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낙서 52

낙서 32: 잘 몰라서…

#개와 고양이가 만나면 싸운다. 왜?서로 모양이 다르니까.'우리는 모두 같은 동물이다.' 라는 수준까지의 사고력이 안된다. 정치, 종교 주제 토의는 통상 갈등으로 끝난다. 왜?생각이 다르니까.정치나 종교나 ‘모두 같이 잘 살자는 것이 본질’ 이다는데 까지 사고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사실 잘 안돼서 통상 정치, 종교 주제는 거론하지 말자고 한다.그저 정치, 종교 석학들이 터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다. #어느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나는 보수라서 박정희 좋아한다.”“그분 잘못한 것도 있을 텐데요.”“나는 보수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아한다. 우리의 경제를 살리신 분”“그래요?…”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 속으로 생각한다.박정희 좋아하는 것과 보수가 무슨 연관이 있지?경..

단상/낙서 2023.03.14

낙서 31 : 이게 뭔가?

웰 다잉 하기위해서 열심히 운동한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고 잘 죽기 위해서? 이상하다. 이상할 것 없다. 다 죽더라. 천하를 호령했던 사람도, 벌레처럼 꼼지락거렸던 인간도. 후대에 남을 순애보를 썼던 인간도, 하룻밤 정사에 몸을 떨었던 청춘도 가니 꼭 같더라. 나도 같은 인간이지만 뭘 더 잘 할 수 없나 고민한다, 그래도 내가 낫다는 자만심은 아직 있거든. 추하게 죽고 싶지 않다. 남에게 부채가, 특히 자식에게 그만 돌아 가시지 하는 생각 안 들게 하고 가고 싶다. 죽어서 조문 온 사람들이 속으로 잘 가셨네 하고 내 얼굴 보는 것 싫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이 순간 나는 소맥을 마신다. 몸에 안 좋은 것 알면서 방금 지하실에서 땀 흘리며 운동하고 와서 운동해서 뺀 칼로리 몇배 이상의 열량을 ..

단상/낙서 2023.02.24

낙서 30: 숨쉬세요

“당신을 보면 숨이 막힌다.” 가끔씩 듣는 말이다. 누군가로부터 물리적 힘을 받거나, 호흡기 질병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숨 쉬기 어렵다면 내가 숨을 잘 안 쉰다는 이야기다. 내 마음의 문제다. 이런 말 듣는 사람 또 숨막힌다 할 수도 있겠지. “쉽게 갑시다”, “좋은 것이 좋다”. 행간에 있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어서 나는 이런 말 하는 사람 안 좋아 한다. 대신 다른 표현을 권한다. “순리대로 갑시다”, “옳은 것이 좋다”. 흐르는 물을 보고 있노라면 참 쉽게 간다. 거슬러 올라가는 물 없고, 가다가 바위 붙잡고 안가겠다고 버둥대는 물 없다. 자기만 좋으면 되나? 같이 좋아야지. 같이 좋으려면 올바르게 처신해야 한다. 가슴이 좀 답답할 때는 밤하늘의 별을 본다. 무한대의 별들이 우주의 질서 대로 빛난다..

단상/낙서 2023.02.03

낙서 29 : 땅에서는 평화(ver.2)

# 이곳 오늘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총소리에 잠을 깼다. 성탄절 민간지역 포격, 지금까지 얼추 10만명 사상의 전과 자랑. 유사이래 하루라도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 성탄절 가장 많이 보고 듣는 문구.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 하늘에는 영광인 것 맞다. 그런데 땅에서는 왜 평화가 없나? 'Wish'. 막연한 바램. 그러니 Plan도 없고 Action도 없고. 수천년, 수만년 동안 바라고 또 바라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바라며 살고. 오늘 가서 여쭤봐야겠다. 이것도 님의 뜻입니까? # 성전에 가만히 앉아 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니 맘에 평화부터..." "이 세상에서 니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니 맘이잖아." "시건방 떨지 말고 니 것부터 챙기렴."

단상/낙서 2022.12.25

낙서 28: 나랏님 보다 힘센 공

공 하나가 나라 분위기 바꾸고 사람도 바꾸네. 광화문 한편에서는 촛불 들고 반대편은 태극기 들고 어제 철천지원수처럼 싸우던 전쟁턴데 공 왔다 갔다 하는 것 보면서 서로 얼싸 안고 방방 뛴다. 요모조모 분석하면 논리적인 이유야 나오겠지만 좀 어리둥절하다. 국회 의사당에 대형 스크린 걸고 의원님들 모여서 같이 응원하는 아이디어는 4년 후에나 써먹을 수 있겠다.

단상/낙서 2022.12.03

낙서 27: 뭐가 재미있나?

