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지저분하면 화난다. 나이 땜시 많이 무뎌 졌지만 네모지고 텅 빈 승방이 좋다. 깔끔한 성격? 돈 아까우니 안 사서 단출해진 면도 있다. 빈 방이 시원해서 좋지만 허전하다. 쨍~하는 환청이 들릴 것 같다. 큰맘 먹고 꽃을 산다. 병에 꽂아 놓고 보니 참 좋다. 주변이 환해지고 향이 찬다. 쳐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비워진 만큼 채워야 한다. 이왕이면 호사스러운 것으로 채워보자. 지금까지 내 것 아니 줄 알았던 화려하고 비싼 것으로. 그 시작이 꽃이다. 그 동안 수고한 내 몸과 마음 좋은 것 보여주고 들려주고 먹여주고 싶다. 너도 한번 수준 높게 살아봐야지. 꽃으로 눈 호강했으니 차려 입고 심포니 가고 점잖게 앉아 와인도 골라 보자. 탁한 말에 찌든 목도 순수한 가글로 행궈야지. 사랑, 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