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31

2024.01.11 아침, 타고 난다는 것

선한 사람으로 태어난 사람, 반대로 악인으로 태어난 사람. 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선하게 살고 다른 사람은 아무리 가르쳐도 악하게 산다. 그런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뇌에 무슨 문제를 갖고 태어난 정신 이상자를 제외 한다면. 무슨 과학적, 학문적 근거를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든 생각이다. 내 가족이 어떤 민족으로 태어난 이유 하나만으로 타 민족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면 나는 꼭지 돌 것 같다. 배고파서 도둑질해서 먹고 살던 사람이 의인 만나서 배고픔 면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침 받아서 개과천선한 사례 무수히 많다. 착하다고 으쓱될 것도 아니고 “이 죄인을 죽여 주소서” 라며 가슴만 칠 일도 아니지.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그러고 ..

단상/일상 2024.01.12

2024.01.10 아침 생각: 퍼 나르기

지난 년말 복 무지 많이 받아서 올해는 분명 운수 대통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자제 하지만 이리저리 가입되어 있는 단톡방이 여러 개 곱하기 열 번 이상의 복 많이 받으시라는 카드들 = 많은 복들 어느 단체에서 년말 바쁜데 일할 사람 없어서 발 동동 구르길래 이번이 기회니 좀 나오셔서 일 손 거들고 복도 지으시라는 내용의 글을 단톡방에 올렸더니 뭔가 속이 좀 거북하셨는지 어느 분이 바로 그 글 밑에 ‘복 많이 받으세요’ 카드를 여러 장 올렸음. 조금 참지 못하고 삐딱한 글 올린 나나 바로 빈정대는 그분이나 모두 도토리 키재기. 어느날 2024년 교통 범칙금이 왕창 올랐다는 내용의 글이 갑자기 단톡방 사이에 돌아다니기 시작 한다. 내용을 보니 좀 수상했다. 특히 게시된 글의 맨 아래에 “중요한 사항이니 긴..

단상/일상 2024.01.10

2024.01.09 아침 생각들

# 개고기 못 먹게 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갑론을박이 있었겠지. 문화라는 것, 차곡차곡 쌓여서 이루어진 것. 영원 불변하는 문화는 없지만, 대세는 수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다수가 먹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안 먹는 것이 맞겠다 싶다. 책상 옆 벽에 걸어둔 바우 초상화 한번 쳐다본다. # 문득 영혼, 내세, 지옥, 천국, 부활 같은 것 믿지 않는다고 내가 당장 더 나쁜 놈 될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국 갈려고 좋은 일 하는 것은 일종의 Deal 아닌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선한 사람은 어떤 경우도 선하게 살고, 악한 사람은 뭐래도 악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거친 생각이 든다. # 오늘 눈 내린다는 예보, 그리고 며칠 동안 춥단다. 이곳은 겨울에 추운 것이 당연한데 며칠 동안 영하로..

단상/일상 2024.01.09

되새김

블로그 시작한지 2년하고 반년이 더 지났다. 그동안 이리저리 모아둔 글들이 323개로 표시된다. 처음 시작할 때 100편 써보자는 목표를 가졌는데 숫자상 초과 달성이다. ‘시니어’란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글들이 꽤 되는 것 같아서 별도 파일 만들고 모아서 다시 읽어보니 마음에 드는 것이 소수다. 내 눈 높이가 높아진 것인지, 생각이 바뀐 것인지, 성급했던 것인지… 헌 글들 먼지 털어 다시 펼쳐볼까 생각 중이다. 내가 반추(反芻)하는 것이 주 목적이니, 내 서고에서 꺼내서 광택내서 다시 포스팅 하는 것이 문제 될 것 같지는 않다. 생각이 달라진 부분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좀 유치했다 싶으면 버리고. 어차피 댓글 비허용으로 할 것이니 옛 글에 이미 댓글 다신분들에게 덜 죄송스럽다. 그러고보니 댓글 최소..

단상/글쓰기 2024.01.07

댓글이란 것

나랑 오래 티격태격하며 같이 살아온 힘센 분이 자주 하는 조언. “나서지 마세요.”, “좀 지켜보세요.”, “이론과 실제는 달라요.” “당신도 실수 할 수가 있어요.”, “나랑 다른 생각에 좋아할 사람 별루 없어요.” … 내가 즉각 반박하는 말들. “맞는 것은 맞다고 하지 그럼 뭐라카노?”, “남의 말 듣고 가만히 있기만 한 사람 중에는 비겁하거나 책임감 없는 사람 많다.” “이론과는 다른 행동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야.”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지.”, “각자 생각 다른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러다가 또 싸움 직전까지 간다. 어느 한편이 “당신 맞소.” 라는 말이 안 나온다. 둘 다 그 이유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블로그 열 때 프로필에 다는 멘트를 뭘 할까 고민하다..

