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000,000÷(1×60×60×24×365)=238
오랜만에 수학지식을 활용해서 계산해본 것이다. 세계 인구를 1초에 한 명씩 만나 인사한다면 몇 년이나 걸릴까? 얼추 240년 걸린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240년을 살수도 없고, 밥 안 먹고 잠안자고 1초에 1명씩 만날 수도 없으니 말이다.
Post Canada에서 무료 우편 엽서를 보내왔다. 펜데믹 상황에서 고립된 사람들끼리 안부라도 물으며 위안을 주고받으라는 취지로 나온 아이디어로 짐작된다. 좋은 뜻이 고마워서 막상 엽서를 쓸려고 하니 보낼 곳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뜬금없이 엽서를 보내기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생각 않고 편히 인사할 수 있는 지인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60여년간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하지만 지금 엽서 한 장 쉽게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드무니 허망하다는 느낌이 든다. 240년을 잠 안자고 밥 안 먹고 1초마다 한 명씩 만나도 다 못만나는 사람들 가운데서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 수년을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과의 인연을 이리도 소홀히 했던가 라는 자책감이 든다.
인은 씨앗이고 연은 그 씨앗을 움 틔우는 물과 공기 같은 것이라는 설명이 기억난다. 이런저런 이유로 만난 것이 인이고 그 만남을 유지하는 것이 연이라면 지금 엽서 한 장의 용도를 못 정하는 현실은 내가 연을 잘못 다뤄온 결과가 아닐까? 옷깃을 스치는 인연까지 붙잡지는 못할지라도 아직 연락처라도 남아 있는 인연은 다시한번 보듬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준 Post Canada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