위해서는 아이언도 필요하고 마지막 승부는 가장 정교하고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퍼팅이 결정 짓는다. 추상적인 목표는 방향은 제시해 줄 수 있을지 언정 그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은 없다. 최고 리더는 크고 넓은 안목..

요설 2021.09.01

분노의 닌자 칼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밖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일명 ‘닌자 폭탄’로 불리는 초정밀 암살용 미사일을 사용하여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테러 기획자를 암살한 현장 사진이 신문에 실린 것을 보았다. 6개의 칼날이 찢고 들어간 자국이 선명한 차량의 잔해를 보면서, 사건의 전말에 대한 이해 보다는 안에 앉아 있었던 암살 대상자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말초적 호기심이 앞서는 것을 느끼고 나 자신이 조금 민망해졌다. 난민 철수를 돕던 자국의 꽃 같은 청춘 13명이 죽고 많은 병사들을 다치게한 적을 향해 분노의 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했던 강대국 대통령의 약속이 이행된 것이니 여론은 암살 실행에 대해 우호적인 것 같다. 대통령도 이와 같은 보복 작전이 한번으로 끝나지..

시사 2021.08.30

비자발적 과묵형 시민

온 동네가 개구리 울음소리로 시끄러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우물을 퍼냈더니 개구리 5마리가 나왔고 이를 처리하자, 따라 울었던 나머지 개구리들도 울음을 그쳐 동네가 다시 조용해졌다고 한다. 물론 지어낸 이야기지만, 사회를 주도하는 여론이라는 것도 실상은 목소리 큰 소수에 의해 주도될 수도 있다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이해된다. 9월 20일 캐나다 조기 총선이 실시되어 하원의원이 선출되고 본 선거의 결과에 따라 총리도 결정된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들이 앞으로 4년간 캐나다를 이끌 실질적인 리더가 될 것이다. 민주적인 정치제도가 정착된 선진국에서 특정 인물 혹은 정당에 의한 독주는 어렵다 할지라도 법으로 허용된 범위내에서는 선출된 리더가 결정한 방향대로 국정이 운영되고 국민들은 그들의 결정을 믿고 따를 ..

시사 202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