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20

아침단상: 한순간 한가지씩

살아있는 뇌는 비어 있을 수 없다고 한다.어느 순간 뇌는 한가지 이상의 생각을 중첩해서 진행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Multitasking 하는 것 같이 보여도 순간 순간 뇌가 빠르게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옮겨가는 속도가 빨라서 그렇게 보일 뿐 사실은 한순간 한가지가 맞다고 한다.그래서 여러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하거나 서로 다른 일들을 같이 진행하거나 생각하게 되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고 한다. 며칠동안 몇 가지 일을 함께 진행하다 보니 좀 피곤하고 짜증도 난다.이것 하면서 저것이 걱정되기도 해서 춤 연습하다가 이 춤 저 춤 헷갈려서 스텝이 꼬이는 것처럼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지기도 한다. 늦가을 단풍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답다.수북이 바닥에 깔린 낙엽 카펫이 마음도 푹신하게 만드는 것..

단상/일상 2024.11.08

만추(晩秋)

할 일이 없어서 심심하다.그래서 없는 일도 만든다.이런 사람은 아직 행복하다.건강이 허락되고 의욕도 살아있다. 심심한데 일 만들기도 힘들고누가 나를 찾는 소리마저 줄어들면귀에서 쨍~ 소리 들릴 듯 조용하고난 슬퍼질 것 같다. 며칠 좀 무리했는지코 밑에 염증이 생겼다.거울보고 약 바르며싱긋 웃는다. ♥가을 끝자락이 겨울 문턱을 넘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만추 많이 즐기시고 건강 하십시오 ♥

단상/일상 2024.11.03

11월 초 아침 단상, 쓸쓸하다

문득 사는 것이 구조적으로 힘들고 외로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어디에서 왔는지 내가 본 바가 없고. 어디로 언제 갈지 내가 정할 수도 없고.사는 과정 자체가 경쟁이 아닌 것이 없고.숨 한번 쉬는 것도 에너지를 써야 되니, 세상 공짜로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 것이 없고.사는 여정 매 순간마다 내 자신 결심의 연속이고. 그 결과는 오롯이 내 책임. 애써 내가 행복하다고 용쓰며 생각해야 행복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살자니 멍청한 존재인 것 같고.그래서 절대자를 구하고 의지하며,내가 그분을 믿는다고 믿고.그래서 어디에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종착역에 내리면, 그곳에 이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믿으며 사는 것. 그럼 지금 내가 사는 이 세상은 뭔고? 참 쓸쓸하다.

단상/일상 2024.11.03

촉촉한 마음

‘감성’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정확한 의미가 뭘까?구글님에게 물어 보기전에 나름대로 이해한 뜻은,‘내가 받는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 정도다. 낙엽 떨어지는 것을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과청소할 걱정을 먼저 하는 사람의 차이 정도. 눈물이 흐르면 안구 질병을 의심하고, 가슴이 뛰면 부정맥을 더 걱정해야 할 때가 되어서인지내 마음이 참 건조하다는 생각이 든다.삶을 좀 촉촉하게 만들려면 감성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부족한 감성을 어디서 가져올 수는 없을 것이고그나마 내 마음속에 한 자락 남아 있는 감성 조각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볼 때마다 감탄하고 흥분되는 자연에서 그 불씨를 찾자.밤하늘 별 무리를 쳐다보며 현기증을 느끼고맑은 호수에 마음속 찌꺼기가 비쳐지는 것을 부끄러워 할 수 있는 곳.그..

단상/일상 2024.10.21

크레딧(Credit)

영한 사전을 찾아보면 ‘신용’이라고 대표적으로 번역된다.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세금 낼 때 내 account를 보면 credit와 balance 두가지 숫자가 표시되는데, credit는 지난 기간 동안 내가 내야 할 것 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납부했을 때 환급돼서 적립된 숫자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번에 낼 세금에 credit를 제외한 금액이 balance로 표시된다.  교회에서는 나쁜 짓 많이 한 사람도 죽기전에 고해하고 잘못을 빌면 용서받는다고 한다. 곧이 곧 대로 해석할 때, 좋은 일도 좀 했지만 나쁜 짓을 더 많이 한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이 세상을 하직했을 경우 고해할 기회를 놓쳐서 용서 받을 기회마저 놓치면 억울할 것 같다는 우둔한 생각도 든다. 선하게도 살고 때론 내 양..

