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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지 말지어라

서로 부대끼며 살다 보면 의심할 경우 있다.웃으며 다가 오지만 속에는 칼을 품고 있을 수도 있고좋은 말씀이라며 열변을 토하지만 그 진의가 좀 찜찜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인간은 부정적 사고로 편향((negativity bias) 되어 진화되었다고 말하는 진화론자도 있다.잘 모르는 상황이 발생되면 위험할 것이라고 우선 예측하는 개체가 더 많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다. 내게 들어오는 무수한 정보를 내가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이럴 경우에는 의문이 들고 이를 질문을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 순서다. 여기에서 하나 구분이 필요한 것이 의심과 의문의 개념 차이다.‘의심은 불신(不信)의 마음이 바탕에 깔린 질문이고, 의문은 완전해지고자 하는 욕구가 만들어낸 질문이다.’ 라는 인용구가 나의 이해를 돕는다.의..

요설 2024.10.26

촉촉한 마음

‘감성’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정확한 의미가 뭘까?구글님에게 물어 보기전에 나름대로 이해한 뜻은,‘내가 받는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 정도다. 낙엽 떨어지는 것을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과청소할 걱정을 먼저 하는 사람의 차이 정도. 눈물이 흐르면 안구 질병을 의심하고, 가슴이 뛰면 부정맥을 더 걱정해야 할 때가 되어서인지내 마음이 참 건조하다는 생각이 든다.삶을 좀 촉촉하게 만들려면 감성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부족한 감성을 어디서 가져올 수는 없을 것이고그나마 내 마음속에 한 자락 남아 있는 감성 조각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볼 때마다 감탄하고 흥분되는 자연에서 그 불씨를 찾자.밤하늘 별 무리를 쳐다보며 현기증을 느끼고맑은 호수에 마음속 찌꺼기가 비쳐지는 것을 부끄러워 할 수 있는 곳.그..

단상/일상 2024.10.21

크레딧(Credit)

영한 사전을 찾아보면 ‘신용’이라고 대표적으로 번역된다.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세금 낼 때 내 account를 보면 credit와 balance 두가지 숫자가 표시되는데, credit는 지난 기간 동안 내가 내야 할 것 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납부했을 때 환급돼서 적립된 숫자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번에 낼 세금에 credit를 제외한 금액이 balance로 표시된다.  교회에서는 나쁜 짓 많이 한 사람도 죽기전에 고해하고 잘못을 빌면 용서받는다고 한다. 곧이 곧 대로 해석할 때, 좋은 일도 좀 했지만 나쁜 짓을 더 많이 한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이 세상을 하직했을 경우 고해할 기회를 놓쳐서 용서 받을 기회마저 놓치면 억울할 것 같다는 우둔한 생각도 든다. 선하게도 살고 때론 내 양..

단상/일상 2024.10.13

아침 단상: 촌놈 생각

가급적 퍼 나르기는 안 하는데 오늘 한국 신문에서 본 기사에 뭔가 꽂혀서 아래에 싣는다.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서울 한 러닝 크루(달리기 모임)에 가입해 첫 모임에 나갔다가 기가 죽었다. 상당수 회원들이 트레일 러닝에 적합한 최고급 전문 의류와 러닝화로 ‘풀 장착’ 하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잘 포장된 한강공원을 달리면서 체력을 기를 요량으로 러닝 크루에 가입했던 정씨는 “달리기를 하는 데 이렇게 비싼 장비들이 필요할 줄은 차마 몰랐다”고 했다.달리기는 그간 맨몸에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운동’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달리기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일부 동호인은 선수용 장비를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인기 있는 수입 러닝화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 5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수십만 ..

시사 2024.10.04

블로그 활동 3년차

3년전 딸이 블로그를 소개해줬을 때 가끔씩 깜박거리는 아빠가 걱정스러워서 머리 좀 쓰게 할 요량이었던 것으로 짐작하고 흔쾌히 OK했다. 사실 그 당시 글 쓰는 것이 취미는 아니었지만 회사 생활 할 때 이런저런 기안서나 보고서를 꽤 깔끔하게 쓴다는 칭찬 받은 기억은 있어서 작문 하는 것이 별로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딸이 만들어준 account를 통해 들어와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흥미로웠다. ‘인간관계 단절’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방에 앉아서 전 지구인과 접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관계를 맺는 방법이 달라졌을 뿐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먼저 방향을 정했다. 참고로 한 격언은 모 시인이 말한 “개구리는 준비 운동 안하고 물에 뛰어든다.”..1년 동안 100개 정도의 글을 써 보자. 글의 내용은 ..

