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약간 어눌했던 폴란드에서 온 신부님이 늘 하셨던 “Do something.”이라는 말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움직이지 않으면 녹슨다. 게으름은 죄의 근원이다. 문제를 앞에 두고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뭔가를 시작하라. 참 좋은 말씀으로 간직하고 싶다.
조직이론에서 나오는 인간의 유형 중 한가지다. 일명 똑멍부게론이다. 똑똑하다, 멍청하다, 부지런하다, 게으르다. 이러한 특성을 조합하면 4가지 인간의 유형이 나온다. 과연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할까?
1. 똑부: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
성과가 가장 높은 유형이다. 조직에서 누구나 이러한 유형의 사람을 원한다. 반면에 이러한 상사를 모시고 있는 부하는 피곤해지기 쉽다. 뭐라고 대들 수는 없는데 왠지 정이 안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 인간미까지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다.
2. 똑게: 똑똑하지만 게으른 사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100% 발휘 못하니 남이 보기에 아쉬운 사람이다. 하지만 본인은 크게 어려움을 모른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그 총명함을 발휘하면 되니까. 세상을 편하게 사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 조직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최소한 자신이 해야 할 만큼은 하고 가끔씩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조직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3.멍게: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
조직에 그냥 덤으로 있는 사람이다. 월급만큼 손해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항상 뒷전에 서 있으므로 최소한 앞장서서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꼭 조직이 데리고 있어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냥 한 명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고 가만히 나누면 속 편하다.
4. 멍부: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
조직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다. 대부분 본인이 멍청한 줄 모르거나 뭔가 행세를 하고 싶어하지만 머리는 못 따라 가는 경우가 많다. 자질 없는 사람이 지나치게 신념이 강한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라도 한다는 격언’을 모르고 일을 저지르고 키운다.
요즘 고학력의 시대, 정보의 홍수 시대, 경쟁의 시대다. 많이 배웠고 많이 알지만 지식이 지혜로 발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가만이 있으면 불안해지고 인정받지 못하면 죽기보다 더한 자존심의 손상을 입는다. 멍부가 출현하기 좋은 환경이다. Do something하기 전에 내가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항상 자신에게는 관대하니 바른말 잘해서 내 속을 긁어 놓기 좋아하는 마누라의 의견을 들어볼 참이다.
2020년 6월 27일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해도 되는지 의심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