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반성

내 안의 보물

Chris Jeon 2021. 9. 4. 05:54

  네 발 밑의 다이아몬드 밭.” 바깥에서 더 나은 것을 찾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경구다. 행복을 찾아 무지개를 쫓는 자에 대한 교훈. 스승을 찾아 10년을 헤매다 돌아온 아들을 반겨 맨 발로 뛰쳐나오는 어머니. 근자에 많이 회자되는 신조어 소확행’. 이 모든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존재한다는 이치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 안에 있는 나의 보물을 먼저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집콕 생활을 한지 1년이 다 되어가니 슬슬 답답해지고 그간 적조 했던 친구들의 연락처를 뒤져보면서 스스럼없이 연락할 수 있는 친구의 수가 몇 안됨을 보고 약간은 서글퍼 진다. 아직 나를 생각하고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이들의 이름을 찾는 것 보다 항상 내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항상 곁에 있으니 당연한 존재로 치부하고 아끼고 존중하고 보살펴 주는 것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가족보다 더 가까운 존재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군말없이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준 내 몸이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돌보듯 내 몸을 돌보면 건강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자조가 있듯이 평생동안 나를 지탱해주고 생명을 담아준 내 몸의 소중함에 감사할 일이다. 그 중에서 평생을 사용해도 주어진 capacity10%도 못쓴다는 두뇌에 미안할 따름이다. 나를 세상에 보내신분이 쥐어 주신 능력의 십 분의 일도 쓰지 못하는 내 게으름이 민망하고 아쉽다.

 

  일본의 건축 철학은 집안에 자연을 들여 놓는 것. 한국의 철학은 자연속에 집을 놓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적한 Trail을 걸으면서 인상 깊은 장소마다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이는 재미가 있다. 내가 붙인 이름이니 그것은 내 것이고 내년 income tax 신고할 때 이곳을 내 재산으로 신고해야 하겠다고 실없는 농담을 하곤 한다. 맑은 공기와 수려한 자연, 밤하늘 무한대의 별이 다 내 것인데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내 자신이 보물이 되자. 내 자신이 보물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 나눠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버린 쓰레기가 남에게는 보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게는 하찮은 것일지라도 그것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자. 목 마른 사람에게는 생수 한 병이면 되고 외로움에 지친 사람에게는 말한마다 건네 주는 배려면 충분하다. 내 혼자서 충분치 않으면 여럿의 힘을 합치면 된다.

 

  물에서 뛰쳐나와 숨을 헐떡이는 어리석은 물고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먼저 내 안의 보물을 찾고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2021.1.3

내 안의 보물에 대해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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