단상/글쓰기 2024.10.03

스무 번의 기회 중 하나

수년 전 늦가을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주립 공원.그때는 추수감사절이 지난 날이라 공원 입장료 받는 사람도 없어서 시작부터 공짜 여행이라는 기분이 들었다.활엽수가 울창한 숲인데 노란색 톤 일색.그 속을 걷자니 마치 노란 물감속으로 잠기는 느낌이었다.발 밑도 노랗고 사방이 노랗고… 나무 윗부분 단풍이 낙엽 되어 떨어진 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숨쉴 구멍을 만들어 줘서 다행히 질식사하지는 않았음.   얼마전 손가락 들어 헤아려보니 희망을 좀 버무려 생각한다면, 내차 몰고가서 두발로로 걸으면서 즐길 수 가을이 스무 번 남짓 남은 것 같았다.이 가을에는 미친 듯 돌아다녀야지 하며 다짐하고 이번에 다시 그곳을 가 본다.아직 가을 초입이어서 노란 물감 바다는 아직이고 하늘 쪽 가지 끝부분의 초록색이 조금씩 옅어..

단상/일상 2024.09.29

단풍이 아름다운 사회 2

더 나은 삶을 위해 캐나다로 이민 왔지만 아직도 못내 아쉬운 것이 한국의 단풍, 그 중에서도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설악산 단풍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질펀한 정글 같은 느낌이 드는 캐나다 보다는 한국 단풍이 더 예뻐 보인다. 자기와 다른 종이 우글거리는 곳에 서슴없이 들어갈 수 있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다고 한다. 예로부터 어울려서 협력할 수 있었기에 신체적으로 연약한 인간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졌고, 남의 생각을 받아들여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고가 창조적 문명 건설의 원동력이 되었다. 가을 단풍이 모두 한 색깔이라면 어떨까? 온 산이 빨갛거나 노란색이면 장엄한 느낌은 들지 몰라도 오래 보면 좀 물릴 것 같다. 어느 잎 하나 똑같은 모양과 색깔이 없고 바위 사이로 계속물이 휘..

시사 2024.09.24

기우는 달

새벽에 집 앞에 나가 하늘을 보니 추석달이 많이 이지러졌다.‘달도 차면 기우나니’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Mall에서 파는 꽃 화분을 여름내 걸어두고 즐거워했는데 아침 이슬이 찬 지금까지도 붉은 꽃잎이 그대로다.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이 대견해서 매일 열심히 물은 주면서도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땅에 뿌리박고 살다가 이미 시든 자기 친구들 따라 가고 싶어할까? 안락사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그 중에서 ‘연명치료’의 동의, 거부에 대한 결심은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시장에서 파는 화분에 있는 꽃들은 가공 과정을 거친 것 같다.향기가 적거나 아예 없고 무엇보다도 보통의 꽃들보다 이상하리만큼 오래 살아 있다.필시 무슨 약품을 넣어 덜 시들게 만든 것이라 짐작해 본다. 동백꽃은 태생이 겨울에 꽃 피우게 만들..

단상/일상 2024.09.21

무례(無禮)

지극히 가까이 있는 분들에게는 무례하고 평생 한번 볼까 말까 하는 사람에게는 공손하다. 예(禮)는 인간의 이성이 만들어 낸 것이다. 먹이 찾아 집에 들어온 들개가 주인에게 예를 갖춰 음식 구걸하지는 않는다. 동물에게는 인간과 같은 이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갖추려면 내 본성을 이성으로 관리해야 한다. 반말로 “어이 이리와” 하면 쉬울 것도 “~님 이쪽으로 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해야 한다. 그럼 거의 매일 매시간 보는 사람에게 무례해지기 쉬운 까닭은 무엇일까?편해서 그렇다 혹은 쉽게 생각해서 그렇다.애써서 이성을 작동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조금 본성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조금 더 동물 쪽으로 내 마음이 옮겨진 것이다.곰곰이 생각하지 않고 쉽게 행동한 결과다. 반대로 어쩌다 한..

단상/반성 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