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81

우리 모두 일류가 되어야 한다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 며칠 전 돌아가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이 말씀을 하셨다가 정치하는 자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곤욕을 많이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에 몸 담았던 나도 이 이야기에 관련된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못 들었지만 나름대로 내 생각을 보태어 전체 스토리를 완성시켜 본다. 인생에는 일류 이류와 같은 구분이 의미 없지만 기업은 다릅니다. 사람의 삶의 가치는 주관적이지만 기업은 운동 경기와 같이 규칙하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등수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예전과 같이 한 지역에서 큰 소리 치는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애국심에 호소해도 코가콜라의 한국 진출을 칠성사이다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시사 2021.08.30

쓰레기통이 쓰레기를 부른다

부자가 친구를 초대해서 깨끗하고 으리으리한 집자랑을 하자 초대받은 친구가 그 부자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하는 말, “이집이 너무 깨끗해서 뱉을 곳이 없어 그나마 자네 얼굴이 제일 더럽기에 어쩔 수 없었네.”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일화다. 이야기가 전하는 메세지는 익히 알려져 있을 터이나,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면, 만약 그 부자의 얼굴조차 더러워 보이지 않았다면 친구는 침을 뱉지 못했을 것이다. 캐나다의 쓰레기통 인심은 후하다. 내가 살았던 도시에 있는 한 동네 해변은 그 길이가 1km가 채 안 되는데 대형 쓰레기 통이 무려 30개 가까이 비치된 것을 본적이 있다. 30~40m 마다 다 차지 않은 큰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변 이곳 저곳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쓰레기통이 쓰..

시사 2021.08.29

다수의 소실점이 존재하는 사회

요즘 유투브 강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교수님이 자기는 소실점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중학교 미술 시간에 들어본 기억이 있는 단어다. 미술 선생님이 그림을 그릴 때 원근을 표현하게 되면 그림의 구도가 한점으로 모이게 된다고 하셨던 것 같다. 그 교수님이 하신 말씀의 뜻은,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지향하는 것에 무조건 추종하지 않고 나름대로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다른 방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수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는 소수, 아무도 일아 주지 않았던 천재의 발상도 새로운 소실점을 발견하려는 개인의 노력이나, 다수의 소실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존중받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대법원의 판결은 다수결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하..

시사 2021.08.28

먹방 유감

옛 어르신 말씀 중 내 논에 물 들어가는 것 볼 때와 자식 입에 밥 들어 가는 것 볼 때가 가장 기쁜 때라는 말이 있다. 가뭄에 시달리고 굶는 이들이 흔했을 시절을 회상시키는 조금은 슬픈, 그래서 공감이 되는 말이다. 한국에서 남이 먹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먹방’ 프로그램이 인기다. 혼자서 많이 먹고 빨리 먹는 단계에서 진화해서 가족 단위로 단체 흡입하기도 하고 심지어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까지 한몫 거든다. 먹방이 유행하는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되지만 대체적으로 ‘대리만족’ 심리로 모아지는 것 같다. ‘혼밥’의 예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 소외에 따른 외로움, 다이어트 스트레스, 게걸스럽게 먹고 싶은 탐식 본능 등 개인적 혹은 사회적 욕구 충족의 간접 방편이라는 것이다. 자식이 밥 먹는 모습을 보는 것..

시사 2021.08.28

철조망 너머 아기를 위한 기도

탈레반에 의해 목숨이 경각에 달린 엄마가 아이만은 살리겠다고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담장 철조망 너머로 자신의 아기를 미군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고 그 아기의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 아기가 자신이 겪었던 참혹했던 과거를 교훈 삼아 이 세상에서 그러한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역사에 남을 주인공이 될 것을 빌어 주었다. 세상이 바뀌는 시점에는 꼭 그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 사람은 영웅이거나 천재일 경우도 있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악인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좋아진 것에 안도하거나 반대로 그러한 사람이 태어난 것을 원망하기도 한다. 카불 공항의 그 아기는 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었고 그 부모가 살고 있는 환경을 만들 수도 없었다. 공항 담..

