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낙서 52

낙서 12 : 새벽 단상

오늘 조금 일찍 잠이 깼다. 아니, 깨워졌다. 어제 일이 생각난다. 여러 사람 모이는 곳에서 안내 봉사했다. 참석자들은 99% 마스크 착용했다. 100명중 1명 정도 착용안하고 입장하다가 쭈뼛쭈뼛 어색한 웃음 지으며 “다들 마스크 착용하네…” “마스크 드릴까요?” “아니, 저는 착용하기 싫습니다.” “그럼 그러세요.” 나중에 앞자리에 앉은 그분 보니까 어디서 구했는지 마스크 착용하고 앉아 계신다. 이런 상황을 같이 지켜봤던 사람과 이야기 나눴다. “그것은 소신이다” “그런 것을 소신이라고 할 수 없다” 나중에 언성이 조금씩 높아졌다. 나이 들수록 힘이 딸림을 느낀다. 내 몸속 에너지원은 핵분열이나 융합이 아닌, 정해져 있는 화석 연료를 태워 힘을 내는가 보다. 사실 그것이 소신인들 어떻고 아닌 들 내게 ..

단상/낙서 2022.03.29

낙서 11 : 덜 인간

다름을 옳고 그름으로 연결 짓지 말자. 인간은 모두 고유함을 가지고 있어 소중한 존재다. 맞다. 귀 하나인 토끼 나라에 귀 두개 가진 토끼가 왔을 때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들은 서로 생경(生硬)했을 것이다. 다른 종이 우글거리는 장소에 스스럼없이 들어가는 종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그래서 인간은 우월하다. 생각의 다름은 나를 긴장시킨다. 본능적으로 상대 논리의 허점을 찾는다. 상대는 틀렸을 것이라는 예단이 생긴다. 각자 다른 사고 방식, 그것이 우리가 만든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뭐랄 수 없다. 그럼에도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종 보듯 낯설어 하는 나는 덜 인간인가 보다.

단상/낙서 2022.03.29

낙서 10: 아마추어의 눈물

눈물은 왜 날까? 여러 이유 중 한가지는, 눈물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슬퍼서 울고 기뻐서도 운다. 너무 기뻐도 스트레스 수치가 오른다. 복권 당첨되고 흥분한 나머지 심장마비 온 사람도 있다. 몸과 마음의 자연스런 현상을 제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프로는 이러한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공인(公人)은 본인 감정 조절이 잘 되어야 한다. 누구보다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감정 조절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장수가 적진 앞에서 두려워 울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아이 마냥 펄쩍펄적 뛰며 좋아한다면 인간미는 있을지 몰라도 공인으로서의 믿음은 아무래도 덜 갈 것 같다. 선거에서 졌다고 눈물을 보이는 공인들이 여럿 있다. 스트레스 받은 것은 ..

단상/낙서 2022.03.11

낙서 9: 축복인가 저주인가

어느 블벗님의 프로메테우스산 여행기를 읽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죄로 영원히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는다. 불은 인류 문명의 원천적인 힘이 된 축복이다. 그러나 이러한 축복과 함께 인류가 비켜갈 수 없는 저주도 함께 온 것이 아닐까?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영원히 쪼아 대는 독수리의 저주. 지금 지구 도처에서 혀를 널름대는 불길을 보면 신화속에 숨어 있는 하늘의 뜻이 보이는 것 같아 등골이 서늘해진다.

단상/낙서 2022.03.04

낙서 8: 까치 설날

왜 까치 설날인가? 세상 좋아져서 구글님이 바로 답해 주신다. 섣달 그믐, ‘작은 설’이란 의미가 거의 정설이라고 한다. 오늘 내가 사는 이곳은 ‘까치 설날’, 뿌리가 닿아 있는 한국은 ‘우리 설날’이다. 나는 우리에 못 속하나 보다.   아쉬워서 뭐 할 것 없나 살피다가 12월 한달 동안 켜 두었던 크리스마스 light 장식이 생각났다. 사실 크리스마스 보다 설날이 우리 명절 아닌가벼. 냉큼 나가서 집 밖에 아직 달려있는 장식등을 켜니 반짝반짝 이쁘게 불이 들어온다.  이웃들이 궁금해하겠지. 2월에 왠 크리스마스 light? 너네들은 우리의 유구한 반만년 전통을 모르는가? 구글에서 찾아봐. 2월에 있는 아시아 국가 큰 명절이 뭔지. 나는 크리스마스, 탱스기빙데이를 아는데 너희들은 왜 설날을 모르니.