단상/글쓰기 2024.01.05

2023.12.20 아침 단상

이른 아침 한국 신문을 읽다가 ‘아름다운 복수’라는 글의 제목이 눈에 띈다. 사설 제목 치고는 감성적이라는 느낌이 먼저 들고, ‘아름다움’과 ‘복수’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대비가 조금 자극적이다. 좋은 단상의 씨앗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그 글의 세세한 내용은 다음에 읽기로 한다. 너와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입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는 복수가 있을까? 꽃으로 미운 상대를 때리는 방법? 결국 나의 희생이 필요하겠다. 최소한, 받은 만큼 되돌려 주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인데 이를 참고 더 멀리, 더 크게 봐야 하니 내 욕심을 먼저 버리는 수양이 필요하다. 끝이 안보이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아름다운 복수’가 과연 어떤 것인지 볼 수 있는 행운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단상/일상 2023.12.20

구식 재봉틀이 가져온 단상

#1 집에 오래된 재봉틀이 있다. 아내의 사랑하는 골동품이자 생활 도구다. 어느 날 작동이 멈췄다. 더 이상 재봉질이 안된다. 수명을 다한 것인가? “그래 할 만큼 했어.” “이젠 버려도 아깝지 않아.” 아내가 같은 말을 내 앞을 왔다갔다하며 계속 반복한다. 당신이 좀 고쳐보라는 압력으로 느껴진다. 불 켜고 자세히 들여다 본다. 실이 박히지 않으니 분명 북실 문제인 것 같다. 북실이 들어 있는 부분의 커버를 떼어내고 들여다보니 부속품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붙잡아 두는 arm이 두개 보인다. 별 생각없이 그 팔 2개를 열어 젖히니, 아뿔싸, 생선 배가르면 내장 튀어 나오듯 각가지 부속품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조립 순서 기억할 새가 없이 벌어진 일이다. 난감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또 염장 지른다. ..

단상/일상 2023.12.16

약속, 취미, 책임감

# 좀 헷갈려서 정리해 본다. 먼저 약속이란 것. 누군가가 무언가를 할 것인지, 아니면 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미리 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두 명 이상이 같이 사는 곳에서는 약속이란 것이 필요하다.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조직은 무너진다. 우리가 왜 돈에 목매나? 종이장 돈에 적혀 있는 금액만큼의 가치를 보장해 준다는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그 약속이 안 지켜지는 순간 사회는 무너진다. 취미라는 것.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남이 자기와 같이 안 한다고 탓할 것 없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남이 왜 그 짓 하느냐고 물을 것도 없다. 책임감 때문에 하는 일. 약속이란 것과 연관 된다. 내가 하기로 약속한 것이니 좋고 싫음에 관계없이 해야 한다. 내가 이 창고를 정해진 시..

단상 2023.12.11

낙서 39: 풍년 속 기근

아무리 좋은 곡물이라도 풍년이 계속되면 밭에서 썩어가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농부들은 눈물 흘리고 지구촌 어디에서는 여전히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와 대량 생산이 만들어낸 아이러니다. 한국에 하나님(하느님)이 20여 명, 재림 예수가 50명이 넘는다고 한다. 로마시대 사는 사람들조차 보기 힘들어 했던 십자가 불빛이 휘황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어디서나 들린다. 본인의 수상한 행적을 예수님의 고난으로 포장하는 자칭 사회 리더들이 많이 보인다. 3D 복사기로 원하는 것 뚝딱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돼서 그런지 성자, 성인들이 넘쳐난다. 너도 나도 거룩해지니 거룩함의 가치가 떨어진다. 무엇이 진정 거룩함인지 모르겠다. 사방 지천에 성자/성인들이 왔다갔다하니 나도 좀 그런 것 같다는 환상도 든다. 하나..

단상/낙서 2023.12.06

부질없다

성당에서 가장 바쁜 조직이 연령회다. 신자들의 단체로서 주로 선종하신 분들의 장례, 그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단체. 어느 가정이나 가족 중 누가 돌아가시면 당황하고 경황이 없다. 그런데 누가 알아서 척척 진행해 주니 고맙다. 비 신자였지만 본인 가족 장례식 때 연령회의 봉사 활동을 보고 세례 받기로 결심하신 분들도 많다. 나도 연령회 회원이다. 열심히 활동하는 ACTIVE MEMBER는 아니고 주로 운구 할 사람이 없을 때 아주 가끔씩 운구 봉사한다. 사실 장례 치러줄 가족이 없는 가정이거나, 운구 할 사람 고용할 돈이 없는 가정 등 사정이 어려운 가족들의 장례 준비를 보면 딱해서 내 주특기 좀 살린 것이다. 잘 걷고 팔 힘도 같은 나이 또래 비해서 약간 세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단상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