내 블로그 간판이 '재미있는 천국'이다. 1년여전 블로그 시작하기 이전 끄적거려 본 내 글의 제목이 '재미있는 천국' 이었고 이것을 우연히 읽어본 지인이 이 제목으로 수필집 내봐라 하고 농담처럼 던진 말이 기억나서 블로그 열 때 간판명으로 택했다. 사실 나는 지옥을 믿지 않는다. 백 번 양보해서 지옥이 있더라도 지금 다수의 종교인들이 생각하는 그런 지옥은 아닐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이 있다. 그럼 천국은? 있다고 믿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역시 명화에 그려진 그런 천국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죽어보면 알겠지. 그 이전에는 그저 내 짐작일 뿐이다. 유한한 이 세상에 살면서 지옥을 미리 생각하며 저는 죄인입니다 하고 가슴을 팡팡 치며 울고, 천국만 바라보며 이 고통 감내하리라 ..

단상/낙서 2022.12.01

낙서 26 : 안느

앞에 있는 글자는 성(family name)이고 뒤쪽 ‘느’는 ‘하느님’ 의미로, 누군가가 한 분야에서 달인, 존경받는 유명인일 경우 붙여주는 일종의 은어라고 한다. 미남이고 유명한 축구 선수였던 안정환 선수를 칭하는 것임을 최근에 블친을 통해서 알았다. 하느님을 믿는 입장에서는 당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톡톡 튀는 개성 있는 표현이라는 느낌이 든다. 누가 뭐라든, 어떤 일을 하든, 발군의 실력과 매력을 가진 인물을 아낌없이 좋아하고 따르는 자유분방함. 그 옛날, ‘사농공상(士農工商)’이니 ‘입신양명(立身揚名)’ 이니 해서 직업의 귀천을 따지고 과거 봐서 관직으로 나가는 것을 효의 기본으로 알았던 시대와 비교해 보면 사람의 사고가 참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공을 잘 차도, 노래를 잘 불러도, 술을 ..

단상/낙서 2022.11.27

낙서 25 : 말장난

“국어탄압이다.” 주요 일간지 톱을 장식한다. “탄압이 얼마나 세면 탑압 됐겠나” 'Top壓(압)' 도대체 무슨 해괴한 단어인가? 바빠 죽겠는데 말장난. 기라성 같은 분들이 천금같은 시간에 모여 보여주는 활동하시는데, 그 피켓을 가슴위에 들고 있는 자들까지 누구 하나 큰 글자 오타를 발견하지 못했다. 알고도 시간이 없어서 대충 한 것이라면 아예 할말이 없고. 리더 집단의 참담한 현실이다.

단상/낙서 2022.10.18

낙서 24: 하룻밤새

터지는 것. 내 속을 그저 있는 그대로 터트리고 싶다. 격식 갖추고 이것저것 체면 차리고 가족 생각하고 지금껏 살아온 과정 참조하고. 더 늦기 전에 내가 가진 끼 확 쏟아내면 어떨까? 미쳤다고 하겠지. 노망, 치매, 망령… 한번 해 보고 죽는 것과 안해보고 죽는 것. 내세, 없다면 허망. 있으면? 한 겁 더 닦지. 대찬 우리 할배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운동 갔다 돌아오는 길 보니 벌써 가로수 색깔이 변한다. 작년 단풍 든 것 어제 같은데.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급증인지 뒤늦게 깨달은 자각인지. 내가 나로 산 것이 쬐끔. 가진 것 확 쏟아내고 싶다. 어제 운동 후 몇 잔 걸치고 끄적인 낙서다. 그리고 글방 카테고리 숙성방에 넣었다. 내 글은 좀 뾰족하고, 경사지고, 거칠고 떫다. 그래서 먹기 전에 숙성방에..

단상/낙서 2022.09.30

낙서 23: 브레이크 살짝 밟기

이유 없이 만사가 심드렁할 때 생각하면 할수록 서운한 감정 생길 때 뭔가 하기 싫고 불편할 때 갑자기 기분이 찜찜해지고 누가 뒤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 때… 차를 몰고 먼 거리 가면 타성에 의해 운전은 하지만 의식은 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속도계 보는 습관을 길들인다. 100km 넘으면 브레이크 살짝 밟으려고. 인간의 몸은 조물주의 걸작 완결판이다. 내 몸 안에도 속도계가 있고 완전 자동이다. 쉬어야 할 때, 늦춰야 할 때 지가 알아서 신호를 준다. 부정적 느낌이 슬슬 일어나는 것. 브레이크 계속 밟고 있으면 차가 선다. 살짝 밟았다가 다시 가속해야 한다. 그래야 언덕너머 내가 가야할 길 갈 수 있다. 무한정 그 자리에서 서있을 수는 없지. 짐짓 잊어버린 체 숨 한번 크게 쉬고 먼 산 위 구..

단상/낙서 2022.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