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81

전쟁 관람자

과문의 소치인지는 몰라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렇듯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거의 일치단결해서 한 편을 들고, 운동 경기 보듯 전황이 전세계로 실황 중계되는 전쟁은 처음인 것 같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다. 러시아와 미국으로 대표되는 동, 서 양 진영의 이해가 첨예하게 부딪쳐 판이 커지고 물러설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인터넷, 셀폰이라는 IT수단이 일상화된 시점이어서 사람들이 전쟁터를 위에서 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마추어적 분석을 해 본다. 아침에 신문에서 동영상 2개와 사진 1장을 봤다. 피난길에 가족과 헤어진 것 같은 어린아이가 한손에는 과자를 들고 다른 손에는 비닐 봉지에 담은 나름 피난짐을 들고 혼자 두리번거..

시사 2022.03.09

무협지 추억

무협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 5대 원칙. 1. 제1권에 등장하는 최고 고수는 절대 최고 고수가 아니다. 내용이 전개될수록 점점 더 강한 고수가 등장한다. 2. 주인공 보다 더 잘생긴 남자는 남장 여인이다. 주인공은 최고 미남이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3. 주인공이 절벽으로 떨어지면 반드시 무공이 더 강해져서 살아 돌아온다. 선한 자는 죽지 않는다. 다만 시련을 겪을 뿐이다. 4. 마공을 쓰는 자는 선한 목적을 가졌더라도 반드시 패하거나 죽는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5. 아내 한 명과 평생 해로하는 주인공은 없다. 대부분 여러 미녀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권선징악(勸善懲惡), 해피앤딩(Happy Ending)이다. 초등학교 시절 형님이 보던 무협지 맛을 알게 되어 하루에 대여섯권씩 독..

시사 2022.03.07

남의 일일까?

우물 속 개구리 5마리, 사이비교 열혈 신자가 된 교수, 알고리즘.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모두 연관되어 있다. 우물 속 개구리 이야기는 설명이 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온 동네가 개구리 소리 천지여서 가장 큰 소리가 나는 우물 속을 뒤졌더니 개구리 5마리가 튀어나왔고 이것들을 쫓아버렸더니 그냥 따라 울던 개구리까지 조용해져서 마을 사람들과 다른 많은 동물들이 편히 잠들 수 있었다고 한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기사들의 시위로 주요 도시들이 마비 상태다. 통계상으로는 약 15% 정도의 국민이 아직 미접종 상태라는데, 왜 15% 때문에 전 도시가 마비 되어야하나? 그들 중 상당수는 왜 백신 음모론을 굳게 믿을까? 가게 문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해야 하는 소 상공인들의 눈물은 누가..

시사 2022.02.07

미스 아메리카

대선 공약 중 ‘여가부’ 폐지에 대한 공방이 격해진다는 기사를 봤다. 그대로 두되 ‘양성평등부’로 이름 바꾸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름에 따라 내용이 바뀐다면 지금 내 이름을 Solomon으로 바꾸고 싶다. 지혜와 부 그리고 은총을 다 거머 쥘 수 있겠다. 100회를 맞은 미스 아메리카 2022 선발대회에서 최초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우승의 영예를 차지했다. 아래는 기사 내용 중 짚어 보고 싶은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 그녀는 특별히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우승한 것이 자랑스럽다… 그녀는 “그들(백인들)처럼 보이지 않는 이 나라의 많은 젊은 남녀들에게 미스 아메리카 같은 지위에도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용기를 북돋는 어떤 것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난 모든 면에서 존중받은 것처럼 느껴..

시사 2022.01.24

소설 ‘세균전’ Plot

2022년 1월 3일 우울한 뉴스가 이어진다. 진원지는 역시 코로나다. 온타리오주 야외 모임 허용 인원이 10명 이하로, 실내 5명, 학교 대면 수업 연기, 식당 실내 영업 중단… 전면 lockdown 수준으로 돌아갔다. 어느 지역 흰꼬리 사슴의 1/3이 인간으로부터 온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발견됐다고 한다. 새로운 변종 출현이 우려된다. 한국 뉴스를 보니, 의료계 종사자와 종교인 등으로 구성된 1000여명이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내려진 규제를 막아 달라는 집단 소송을 법원에 접수했다고 한다. 이유는 인간의 기본권 침해와 전염병을 오히려 창궐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인데, 두번째 이유의 근거는 말하지 않아서 모른다. 년초에 소설 한편 써보자. 먼저 Plot를 짠다. 아주 사악하고 음흉한 한 ..