단상/낙서 2022.02.01

낙서 7 : 삽질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궁전에서 일할 청소 도우미를 모집하고 있다. 임금은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여왕 폐하, 최저 임금으로 청소 도우미 모집’ 이라고 비꼬았다.” 신문 기사 내용이다. 최저임금제(最低賃金制 / Minimum wage system)는 근로자의 생존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이다.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여왕도 국민이다. 여왕이니까 체면이 있지. 자신이 고용하는 사람에게는 최소한 최저 임금 이상은 줘야지. 쩨쩨한 여왕. 이상이 여론의 분위기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켰는데 왜 비난 받아야 할까? 여왕이니까. 궁전에서 일하는 사람은 최소한 최저 임금 이상은 받아..

단상/낙서 2022.01.22

낙서 6 : 아닌 것 같다

문득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천국은 천국이 아닌 것 같다. 지옥은 있을 지라도…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반대다. 만약, 만약에 내가 천국에 올라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나는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볼 때, 내 아들, 딸, 손주, 손녀, 이웃이 불안해하고, 괴로워하고, 서로 다투면서 기약 없는 구원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그 좋은 곳에서 사는 나는 “아~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까? 아닌 것 같다. 내가 착한 만큼 나는 매일 매일 울 것 같다. 나는 좋은 곳에서 천사랑 같이 사는데 괴로운 삶을 살며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내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매일 울며 사는 곳이 천국일 수는 없지 않은가? 2022.01.16 갑자기 새벽에 요상한 생각이 들다

단상/낙서 2022.01.16

낙서 5 : 참 한심하다

댓글 쓰다가 한심한 생각이 들어 다시 낙서한다. 촌각을 다투는 시기에 “달파멸콩’이라는 암호 같은 용어를 갖고 나라의 리더역을 맡고 계신분들이 서로 다툰다고 한다. 어느 한 기업인의 SNS상 언급에서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 언제부터 그분들이 기업인의 말에 그토록 귀 기울이셨나? 멸공! 공산주의는 이제 스스로 멸한 수준이 되지 않았나? 공산주의의 뜻은 좋았는데 그 뜻을 실천하는 인간의 한계 때문에 북녘 땅 푸른 곳은 개인 텃밭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르크스님이 슬퍼하신다는 뒷이야기. 공산주의만 멸해지나? 그 ism에 이끌리고 있는 죄 없는 백성들도 따라 죽지. 멸공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철의 장막이니 죽의 장막이니 하는 용어도 낯선 판국에 아직도 유행 지난 이념에 똘똘 말려 잠겨 있는 백성들에게 뭍 쪽..

단상/낙서 2022.01.13

낙서 4 : 잡념

쌀가루 아주 작게 뭉쳐진 것 같은 눈이 흩날린다. 무슨 눈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인적이 드문 Trail을 골라 걷는다. 사람 북적대는 곳 피해서 간다 꼭 Covid 때문은 아니고 원래 성격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과연 혼자면 좋을까? 사실 자신이 없다. 너무 풍족스러워서 호사 떠는 것 같다. 같이 사진 찍어줄 사람이라도 있으니 큰소리 치는 것이겠지. 둘이서 마주보며 씩 웃으니 기분 좋다. 정치 이야기 좋아하시는 지인이 가끔 카톡을 보내온다. 오늘 내용은, 지지율 1, 2위 분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니 차라리 3위를 찍고 싶다는 내용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그들보다 나은 것 같다. 가족 문제없고 부정 안하고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비교적 똑똑하고 보통 사람이니 지지계층 편중 안되고 군대 ..

단상/낙서 2022.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