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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많이 한 사람

‘공부 많이 하신 분이니까.” “공부 많이 한 사람이 어찌저럴수가…” 자주 듣는 말이다. 공부의 범위가 넓다. 고시방에 틀어박혀 밤낮으로 법전 파고 있는 것도 공부. 보리수 아래에 앉아 생로병사 면할 도를 찾는 것도 공부. 지식과 지혜는 다른 것 같다. 세상 온갖 지식, 정보 다 입력해서 스스로 학습하는 AI 로봇이 어느날 도를 깨칠 것 같지는 않다. 6법전서를 달달 외는 사기꾼도 있고. 무학이신 어머니가 못된 자식 “하늘 무서운 줄 알아라.”며 꾸짖는 한마디에 모든 진리가 다 들어있다. 지식을 얻기 위한 공부와 지혜를 구하는 공부의 차원은 다른 것이다. 지식은 기계로 대체 가능하지만 지혜는 인간만의 전유물이다. 공부 많이 했더라도 지혜 없으면 컴퓨터보다 나을 것이 없다. 공부 많이 하신분들의 이상한 언..

단상/일상 2024.02.22

닭싸움

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두 명의 운전자가 각각 마주보고 서로를 향해 돌진하면서 ‘계속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핸들을 돌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임을 말한다. 상대방이 돌진할 것에 겁을 먹고 핸들을 돌리면 게임에서 지게 되고 겁쟁이가 된다. 반면 핸들을 돌리지 않고 돌진한 사람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만약 두 사람이 모두 비키지 않는다면 둘 다 크게 다친다. 정부 닭과 의사 닭이 싸우고 있다. 결과는 어차피 나게 되어 있다. 어느 한편이 이기거나 지든지 아니면 둘 다 죽든지. 나랑 상관 없는 싸움이라면 재미있을 수도 있다. 사실 인간의 본성에는 피 터지거나 고통받는 제삼자를 구경하면 흥분되는 못된 것이 숨어있으니까. 불구경, 부부싸움 구경, 남의 나라 전쟁 구경… 문제는 이 두 마리..

시사 2024.02.20

이래도 되나?

연녹색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 백사장. 새털구름 흩어져 있는 하늘과 맞닿아 있다. 반라의 살찐 사람, 날씬한 사람 긴 의자에 누어서 선탠 하거나 백사장을 거닌다. 아이들은 물장구치며 놀고. 그 사이로 바텐더들이 열심히 칵테일과 맥주를 날라 준다. 모두 무료다. 호텔에 식당이 여러 개, 식당별 디저트 종류만해도 30여개가 넘는 것 같다. 저거 많이 남으면 어떻게 처리할까? 걱정 아닌 걱정이 된다. 하루 3끼 먹으니 일주일 정도 되면 질린다. 모두 무료다. 자고, 먹고 마시고 놀고(쇼, 골프)… 북미에 사는 사람들이 겨울철에 많이 놀러가는 중남미 국가 패키지 여행 모습이다. 항공권, 공항에서 호텔까지 교통, 호텔 숙박 및 식사/ 음료 모두 포함해서 일정액 지불해서 예약하면 끝. 가격도 비교적 rea..

단상/일상 2024.02.15

반려동물 천도재(遷度齋)

천도재(遷度齋)는 돌아가신분이 불보살의 원력으로 업을 소멸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불교 의례다. 요즘 반려동물을 위한 천도재 지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따른다는 경제학적 논리도 가능하고, '생명이 있는 존재는 동일하게 소중하다'는 스님의 종교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 그렇듯이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반려동물 천도재에 쓸 돈 있으면 가난한이에게 나눠주지.” “인간관계 형성이 어려워 동물들에게 의존하는 나약한 인간들의 행태다.” “일종의 자기 과시다.” “자기가 사랑했던 동물들을 위한 기도가 뭐 나쁜가?” “동물 사랑하는 사람이 인간도 더 사랑할 수 있다.” “팻로스 증후군 같은 심리적 문제를 치료하는 효과도 크다.” 무덤 ..

단상/일상 2024.02.10

아침 단상: 인구 절벽

절벽에서 한발 더 딛으면 죽는다.‘인구 절벽’ 그만큼 절박한 현실이라는 뜻이다.과연 그런가?그럼 대책 있나? 진화론학자인 모 교수의 견해에 공감한다.지금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인구수 보다 엄청 더 많다.인구 감소 현상은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이 만들어낸 결과다.특히 현명한 인간들의 본능. 고로 ‘절벽’의 느낌은 특정 민족, 국가의 사정이다.국가간 경계가 무너지고 민족 의식도 그 의미가 퇴색되어가는데백의 민족의 숫자만 생각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닐까?어느 미래학자의 연구 결과를 보니 미래 인류의 피부색은 섞이고 섞여결국 청동 구리 빛이 될 것이라고 한다.넘치면 모자라는 곳으로 흘러 균형을 맞추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먹여 살리기 힘들어 애 안 낳겠다고 하는 젊은이들꼭 결혼식 안 하고도 행복하게..

