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글쓰기

댓글 단상1

Chris Jeon 2021. 10. 17. 16:12

 

  블로그 시작한지 두 달쯤 된다. 사실 조금 심심하기도 했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남기고, 가능하다면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시작하고 보니 댓글이라는 것에 관심이 간다. 이전에는 말만 들었지 댓글은 단 적도 드물었고 댓글을 받아본 적도 거의 없었던지라, 하룻밤 자고 나면 내가 쓴 글에 반응이 달리는 모양이 흥미롭다. 그래서 새로운 느낌도 생긴다.

 

  내가 쓴 글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는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댓글 ‘0’이 거나 좋아요’ ‘0’인 경우 조금 섭섭하다. ‘내가 봐도 참 잘 쓴 글인데, 보는 안목들이 없군그래서 댓글 많이 달린 블로그를 찾아 요령을 배워볼 생각도 들고, 제목을 정할 때 관심 끌 수 있는 자극성을 고려해 보기도 한다. 일기 쓰듯 쓰겠다는 내 초심이 흔들린다.

 

  길게 쓰면 잘 안 볼 것 같아 짧은 단문과 큰 사진을 넣어 보기도 한다. 어설픈 시를 흉내 내보기도 하고. 내면의 고민 보다는 장안의 화젯거리를 찾는다.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 보는 것은 좋지만, 글의 내용과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야 하는데 남의 눈치를 먼저 보는 꼴이 될까 두렵다. 화장하는 무명배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초심자라 아직 순진한 마음에 다른이의 글에 댓글을 달 때 평소 뾰족한 성품이 나온다. 첫 대면이라 무난한 인사면 족한데, 내용에 대한 내 생각이 단도직입적으로 나온다. 맞고 틀림을 떠나서 무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겠다 싶어 조금 후회된다. 실제로 이와 같은 행동으로 댓글에 대한 답글에서 불편해하는 모습을 본 경우도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부촌이 아니다. 그렇지만 몇 블록 지나면 어마무시 좋은 집들이 많다. 산책하다가 내 옆 사람이 하는 말, ‘저런 집은 그저 줘도 못살겠어요내가 하는 말, “공짜로 주면 덥석 받고 되팔면 되지많은 답글, 좋아요, Follower, 크고 화려한 블로그를 목표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내 능력과 삶의 스타일에 맞지 않다.

 

  왕성한 블로그 활동하시는 분들의 집을 방문할 때 항상 블로그 시작할 때 쓴 첫 글과 중간, 그리고 최근 글 순으로 본다.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 참 좋고 부럽다. 간혹 솔직한 마음으로 처음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초심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좋다. 항상 처음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라는 뜻이 아님은 모두 안다. 오로지 순수했던 그 감정을 끝까지 지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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