시사 2022.01.05

백성 2: 복원력

세상이 시끄럽다. 진보 대 보수, 좌파 대 우파 등등으로 갈라져서 절충점을 찾거나 중지를 모우는 지혜는 간 곳 없고 오로지 상대를 향한 삿대질 일색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계층갈등, 빈부격차 등 범 지구적 이슈도 이들의 맞짱에 관심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진영 논리에 따라 그 해결책이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마치 파도에 따라 좌우로 기울어지는 태풍속을 항해하는 배를 보는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배는 유체로 이루어진 바다나 강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파도나 바람 같은 외부의 힘에 쉽게 노출된다. 이때 외부로부터 받은 힘으로 기울어진 선체가 본래대로 돌아오는 힘을 복원력이라고 한다. 복원력이 좋은 배는 웬만한 풍랑에도 견딜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배는 작은 파도에도 휩쓸려 전도되고 만다. 이 복원력은 그 배의..

시사 2021.12.22

안녕하세요? 코로나예요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실 저는 제 이름도 모르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코로나’ 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주니 이제 그것이 제 이름인 줄 알게 되었어요. 우리 가족들은 사람들에게는 사실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냥 우리가 살 수 있는 곳이 생기면 그곳에 보금자리를 틀고 살았어요. 우리는 스스로 찾아갈 수는 없고 꽃가루처럼 누가 옮겨주지 않으면 제 발로 갈 수는 없답니다. 아마도 어느 분이 저를 데려오신 것 같아요. 어느 날 저는 새로운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어요. 어떻게 왔는지는 몰라요. 그냥 와서 보니 그런대로 살 만한 곳이었고, 이미 자리잡고 있는 친척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제가 사람의 몸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제가 절대 무단 침입자는 아니란 것을..

시사 2021.12.15

백성 1: 욕 대신…

신부님도 사람인지라 신자들로부터 욕 먹으면 화난다. 화를 속에 쌓아 두면 병 되는 것 아니까 밖으로 토해내야 하는데 점잖은 체면에 남 보는 데서는 곤란해서 하는 수 없이 아무도 없는 새벽 성당 주위를 “~시키 ~시키” 러시아어 비슷하게 혼자 욕하며 걸었다. 이 광경을 우연히 본 신자 중 한 명이 소문을 냈다. “우리 신부님 새벽 기도하면서 은총 받아 방언하시더라.” 정치하시는 분 욕 먹을 각오해야 한다. 어떠한 정책이 되었든 간에 이해가 상충되는 개인이나 집단이 생기기 마련이다. 욕하는 입장에서 보면 욕할 이유가 있다. 이유 없이 욕하는 사람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봤다. 지금은 생각만으로 전원을 on, off 시키거나 컴퓨터 화면에서..

시사 2021.12.12

이기심 백신

부스터 샷을 맞는다.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서 망설여졌지만 얼른 맞고 싶어서 아무 소리 안 했다. 주사바늘은 언제 봐도 싫다. 그냥 팔뚝만 내밀고 눈은 살짝 감는다. 돈 많은 선진국이 주사약을 독점한다. 85% 국민들이 그 무서운 주사 먼저 맞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15% 정도는 여러가지 불이익을 줘도 절대 안 맞는다고 버틴다. 가난한 제3세계 국민들은 맞고 싶어도 백신이 없어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에게 노출되고 병균은 그들을 터전으로 진화를 거듭한다. 세계가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 1, 2차 접종 이후 3차 부스터 샷까지 맞아도 가난한 나라 백성들 몸에서 진화를 거듭한 바이러스를 막지 못한다. 새로운 변종을 막기 위한 주사약을 다시 만든다고 하니 사람들은 또 한 번 주사바늘 앞에 몸을 맡겨야 ..

시사 2021.12.06

리더 4: 카멜레온과 거위 친구

희한하게 진화된 녀석이다. 눈을 360도 회전할 수 있고 특히 몸의 색깔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소신없이 자기에게 유리한 행동을 취하는 약삭빠른 자를 비유할 때 카멜레온 같다는 말을 한다. 사무실에 불이 났다. 비상 상황이다. 민주적 리더십의 신봉자인 사장님이 전 사원을 모아 놓고 의견을 묻는다.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행동 요령은? 여러 사람이 발표하고 사장님은 경청하며 심사숙고한다. 그러다가는 모두 죽는다. 불문곡직 “빨리 도망가”라고 외치는 독재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리더십 유형이 한가지 일 수는 없다. 리더십의 고전인 군주론에서도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여우와 사자를 겸비해야 한다” 라고 했다. 리더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그 상황에 가장 맞는 대안을..

시사 202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