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낙서

낙서 7 : 삽질

Chris Jeon 2022. 1. 22. 22:28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궁전에서 일할 청소 도우미를 모집하고 있다. 임금은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여왕 폐하, 최저 임금으로 청소 도우미 모집’ 이라고 비꼬았다.” 신문 기사 내용이다.

 

최저임금제(最低賃金制 / Minimum wage system)는 근로자의 생존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이다.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여왕도 국민이다.

 

여왕이니까 체면이 있지. 자신이 고용하는 사람에게는 최소한 최저 임금 이상은 줘야지. 쩨쩨한 여왕. 이상이 여론의 분위기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켰는데 왜 비난 받아야 할까? 여왕이니까. 궁전에서 일하는 사람은 최소한 최저 임금 이상은 받아야 한다. 또 다른 특권의 탄생인가? 개인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뉴스화 돼서 각국 신문마다 퍼 나르며 규탄해야 할 정도의 이슈는 아닌 것 같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본인이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고, 요즘 3D 직종에서 일 할 사람 못 구해서 난리라 던데, 여왕 본인이 직접 청소하다 보면 귀찮아서 임금 더 올려서 뽑겠지…

 

살다 보면 따질 것이 있고 그냥 넘어가야할 것도 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감정대로, 분위기 편성해서 따지다 보면 진짜 따져야 할 것들은 숨어서 혀를 내밀며 비웃는다. “삽질하고 있네.”

 

신문 지면이 모자란다. 남의 가정사를 파헤치는 기사에 공약(公約)이 묻혀 버리거나, 사적 모임에서 수다거리 정도될 이야기가 신문 지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보고 흥분하는 나도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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