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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함정

단순하게 살아라. 필요 없는 것 버리고 생각 마저도. 길가다 잠 올 때 졸리다는 욕구에 끌려서 길위에서 자면 단순한 짐승,집에 가서 이불위에 누워서 자면 복잡하게 생각하는 인간이다.단순한 삶의 진정한 의미는 참다운 인간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고 사고하는 단순함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본능이란 것은 원초적이고 강력하고 단순하다.그대로 두면 본능에 끌린다. 즉 ‘생각하는 갈대’가 돼야 인간인데 그 생각에는 힘이 든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이성을 갈고 닦지 않으면 짐승 쪽으로 끌린다. 철학적인 의미를 가진 단순함과 얕고 좁은 천박함이 혼용된다.내편 아니면 적, 좌 아니면 우. 좋으면 안아주고 싫으면 쥐어 박고.깊게, 넓게, 멀리 생각하지 않는 천박함이 느껴진다. 세상 참 편해졌다..

단상/일상 2025.03.02

내 몸의 변화를 느낄 때

# 옛 남대문 시장에는 막일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가성비 좋은 밥집이 여러 곳 있었다. 그런 집에서 통용되던 언어, ‘보통’ ‘곱배기’ ‘양마이’. 이 중에서 ‘양마이’가 좀 생소해서 물어보니, ‘양 많이’ 라고 했다. 힘써야 했던 분들에게는 곱배기가 성에 차지 않았다. 내 옆 힘센 분 왈, “당신이 만약 40년 늦게 태어났다면 지금쯤 먹방 프로그램으로 돈 벌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지금은 하루 2끼도 벅차다. #군장지고 고지 오르면 힘들다. 특히 마지막 백여 미터 정도는 힘겹다. 옆 전우에게 말한다. 어차피 힘드니 확 치고 올라가서 시원한 정상에서 좀 더 쉬자. “아자자자~” 고함치며 달려 올라갔다. 동네 산책 갔다 오면 노곤해 진다. 한 30분 정도 깜빡 졸고 나면 컨디션이 회복된다. # 비 ..

단상/일상 2025.02.19

back to normal

며칠 새 계속 눈이 내린다.이곳에서 오래 사신 분에게 들으니 ‘back to normal’이라고 한다.그동안 너무 따뜻했고 눈이 덜 내렸다는 이야기.불편하지만 정상이라니 참아야지.   동네가 눈에 파묻혔다. 모두 보금자리에 숨었다. 그래도 피할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혹시나 싶어 다람쥐 길 터놨는데 계속되는 눈에 소용없다.3일째 안보인다.인간 보다  쥐 걱정 먼저 하는 내가 좀 그렇다.그래도 그놈들은 굶잖아.   일터로 가기위해 위험 무릅쓰고 고속도로 타야하는 사람들도 많고가게 열어 놓고 손님 없어 문만 쳐다만 보는 자영업자들도 많을 것이다.나는 따뜻한 방에 앉아 창문 밖 경치를 수채화 감상하듯 보고 있다.   수시로 눈을 치워 놓지 않으면 나중에 한꺼번에 치우기가  힘들어 지고,그리고 혹시 무슨 일..

단상/일상 2025.02.17

물러서기

‘따뜻한 물속 개구리 삶겨 죽어가는 줄 모른다’.때때로 제삼자의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신념, 주의, 사고…를 가진 집단에서 오래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빨갛게, 파랗게, 얼룩덜룩 염색이 된다. “니 잘한다. 니 좋다, 너 아니면 안된다” 칭찬에 만족하고 분기탱천 돌진하다 보면 몸 상하고 마음 상하고 어떤 경우에는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치닫다가 부딪치는 사고도 일어난다. 아쉬울 때 발 빼고 물러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시 돌아 올지라도 내 있었던 기간만큼 뒤로 물러서 있다가 come back. 그동안 바둑판 구경하듯 관전도 하고, 바깥 세상 소리도 좀 듣고, 수천 수백 년 동안 검증된 고전도 읽고, 마음 공부도 하고… 재 충전이다. 내가 없는 동안 새 물이 들어차도 좋다. 내가 그 새 물..