단상/일상 2024.01.23

시니어글 5: 웃음

【시니어 글 5-1: 웃는 연습】 ‘플라스틱 미소’란 용어를 가끔 듣는다. 영어사전에서 ‘plastic smile’란 단어를 검색해도 없는 것을 보니 만들어진 단어 같다. ‘plastic surgery’가 성형이란 뜻이니까,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웃음 정도의 의미로 짐작한다. 통상적으로 동양인들의 얼굴 표정은 서양인들에 비해 약간 굳어 있다. 지금은 변해가고 있지만,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것이 점잖은 태도라는 문화권 속에서 자라온 것이 한가지 이유일 수 있겠다. 길가다 마주친 서양인들이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지나가서는 바로 차가운 얼굴 모습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거나, 내 앞에서 밝고 다정한 표정을 짓다가 이해관계가 생기면 곧바로 냉정해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플라스틱 미소’를 흉보기도 한다. 항상 ..

시니어 2024.01.19

시니어 글 4: 몸과 마음의 나이

약국가면 약이 즐비하다. Auto Shop에는 온갖 종류의 부속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이나 차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고장 난다. 그래도 대충 60세 이전에는 큰 고장 드물게 나는 것이 인간의 몸이니 고급 차 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신체적인 나이와 마음의 나이가 엇박자 나서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제 개그로, ‘몸은 김정구 마음은 박남정’. 일리 있는 생각인 것 같다. 신체는 분명 노쇠해지고 있는데 마음은 한창 때를 향하고 있으니 간혹 무리하기도 하고 주책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런데 실제로 마음의 나이가 신체의 나이보다 늦게 늙을까? 마음이란 것이 뇌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보면 결국 뇌도 신체의 일부인데 마음이 몸보다 늦게 늙는다는 것..

시니어 2024.01.15

시니어 글 3: 막(幕)

#1 요즘 젊은이들 아주 오래된 나라의 비석을 발굴해서 보니, 쓰여진 문구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늙은이들은 항상 버릇이 반듯한가? 한인 문화 축제를 다녀왔다. K팝 노래를 틀면 관중들이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율동을 따라하는 프로그램을 구경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젊은이들이고, 이어지는 각기 다른 노래에 맞춰 격정적으로 몸을 흔든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웃고, 환호하며 춤 추는 그들이 버르장머리 없고 저속한 무리인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어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전통 줄타기와 농악 공연인데 일어서서 박수치고 흥에 겨워 어깨 들썩이는 무리의 대부분 역시 젊은이들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그들을 통해 역동하는 미래가 엿보인다. #2 오늘 찍은 내 사진 어느 교수님이 ..

시니어 2024.01.12

2024.01.11 아침, 타고 난다는 것

선한 사람으로 태어난 사람, 반대로 악인으로 태어난 사람. 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선하게 살고 다른 사람은 아무리 가르쳐도 악하게 산다. 그런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뇌에 무슨 문제를 갖고 태어난 정신 이상자를 제외 한다면. 무슨 과학적, 학문적 근거를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든 생각이다. 내 가족이 어떤 민족으로 태어난 이유 하나만으로 타 민족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면 나는 꼭지 돌 것 같다. 배고파서 도둑질해서 먹고 살던 사람이 의인 만나서 배고픔 면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침 받아서 개과천선한 사례 무수히 많다. 착하다고 으쓱될 것도 아니고 “이 죄인을 죽여 주소서” 라며 가슴만 칠 일도 아니지.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그러고 ..

단상/일상 2024.01.12

2024.01.10 아침 생각: 퍼 나르기

지난 년말 복 무지 많이 받아서 올해는 분명 운수 대통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자제 하지만 이리저리 가입되어 있는 단톡방이 여러 개 곱하기 열 번 이상의 복 많이 받으시라는 카드들 = 많은 복들 어느 단체에서 년말 바쁜데 일할 사람 없어서 발 동동 구르길래 이번이 기회니 좀 나오셔서 일 손 거들고 복도 지으시라는 내용의 글을 단톡방에 올렸더니 뭔가 속이 좀 거북하셨는지 어느 분이 바로 그 글 밑에 ‘복 많이 받으세요’ 카드를 여러 장 올렸음. 조금 참지 못하고 삐딱한 글 올린 나나 바로 빈정대는 그분이나 모두 도토리 키재기. 어느날 2024년 교통 범칙금이 왕창 올랐다는 내용의 글이 갑자기 단톡방 사이에 돌아다니기 시작 한다. 내용을 보니 좀 수상했다. 특히 게시된 글의 맨 아래에 “중요한 사항이니 긴..

단상/일상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