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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2 : 나만 틀렸나?

마음이 변했다. 다시 낙서한다. 가슴에서 조금 뜨겁고 뾰족한 것이 올라와서 머리를 찌른다. 코비드가 사람 지치게 한다. 가야할 목표가 정해져 있으면 어쨌든 간다. 하지만 얼마만큼 가야할 지를 모르면 금방 질리고 지쳐서 주저 않는다. 이럴 때 힘이 되는 것이 같이 가는 자의 격려다. 같이 걷자고 약속하고, 돕고,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것. 한마음됨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 모이는 곳에 정기적으로 간다. 가서 나름 방역 수칙 잘 지키면서 일도 돕는다. 그런데 한가지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다. 입장하는 사람 백신 1, 2차 접종 확인 안 한다. 확인하자고 제안한다. 답은 이렇다. 조직 구성원들의 분열을 우려해서 안 한다고. 분열? 순간 화가 조금 솟는다. 솔직한 표현이다. 그럼 곰곰이 생각해보자...

단상/낙서 2021.12.22

백성 2: 복원력

세상이 시끄럽다. 진보 대 보수, 좌파 대 우파 등등으로 갈라져서 절충점을 찾거나 중지를 모우는 지혜는 간 곳 없고 오로지 상대를 향한 삿대질 일색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계층갈등, 빈부격차 등 범 지구적 이슈도 이들의 맞짱에 관심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진영 논리에 따라 그 해결책이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마치 파도에 따라 좌우로 기울어지는 태풍속을 항해하는 배를 보는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배는 유체로 이루어진 바다나 강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파도나 바람 같은 외부의 힘에 쉽게 노출된다. 이때 외부로부터 받은 힘으로 기울어진 선체가 본래대로 돌아오는 힘을 복원력이라고 한다. 복원력이 좋은 배는 웬만한 풍랑에도 견딜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배는 작은 파도에도 휩쓸려 전도되고 만다. 이 복원력은 그 배의..

시사 2021.12.22

낙서 1

【2021.12.14 봄 날씨 같다】 작정하고 글 쓰면 어깨에 힘 들어간다. 머리속이 복잡해 진다. 주제 정하고, 제목 그럴듯하게 뽑고, 전체 윤곽 잡고, 몇 번 고쳐도 머리가 갸우뚱해 진다. 내 생각도 중요하지만 독자들 취향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쓴다. 파는 글도 아닌데… 고민이 많다. 그래서 낙서해 보고 싶다. 그냥 쓱쓱 그리거나 쓰는 것 하다가 싫증나면 그만두고 낙서니까 댓글창은 닫아야겠다. 그럴양이면 왜 띄우나? 길가 담벼락에 하는 낙서도 있다. 【2021.12.15 종일 흐리다】 세상의 모든 것을 그분께서 창조하셨다면, 삼엽충도 그분을 모시고 공룡도 그분께 경배 드려야 했을 것이다. 왜 인간만 그분을 알아 모셔야 하나? 혹시 인간이 만든 그분이 아닐까? 아님, 인간만이 그분을 알 수 있다는 ..

단상/낙서 2021.12.20

안녕하세요? 코로나예요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실 저는 제 이름도 모르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코로나’ 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주니 이제 그것이 제 이름인 줄 알게 되었어요. 우리 가족들은 사람들에게는 사실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냥 우리가 살 수 있는 곳이 생기면 그곳에 보금자리를 틀고 살았어요. 우리는 스스로 찾아갈 수는 없고 꽃가루처럼 누가 옮겨주지 않으면 제 발로 갈 수는 없답니다. 아마도 어느 분이 저를 데려오신 것 같아요. 어느 날 저는 새로운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어요. 어떻게 왔는지는 몰라요. 그냥 와서 보니 그런대로 살 만한 곳이었고, 이미 자리잡고 있는 친척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제가 사람의 몸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제가 절대 무단 침입자는 아니란 것을..

시사 2021.12.15

백성 1: 욕 대신…

신부님도 사람인지라 신자들로부터 욕 먹으면 화난다. 화를 속에 쌓아 두면 병 되는 것 아니까 밖으로 토해내야 하는데 점잖은 체면에 남 보는 데서는 곤란해서 하는 수 없이 아무도 없는 새벽 성당 주위를 “~시키 ~시키” 러시아어 비슷하게 혼자 욕하며 걸었다. 이 광경을 우연히 본 신자 중 한 명이 소문을 냈다. “우리 신부님 새벽 기도하면서 은총 받아 방언하시더라.” 정치하시는 분 욕 먹을 각오해야 한다. 어떠한 정책이 되었든 간에 이해가 상충되는 개인이나 집단이 생기기 마련이다. 욕하는 입장에서 보면 욕할 이유가 있다. 이유 없이 욕하는 사람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봤다. 지금은 생각만으로 전원을 on, off 시키거나 컴퓨터 화면에서..

