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89

죽음의 선택

아직 죽는 시기는 내 맘대로 할 수 없지만 죽는 방법은 내가 고를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안락사, 존엄사, 조력사, 연명치료 중단…단어 별 정의가 헷갈린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전문가들 조차도 명확한 개념 정립이 아직 덜되어 있어서 문제라는 지적이 많음을 보고 놀란다. 하기야 근자에 대두되는 이슈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그러나 나도 잘 모르는 용어를 사용하기는 좀 거북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나름 정리해 봤다. ●안락사 -  임종 시기에 임박하여 극심한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편안한 죽음을 맞게 해준다는 포괄적인 용어 -  치사량의 주사를 놓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행동 ☞ 두가지 의미가 혼용되어 사용 중  -  안락사는 시술 방식에 ..

단상/일상 2024.07.17

창고속에서 잡상(雜想)

#1 어떤 인간이 내 마음을 상하게 한다. 꼭 같은 인간은 없다. 모두 고유하다. 그래서 소중하다.창조주는 필요 없는 것 만들지 않겠지. 나와 다르다고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되지. 모난 돌이나 둥근 돌이나 모두 쓰일 데가 있는 법.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어떤 유형이라도 멤버가 된 이상은 용도에 맞게 쓰더라.그러나 얼치기 리더는 자기랑 비슷한 돌만 골라 쓰다가 종국에는 와르르 무너진다. 그러나 나는 훌륭하지 않다. 그래서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는다. 세모가 네모를 만나 콕콕 찔리며 피 흘리는 것은 어리석다. 세모. 네모가 절대 스스로 바뀌지는 않지. 그래서 세모는 세모끼리 네모는 네모끼리 맞추어 사는 것이 현실적이다. 내가 가시라면 나는 가시 덤불 속에서 살겠다. #2 아직 마음은 젊다. 가끔씩 가슴이 벌렁..

단상/일상 2024.07.16

무관심

우연히 작년 신문기사를 읽다가 ‘무관심’이란 단어를 발견했다.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가톨릭 수장으로서 보낸 지난 10년간의 소회를 밝혔다…(중략)… 교황은 재임 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것으로 교회 안팎의 부패를 꼽으며…(중략)…‘앞으로 무엇을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평화' 한 단어로 답했다…(중략)… 최근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는 ‘무관심의 세계화’를 꼽았다.” 교황님이 최근 가장 걱정하시는 것이 ‘부패’와 ‘무관심의 세계화’다. 이중 부패는 짐작하겠는데, 무관심의 세계화는 새롭다. 신앙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단어가 사랑과 평화인데 무관심이란 것이 이 같은 가치를 훼손하는 또 다른 나쁜 것임을 짐작한다. 나의 무관심을 합리화 하는 이유들을 생각해 본다. 참 많은 것이 즉시 떠오른다.‘내 일 아닌데’ ‘..

단상/일상 2024.07.13

갈증

#갈증은나를 더 간절하게 만듭니다. 갈증이 없는 나는 무기력해 집니다.갈증이 없는 나는 게을러집니다.갈증이 없는 나는 방향을 잃습니다.갈증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컵에 물이 담겨있는 이상내가 물을 찾아 나설 이유가 없습니다. #어느 신부님의 강론에서 기억되는 부분.“카지노에서 마지막 판돈을 건 후 도박사가 하는 기도와 교회에서 신자가 하는 기도의 차이점은?” ‘간절함의 정도’누가 더 간절한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해의 절반이 지난 7월 어느 날집적대다가 그만 둔 일, 머리속에서만 뱅뱅 돈 일들이 많음을 자각하다

단상/일상 2024.07.05

가장 빠른 새 2

같은 거리라면 탁 트진 신작로와 굽이굽이 이어지는 오솔길 걷는 것 중어느 것이 나을까?내 경험상 오솔길 걸을 때 힘이 덜 든다. 휘어져 끝이 안보이니 앞길이 궁금하다.굽이마다 다른 풍경이 나오니 새롭다.신호등이 없어 가거나 서거나 내 맘이다. 대신 두려울 수는 있다.저 앞 모퉁이에 산적이 있으면 어쩌나?잘 닦여지지 않은 길이니 돌부리에 채일 수도 있고.시끌벅적한 곳에 길들여진 사람은 외로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택할 수만 있으면 오솔길을 걷는다.뻔한 것 보다는 ‘아리송’이 낫다.종착역을 모른채 ‘어느새’를 타고 가는 내가덜 슬픈 이유이기도 하다.