단상/일상 2024.10.13

블로그 활동 3년차

3년전 딸이 블로그를 소개해줬을 때 가끔씩 깜박거리는 아빠가 걱정스러워서 머리 좀 쓰게 할 요량이었던 것으로 짐작하고 흔쾌히 OK했다. 사실 그 당시 글 쓰는 것이 취미는 아니었지만 회사 생활 할 때 이런저런 기안서나 보고서를 꽤 깔끔하게 쓴다는 칭찬 받은 기억은 있어서 작문 하는 것이 별로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딸이 만들어준 account를 통해 들어와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흥미로웠다. ‘인간관계 단절’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방에 앉아서 전 지구인과 접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관계를 맺는 방법이 달라졌을 뿐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먼저 방향을 정했다. 참고로 한 격언은 모 시인이 말한 “개구리는 준비 운동 안하고 물에 뛰어든다.”..1년 동안 100개 정도의 글을 써 보자. 글의 내용은 ..

단상/글쓰기 2024.10.03

스무 번의 기회 중 하나

수년 전 늦가을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주립 공원.그때는 추수감사절이 지난 날이라 공원 입장료 받는 사람도 없어서 시작부터 공짜 여행이라는 기분이 들었다.활엽수가 울창한 숲인데 노란색 톤 일색.그 속을 걷자니 마치 노란 물감속으로 잠기는 느낌이었다.발 밑도 노랗고 사방이 노랗고… 나무 윗부분 단풍이 낙엽 되어 떨어진 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숨쉴 구멍을 만들어 줘서 다행히 질식사하지는 않았음.   얼마전 손가락 들어 헤아려보니 희망을 좀 버무려 생각한다면, 내차 몰고가서 두발로로 걸으면서 즐길 수 가을이 스무 번 남짓 남은 것 같았다.이 가을에는 미친 듯 돌아다녀야지 하며 다짐하고 이번에 다시 그곳을 가 본다.아직 가을 초입이어서 노란 물감 바다는 아직이고 하늘 쪽 가지 끝부분의 초록색이 조금씩 옅어..

단상/일상 2024.09.29

기우는 달

새벽에 집 앞에 나가 하늘을 보니 추석달이 많이 이지러졌다.‘달도 차면 기우나니’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Mall에서 파는 꽃 화분을 여름내 걸어두고 즐거워했는데 아침 이슬이 찬 지금까지도 붉은 꽃잎이 그대로다.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이 대견해서 매일 열심히 물은 주면서도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땅에 뿌리박고 살다가 이미 시든 자기 친구들 따라 가고 싶어할까? 안락사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그 중에서 ‘연명치료’의 동의, 거부에 대한 결심은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시장에서 파는 화분에 있는 꽃들은 가공 과정을 거친 것 같다.향기가 적거나 아예 없고 무엇보다도 보통의 꽃들보다 이상하리만큼 오래 살아 있다.필시 무슨 약품을 넣어 덜 시들게 만든 것이라 짐작해 본다. 동백꽃은 태생이 겨울에 꽃 피우게 만들..

단상/일상 2024.09.21

무례(無禮)

지극히 가까이 있는 분들에게는 무례하고 평생 한번 볼까 말까 하는 사람에게는 공손하다. 예(禮)는 인간의 이성이 만들어 낸 것이다. 먹이 찾아 집에 들어온 들개가 주인에게 예를 갖춰 음식 구걸하지는 않는다. 동물에게는 인간과 같은 이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갖추려면 내 본성을 이성으로 관리해야 한다. 반말로 “어이 이리와” 하면 쉬울 것도 “~님 이쪽으로 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해야 한다. 그럼 거의 매일 매시간 보는 사람에게 무례해지기 쉬운 까닭은 무엇일까?편해서 그렇다 혹은 쉽게 생각해서 그렇다.애써서 이성을 작동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조금 본성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조금 더 동물 쪽으로 내 마음이 옮겨진 것이다.곰곰이 생각하지 않고 쉽게 행동한 결과다. 반대로 어쩌다 한..

단상/반성 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