시사 2021.12.12

호사를 부려보자

어지럽고 지저분하면 화난다. 나이 땜시 많이 무뎌 졌지만 네모지고 텅 빈 승방이 좋다. 깔끔한 성격? 돈 아까우니 안 사서 단출해진 면도 있다. 빈 방이 시원해서 좋지만 허전하다. 쨍~하는 환청이 들릴 것 같다. 큰맘 먹고 꽃을 산다. 병에 꽂아 놓고 보니 참 좋다. 주변이 환해지고 향이 찬다. 쳐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비워진 만큼 채워야 한다. 이왕이면 호사스러운 것으로 채워보자. 지금까지 내 것 아니 줄 알았던 화려하고 비싼 것으로. 그 시작이 꽃이다. 그 동안 수고한 내 몸과 마음 좋은 것 보여주고 들려주고 먹여주고 싶다. 너도 한번 수준 높게 살아봐야지. 꽃으로 눈 호강했으니 차려 입고 심포니 가고 점잖게 앉아 와인도 골라 보자. 탁한 말에 찌든 목도 순수한 가글로 행궈야지. 사랑, 위로, ..

단상/일상 2021.12.08

이기심 백신

부스터 샷을 맞는다.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서 망설여졌지만 얼른 맞고 싶어서 아무 소리 안 했다. 주사바늘은 언제 봐도 싫다. 그냥 팔뚝만 내밀고 눈은 살짝 감는다. 돈 많은 선진국이 주사약을 독점한다. 85% 국민들이 그 무서운 주사 먼저 맞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15% 정도는 여러가지 불이익을 줘도 절대 안 맞는다고 버틴다. 가난한 제3세계 국민들은 맞고 싶어도 백신이 없어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에게 노출되고 병균은 그들을 터전으로 진화를 거듭한다. 세계가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 1, 2차 접종 이후 3차 부스터 샷까지 맞아도 가난한 나라 백성들 몸에서 진화를 거듭한 바이러스를 막지 못한다. 새로운 변종을 막기 위한 주사약을 다시 만든다고 하니 사람들은 또 한 번 주사바늘 앞에 몸을 맡겨야 ..

시사 2021.12.06

새해 결심 2 : Better than nothing

‘고해성사’ 할 때 찔리는 것이, 매년 내 죄가 대동소이 하다는 것이다. 죄 사함 받고 다시 죄 짓지 않겠다고 했는데, 매번 같은 죄를 짓고 산다. 얍삽한 꾀가 든다. 배우자의 죄는 대충 비슷하다. 종일 얼굴 맞대고 아웅다웅하니 짓는 죄도 비슷할 터, 고해성사실에 배우자 다음 차례로 들어가서 “조금전과 이하동문입니다”하면 시간 절약할 수 있겠다. 아~ 죄 하나 더 지었다. 새해를 맞이하면 결심한다. 올해는 ~을 꼭 하겠다고. 새해 Resolution이다. 시간은 한결같이 흐르지만 인간이 잘라 놓은 토막의 시작에 서서, 지난해 못 이룬 것을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올해는 뭔가를 꼭 이루고 말겠다는 굳은 전의를 다진다. 그러나 사람이 잘 바뀌던가? 십중팔구 작심삼일로 년초의 결심은 슬며시 폐기..

단상/일상 2021.12.04

새해 결심 1 : 오발 명중

반세기전 미군이 참전한 전쟁에서 적군 1명을 사살하는데 실탄25,000발을 소비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오발사고가 나면 많은 경우 인명 피해가 뒤따른다. 이것도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인가? 총을 쏴서 총알을 목표 지점에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과녁을 잘 봐야 한다. 머리 위로 총구만 내밀고 쏘거나 과녁이 잘 보이지 않는 밤에는 높은 명줄율을 기대할 수 없다. 인간은 많은 목표를 가지고 산다. 이루고 싶은 목표, 가지고 싶은 목표, 하고 싶은 목표 등. 어떻게 생각하면 삶은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표는 살아가면서 지향하는 목적지이자 맞춰야 할 과녁이다.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거나 흐릿하면 맞추기 어렵다. 현모양처를 배우자의 이상형으로 정하고 구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현모..

단상/일상 2021.12.01

시간에 금 긋기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길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관측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는 놀라운 이론을 발표한다. 바로 상대성 이론이다.’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는 글을 읽다가 이 문장을 발견하고 책을 덮었다. 과학도가 아닌 내가 배울 것은 이것이면 충분하다.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란 말도 있고, ‘세월이 쏜 살 같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간이 느리게 가서 지겹거나 반대로 너무 빠르다고 탄식하는 말이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오늘이 어제 같은 삶을 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죽음이 눈 앞에 와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좀 허망할 것 같다. 최소한 시간의 흐름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 가능하다면 행복한 순간에는 좀 더 오래 있고..

단상/일상 202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