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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보물

“네 발 밑의 다이아몬드 밭.” 바깥에서 더 나은 것을 찾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경구다. 행복을 찾아 무지개를 쫓는 자에 대한 교훈. 스승을 찾아 10년을 헤매다 돌아온 아들을 반겨 맨 발로 뛰쳐나오는 어머니. 근자에 많이 회자되는 신조어 ‘소확행’. 이 모든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존재한다는 이치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 안에 있는 나의 보물을 먼저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집콕 생활을 한지 1년이 다 되어가니 슬슬 답답해지고 그간 적조 했던 친구들의 연락처를 뒤져보면서 스스럼없이 연락할 수 있는 친구의 수가 몇 안됨을 보고 약간은 서글퍼 진다. 아직 나를 생각하고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이들의 이름을 찾는 것 보다 항상 내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

단상/반성 2021.09.04

낙타 등에 지푸라기를 얹다

짐을 잔뜩 실어도 꿋꿋이 버티던 낙타가 한계점에 도달하면 마지막으로 지푸라기 하나를 얹는 순간 주저 앉는다. 무엇이든 한계에 도달하면 작은 충격에도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지금 미국이 불타고 있다. 경찰의 과잉 제압에 의해 흑인이 사망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동안 누적된 인종차별 불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스트레스 누적, 소외 계층의 박탈감, 국가 리더의 대립 구도 조장 리더십 등이 복합된 사회적 불만이 이번 흑인 사망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폭발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인 것 같다. 완전하게 공평한 세상은 묘지 안에서만 존재한다는 자조에 가까운 말이 있다. 인간 세상의 굴러가는 이치가 불공평에 바탕을 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능력위주의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이고, ..

시사 2021.09.04

Do something과 똑멍부게

영어가 약간 어눌했던 폴란드에서 온 신부님이 늘 하셨던 “Do something.”이라는 말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움직이지 않으면 녹슨다. 게으름은 죄의 근원이다. 문제를 앞에 두고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뭔가를 시작하라. 참 좋은 말씀으로 간직하고 싶다. 조직이론에서 나오는 인간의 유형 중 한가지다. 일명 똑멍부게론이다. 똑똑하다, 멍청하다, 부지런하다, 게으르다. 이러한 특성을 조합하면 4가지 인간의 유형이 나온다. 과연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할까? 1. 똑부: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 성과가 가장 높은 유형이다. 조직에서 누구나 이러한 유형의 사람을 원한다. 반면에 이러한 상사를 모시고 있는 부하는 피곤해지기 쉽다. 뭐라고 대들 수는 없는데 왠지 정이 안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 인..

단상/반성 2021.09.03

곰곰이 생각하며 읽기

하느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고자 그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고 아브라함은 이에 순종한다.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후세의 사람들은 이를 하느님께 대한 지극한 믿음의 모델로 삼고, 하느님이 그의 믿음을 확인 후 축복의 근원으로 삼으셨다며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을 찬양한다. 나를 시험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분은 하느님이시다. 그런데 왜 정작 본인은 인간을 시험하는가? 남이 내게 하는 싫은 짓은 나도 남에게 하지 말하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면, “시험” 역시 그 분으로서는 하지 말아야할 것 중 하나다. 성경의 내용을 한단어로 축약하면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의 하느님께서 인륜을 거슬러는 친자살해를 믿음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사용하셨다면, 목적이 방법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인간의 상식적..

요설 2021.09.03

흔적 없애고 추억 남기기 1

이제 나이가 60 중반에 가까워지니 대화의 주제도 달라져서 이전까지는 거의 금기시했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러워진다. 다른 이들의 생각도 살펴보고 내가 죽음을 맞이한 이후 남은자를 위한 배려도 생각해볼 필요를 느낀다. 아무래도 나보다 오래 남아 있을 것 같은 아내의 의견을 물어보니 나를 그냥 떠나 보내기는 아직은 조금 섭섭한 듯 무엇인가 추억할 만한 흔적을 남기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 매장 보다는 화장이 낫다는 것에는 마지 못해 동의했지만 화장 후 유골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아내는 최소한 유골함이라도 적당한 곳에 모셔 놔야 보고 싶을 때 찾아갈 곳이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 뜻이 우선 고맙다. 힘들었던 경험도 추억이 되면 그립고 좋아 보이는 법이다...

단상/일상 2021.09.03

공룡알

Hay(건초)를 베어서 말아 놓은 것이다. 곧 트럭이나 기차에 실려 나갈 것이다. 동물의 먹이로 사용되는데, 일년에 몇번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 한국인들은 말아 놓은 Hay 뭉치가 들판에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옛날 공룡이 광활한 들판에 알을 낳아 놓은 것을 연상해서 '공룡알'이라고 부르곤 한다. 공룡이 산 실제 모습과 비슷한지는 몰라도 들판에 놓여진 건초 더미에서 공룡 시대의 자연 모습을 연상하는 상상력이 참 좋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건초 뭉치'라고 부를 때의 다소 건조하고 삭막한 느낌 보다 공룡알이라고 부르고 나서 보는 하늘과 지평선의 모습이 색다르다.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고, 나그네의 걷는 모습을 연상하는 천재 시인의 영감을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

여운 2021.09.02

금수저 흙수저 1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는 자” 어리석고 게으른 사람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되는 비유다. 하지만 작은 확률에도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그 사람의 끈기와 한번쯤 시도는 해보는 도전정신은 칭찬할 만한 것이 아닌지. 어차피 자신의 손으로 감을 딸 재주가 없다면 입이라도 벌리고 기다리는 것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나을 것이다. “행운은 노력이 기회를 만났을 때 일어난다.”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노력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에는 공감해도 많은 사람들은 기회의 불공평함을 탓한다. 그래서 금수저 흙수저는 이제 누구나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는 낱말이 됐다. 하지만 만인에게 공평한 기회란 애당초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항상 변하는 환경과 다른 사람들과 엮여서 만들어지는 기회라..

단상/일상 2021.09.02

건강한 사회

언젠가 손 세정제 홍보 부스에서 제품 테스트를 해 본적이 있다. 세정제로 손을 씻고 특수 전등 불빛을 쪼이면 세균이 있는 부분은 푸른색으로 보여서 세균 잔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세정제로 나름 열심히 씻었는데도 많은 부분, 특히 손가락 사이는 여전히 푸르뎅뎅한 색을 보여서 속으로 섬찟했던 느낌이 기억난다. 수시로 달라붙는 균 이외에도 사람의 몸에 항상 기생해서 살고 있는 균은 대략 39조 마리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항상 균을 달고 살지만 건강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세균과 공생하는 것이 일상인 셈이다. 코로나 치료약이나 완벽한 백신 개발을 모두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국가의 대통령 생명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쥐고 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돌아다닌다. 과연 코로나 바..

시사 2021.09.02

240년

7,500,000,000÷(1×60×60×24×365)=238 오랜만에 수학지식을 활용해서 계산해본 것이다. 세계 인구를 1초에 한 명씩 만나 인사한다면 몇 년이나 걸릴까? 얼추 240년 걸린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240년을 살수도 없고, 밥 안 먹고 잠안자고 1초에 1명씩 만날 수도 없으니 말이다. Post Canada에서 무료 우편 엽서를 보내왔다. 펜데믹 상황에서 고립된 사람들끼리 안부라도 물으며 위안을 주고받으라는 취지로 나온 아이디어로 짐작된다. 좋은 뜻이 고마워서 막상 엽서를 쓸려고 하니 보낼 곳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뜬금없이 엽서를 보내기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생각 않고 편히 인사할 수 있는 지인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6..

단상/반성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