시사 2021.08.28

절반으로 잘려진 나무

새소리가 시끄럽다고 자기 집 가까이 서 있는 이웃집 나무 중 경계선을 넘어온 부분을 절반으로 잘라버린 사진이 뉴스에 나왔다. 영국에서 일어난 일인데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고 하지만 세로로 정확히 절반으로 잘린 나무가 시사하는 바가 커서 지역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사랑을 나누면 배가 되고 촛불은 불씨를 나눠서 주위를 더 밝게 만든다. 동물도 서로 돕지 않으면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데, 이타심은 인간만이 가지는 고도 지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혼자 잘살겠다고 가르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조금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저귀는 새소리나 산속을 흐르는 계곡물 소리도 듣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선을 ..

시사 2021.08.28

작은 규제, 큰 자유

최근 탈레반이 자국 여성들에게 전신을 가리는 복장인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는 것이 국제뉴스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문제를 두고 사회가 찬반으로 갈려 시끌벅적하다. 무엇을 입고 벗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과,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강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충돌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약속에 따른 규제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다. 근본적으로 입고 벗는 것은 개인의 자유선택이다. 추우면 입고 더우면 벗으면 된다. 로빈슨 크루소의 생활이 그랬다. 하지만 그가 고향으로 돌아온 후의 삶은 달라진다. 실용성 외에 그 당시 사회에서 허용되는 기준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노출정도, 신분에 따른 복장, 특정 집단에서 요..

시사 2021.08.27

원주민 기숙학교 2:사과를 먹자

전형적인 가부장적 사고를 가진 어느 가장의 이야기. 나이도 이제 중년을 지나 노년을 향해 가는 때라 친구의 권유로 자기개발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고 강사로부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나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에 대한 경우 생각해 보니, 며칠 전 사소한 일로 아들에게 큰소리 친 것이 마음에 걸려 사과를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생전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가 어디 쉬운가? 멋쩍고 자존심도 상하고… 고민 끝에 집으로 가는 길에 가게에 들러 사과를 한바구니 사서 가족 앞에 펼쳐 놓고 어리둥절해 하는 아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아들아, 나의 사과를 받아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교만..

시사 2021.08.26

원주민 기숙학교 1:그릇된 믿음과 깨어있음

모 회사 중역으로 일하시던 분이 길을 가다가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어 전문의사의 진단을 받았는데, 그 의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는 말, “요즘 흔치 않은 병인데… 영양실조로 인한 결핵성 늑막염입니다.”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그분의 아내가 모 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라는 사실이다.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지어낸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참고로 쓰러지신 그분은 아내말을 충실히 따르는 애처가였다는 후문이 있었다. 커피의 효능을 구글에서 검색하니 제목이 여러 페이지를 걸쳐 나온다. 반대로 부작용을 검색하니 역시 제목만 여러 페이지가 넘는다. 세상 어느 음식이 몸에 좋기만 하거나 반대로 나쁘기만 하겠는가? 수 억원에 사서 먹기도 하는 산삼도 과용하면 탈이 난다고 한다. 아는..

시사 2021.08.26

단풍이 아름다운 사회 1

흔히 미국과 캐나다 사회를 비교할 때 melting pot과 모자이크 사회로 비유한다. 용광로는 모든 것을 다 녹여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모자이크는 여러가지 다른 모양의 조각과 색깔이 모여서 조화로운 형태의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사회가 용광로와 모자이크의 속성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는 단언하기는 어려워도 국민의 상당수가 이와 같은 비유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관의 방향만은 이러한 속성을 향하고 있음을 느낀다. 용광로 속 광석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 오로지 최종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미국인 다운 미국인이 되지 않으면 그 사회 안에서 존재하기 힘들어진다. 용광로 안에 들어가는 모든 것들의 개..

시사 2021.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