단상/일상 2024.07.03

가장 빠른 새 1

버나드 쇼 묘비  ‘눈 깜짝할 새’눈 한번 깜빡하는 시간은 보통 0.2~0.3초라고 한다.그 보다 더 빠른 새가 있다.‘어느새’ 마음의 시간은 인간이 만든 시간과는 다르다.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처럼 시간이 더디게 갈 수도 있지만‘어느날 거울 앞에 서니 왠 할배가 나를 보고 있더라’ 라는 말이 가슴에 더 와닿는다. 어느새 여름이 되고 어느새 한 해가 저문다.어느새 아들 입학식, 어느새 낯선 여인이 며느리라고 인사하고.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 어느새 손주 안고 그러다가 어느새… 어~어~ 하는 사이 시간의 가속 페달이 밟혀서 40, 50, 60km…로 속도가 오른다.너무 빨라서 어지럽다 싶으면 바닥에 누워있는 나를 보고“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라며 때 늦은 후회를 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어느새’ 등에..

단상/일상 2024.07.01

말귀 3

한 연구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 음성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40% 이내이고, 몸짓, 표정 등과 같은 동작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60%라고 한다. 그러니 말귀 못 알아 듣는다고 욕먹는 귀는 좀 억울하다. 말귀 잘 알아듣기 위해서는 내 몸 전부가 필요하다. 이목구비뿐만 아니라 내 머리와 가슴으로 상대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게 전해오는 메시지가 꼭 사람에게서만 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비가 오기전에 하늘이 흐려지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욕심내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근육에 통증이 온다. 구름 끼면 우산 준비하라는 신호이고 몸이 뻣뻣해 지고 아프면 좀 쉬라는 충고다. 이런 것들을 제때 제대로 못 알아 들으면 홍수에 휩쓸려 가고 감기 몸살로 자리에 눕게 ..

단상/소통 2024.06.26

말귀 2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어라.” 귀란 원래 듣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 아닌가? 그럼 들을 귀 있고 못(안)듣는 귀 따로 있다는 말인가? 내가 약속된 언어로 ‘A’라고 말했는데 왜 상대는 ‘B’ 혹은 완전히 다른 ‘Z’로 이해할까? 1.듣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 듣는 경우가 있다. 상대의 말이 듣기 싫거나 존중하지 않는 경우 내 귀는 열려 있어 소리는 받아들이지만 그 소리가 머리나 가슴으로 전달되지 않고 반대편 귀로 흘러 나간다. 그러니 상대가 하는 말에 동문서답하거나 눈만 멀뚱멀뚱한다. 2.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경우. 나의 프레임에 갇혀 있을 때 그렇다. 이럴 경우 내가 원하는 단어나 문장만 들리고 기억된다. 고약한 기자가 상대가 말한 내용 중 자기가 의도한 단락만 잘라서 본인의 뜻대로 편집하여 기..

단상/소통 2024.06.24

낙서 50: 묻는 것은 죄가 아니겠지요?

어느 블로거 분의 글에 댓글 달다가 좀 답답해져서 글 씁니다. “얼마전 해질 무렵 공원 산책하다가 입에 다람쥐를 물고 가는 코요테를 봤습니다. 저녁거리 잡아서 머무는 굴로 가는 모습. 아마 굴에는 새끼들이 배고픔 참으며 엄마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코요테 입에 물려서 덜렁거리며 가는 다람쥐는 또 뭔가?역시 자기 새끼 저녁 먹이감을 구하러 나왔다가 이리 됐을수도...그럼 오늘 저녁 다람쥐 새끼들은 어찌하노?이리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참 좋았다" 하셨던 분의 의도는 무엇이었나?막걸리 한잔 걸치고 그 블로거 분의 글 주제와는 상관없이 주절주절대는 나."그래서 어쩔래?" 묻는다면?할말이 없습니다.

단상/낙서 202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