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아침단상: 행복하여라

Chris Jeon 2024. 11. 21. 00:10

 

“왜 사는가?”

참 어렵게 느껴지는 질문이다.

“죽을 용기가 없어서 산다” 라는 격한 대답도 있지만 좀 거칠다.

 

분명한 것은, 질문이 계속된다는 것은 아직 명확한 답을 못 구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계속 “뭐지? 뭐지?”하며 우물쭈물 하는 나는 내 앞에 서 있는 비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내 떠나온 곳과 내 가야 할 곳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는 인간이 그 사이 토막의 의미를 완벽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 삶의 의미에 대한 답 없는 질문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매 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인생을 즐겁게 살아라’.

해병대 구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의 고상한 버전이다.

사고가 단순해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살면 현실에 매우 충실할 수 있다.

부활절이 다가오는 줄 모르고 오늘 아침 먹이에 즐거워하는 칠면조 같은 본능.

하지만 인간은 축복인지 저주인지 동물의 본능을 뛰어 넘는 이성과 사고력을 가졌기에 땅만 바라보고 살 수 없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내가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 될 수밖에 없고 이 질문이 계속 되는 한 나는 행복한 돼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공상을 해본다.

만약 사람들이 ‘왜 사는가에 대한 분명한 한가지 답을 모두가 얻었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지금과 같은 세상살이에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답에 대한 구구한 해석들, 사는 이유에는 공감하면서 거기에 맞춰 살지는 않는 사람들, 즉각 자살하는 사람들, 더욱 기고만장 교만해지는 사람들, 때론 그 이유에 맞춰 살고 때론 아전인수로 합리화 하며 비켜가는 삶을 사는 사람들…

 

현재와 똑같은 세상.

결국 인간들은 내가 사는 이유를 계속 질문하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돌고 돌아 원점이다.

오늘도 헛심 썼다.

블루스 연습이나 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b5jofetirB8&list=RDEM0zysmIJ4TTQTM4nhuOmLDw&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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