단상/일상 2025.02.16

눈을 밟으면서

한국에서는 봄 소식이 들려온다고 하던데 이곳은 계속 눈 소식이다. 2월 들어서 눈이 자주 온다. 최근에는 폭설이고. 내일과 모레 다시 30cm 넘는 눈이 예상된다고 하니 도로에서 집 현관까지 이어지는 drive way에 쌓일 눈을 어디로 치워야 할지 고민이다. 본의 아니게 옆집과 당분간 키 높이의 눈 벽을 쌓고 살게 될 것 같다.   근자에 이런저런 이유로 산속길은 못 걷고 집에서 2km 떨어진 동네 공원에 갔다. 공원 한바퀴 도는 거리가 약 2km 되니 집에서 출발해서 공원 돌고 오면 합계 6km 딱 좋은 산책 코스여서 자주 간다. 동네 공원이라도 큰 개울이 흐르고 숲이 있어서 코요테와 여우가 가끔씩 인사한다. 오후 늦은 시간대 집에서 출발해서 공원에 들어서니 조금씩 어두워진다. 아무도 없다. 그저께 ..

단상/일상 2025.02.15

순서만 바꾸면

지인이 오랜만에 찾아와서 점심을 사겠다고 한다. 필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것이다. ‘공짜 점심 없다’.의례적인 인사말이 오간 후 본인 머리속이 복잡하니 조언을 구하겠다고. 내가 무슨 남의 머리 속 교통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마는, 잘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경청 자세를 취한다. 이야기의 내용은 개인사이니 밝힐 수는 없지만 그간 그분과 일해본 경험과 표정을 합해서 짐작해 보니 문제는 하나다. 내 욕심은 있는데 그것을 밝히지 않고 우아하게 뭔가 도모하려니 말이 꼬이고 생각이 헝클어진 것이다. 그냥 듣기만 하겠다는 본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본색을 드러냈다. “본인 속 마음을 먼저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대응 방향은 아주 간단해 질 것 같습니다.” ‘천국이 있나 없나’를 가지고 생각이 ..

요설 2025.02.14

눈 핑계

근 한달 동안은 일주일에 한두번씩 2cm 정도 찔끔찔끔 오던 눈이 밤새 눈 답게 내렸다.뒤뜰에 때묻지 않은 눈이 고와서 한 컷.다람쥐 발자국이 없는 걸루 봐서 그 녀석들도 오늘 하루는 공치는 날인 모양.배고프면 와도 되는데… 주인의 마음이 조금 약하걸랑. 일요일이지만 미사는 참례 안하는 것으로.눈길이 위험하다고 중년이 다된 딸이 카톡을 두번씩이나 보내옴.지 나이 얼만지 모르고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아빠가 걱정스럽겠지.안 그래도 요 며칠 사이에 나이를 자각하자는 나름대로의 결심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 결심의 첫 시행이 미사 불참이라 좀 찜찜.뭐~ 그분은 아시겠지.저 녀석 속마음은 주제 파악 50%, 게으름 50%.그래도 예뻐 하시니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겠지.Thanks God!

단상/일상 2025.02.10

내 글을 내가 보니

내 글을 내가 보니 대략적으로, 별루 정이 묻어나지 않는다.옳고 그름을 따지는 듯하다.개* 철학 같은 느낌이 난다.그래서 선뜻 댓글 달기 어렵다(싫다)는 조언도 있다. 글은 생각이 문자로 표현되는 것이고생각은 내 내면의 모습이니내가 그렇게 생겼다고 보는 것이 솔직하다. 한번 굳어진 것은 잘 바뀌지 않는다.오히려 생긴 대로 살거나더 나가서 생긴 것의 장점을 살려 사는 것이자연스런 방법이라 생각된다.  아집이거나 합리화가 아닌편하게 살길을 찾자는 노력이라고 자위해 본다.

단상/일상 2025.02.08

’편 먹다’란 단어가 준 불길한 느낌

‘(속되게) 편을 짜서 한 편이 되다.’편을 가르려면 기준이 있어야 한다.분명한 기준. 그러려면 양분법이 제일 확실하다.진보 대 보수, 좌익 대 우익, 00출신 대 **출신, America First… 등등우리가 남이가! 그런데 그 기준마저 아전인수다.무엇이 진보이고 보수인지 그저 진영 논리로 단순 무식하게 정의된다.좌익은 진보/빨갱이고 우익은 보수/꼰대.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구글님에게도 물어보지 않는 오만함이 가득하다. 숫자가 힘이 되니 이것저것 가릴 것 없는 판촉 방법이 동원된다.당장 입에 사탕 넣어 준다는 말에 대중은 솔깃해 지니 눈 앞에 고기덩이 보여주면 밑밥에 고기 모여들 듯 우르르… 그 속에 낚시 바늘은 안보인다. 물론 낚시대를 드리우고 교활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낚시꾼은 보일 리가 없겠지. ..

시사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