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47

시니어 글 3: 막(幕)

#1 요즘 젊은이들 아주 오래된 나라의 비석을 발굴해서 보니, 쓰여진 문구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늙은이들은 항상 버릇이 반듯한가? 한인 문화 축제를 다녀왔다. K팝 노래를 틀면 관중들이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율동을 따라하는 프로그램을 구경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젊은이들이고, 이어지는 각기 다른 노래에 맞춰 격정적으로 몸을 흔든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웃고, 환호하며 춤 추는 그들이 버르장머리 없고 저속한 무리인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어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전통 줄타기와 농악 공연인데 일어서서 박수치고 흥에 겨워 어깨 들썩이는 무리의 대부분 역시 젊은이들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그들을 통해 역동하는 미래가 엿보인다. #2 오늘 찍은 내 사진 어느 교수님이 ..

시니어 2024.01.12

2024.01.11 아침, 타고 난다는 것

선한 사람으로 태어난 사람, 반대로 악인으로 태어난 사람. 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선하게 살고 다른 사람은 아무리 가르쳐도 악하게 산다. 그런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뇌에 무슨 문제를 갖고 태어난 정신 이상자를 제외 한다면. 무슨 과학적, 학문적 근거를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든 생각이다. 내 가족이 어떤 민족으로 태어난 이유 하나만으로 타 민족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면 나는 꼭지 돌 것 같다. 배고파서 도둑질해서 먹고 살던 사람이 의인 만나서 배고픔 면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침 받아서 개과천선한 사례 무수히 많다. 착하다고 으쓱될 것도 아니고 “이 죄인을 죽여 주소서” 라며 가슴만 칠 일도 아니지.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그러고 ..

단상/일상 2024.01.12

2024.01.10 아침 생각: 퍼 나르기

지난 년말 복 무지 많이 받아서 올해는 분명 운수 대통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자제 하지만 이리저리 가입되어 있는 단톡방이 여러 개 곱하기 열 번 이상의 복 많이 받으시라는 카드들 = 많은 복들 어느 단체에서 년말 바쁜데 일할 사람 없어서 발 동동 구르길래 이번이 기회니 좀 나오셔서 일 손 거들고 복도 지으시라는 내용의 글을 단톡방에 올렸더니 뭔가 속이 좀 거북하셨는지 어느 분이 바로 그 글 밑에 ‘복 많이 받으세요’ 카드를 여러 장 올렸음. 조금 참지 못하고 삐딱한 글 올린 나나 바로 빈정대는 그분이나 모두 도토리 키재기. 어느날 2024년 교통 범칙금이 왕창 올랐다는 내용의 글이 갑자기 단톡방 사이에 돌아다니기 시작 한다. 내용을 보니 좀 수상했다. 특히 게시된 글의 맨 아래에 “중요한 사항이니 긴..

단상/일상 2024.01.10

2024.01.09 아침 생각들

# 개고기 못 먹게 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갑론을박이 있었겠지. 문화라는 것, 차곡차곡 쌓여서 이루어진 것. 영원 불변하는 문화는 없지만, 대세는 수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다수가 먹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안 먹는 것이 맞겠다 싶다. 책상 옆 벽에 걸어둔 바우 초상화 한번 쳐다본다. # 문득 영혼, 내세, 지옥, 천국, 부활 같은 것 믿지 않는다고 내가 당장 더 나쁜 놈 될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국 갈려고 좋은 일 하는 것은 일종의 Deal 아닌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선한 사람은 어떤 경우도 선하게 살고, 악한 사람은 뭐래도 악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거친 생각이 든다. # 오늘 눈 내린다는 예보, 그리고 며칠 동안 춥단다. 이곳은 겨울에 추운 것이 당연한데 며칠 동안 영하로..

단상/일상 2024.01.09

시니어 2: 되고 싶은 모습

내가 늙은이라는 생각은 아직 안 든다. 손주가 없으니 할아버지 소리 들을 일 없고, 부모님 잘 둔 덕분에 아직 염색약 신세 안진다. 잘 걷고 심지어 좀 뛰기도 하니 나이가 나랑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틱틱 반말하기도 한다. 얼마전 지역 신문에 5년전 내 사진을 보고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름은 분명 네 이름인데 사진 속 사람이 달라서 긴가민가해서 전화했다고 한다. 아뿔사, 나만 모르게 내 얼굴이 변했다. 나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늙어서 되기 싫은 모습을 가정해 두고 그리 안되기 위한 연습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할말만 또박또박 정확하게 하며 살고 싶다. 귀 닫고 주절주절 같은 말 반복하는 모습은 싫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

시니어 2024.01.09

시니어1: 개념

시니어(노인)의 개념은 무엇일까? 현재 일반화된 시니어에 대한 인식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노화가 이루어져서 타인의 배려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 정도인 것 같다. 그렇다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수준이 타인의 배려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실제적으로는 시니어가 아니다. 또한 같은 시니어라도, 정신적 시니어, 육체적 시니어, 정신/육체적 모두 시니어로 나눠질 수 있겠다. 일본에서 노화학회와 노인병학회가 공동으로 나서서 과학적 측면에서 노인 연령 재고(再考) 작업을 추진하였다. 노인의 문제는 노쇠이고 노쇠의 주원인이 활동성 저하이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보행 속도와 악력을 선택하여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시니어로 불려지는 나이 기준인 65세가 정립된 1992년도의 65세 사람들의 ..

시니어 2024.01.09

되새김

블로그 시작한지 2년하고 반년이 더 지났다. 그동안 이리저리 모아둔 글들이 323개로 표시된다. 처음 시작할 때 100편 써보자는 목표를 가졌는데 숫자상 초과 달성이다. ‘시니어’란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글들이 꽤 되는 것 같아서 별도 파일 만들고 모아서 다시 읽어보니 마음에 드는 것이 소수다. 내 눈 높이가 높아진 것인지, 생각이 바뀐 것인지, 성급했던 것인지… 헌 글들 먼지 털어 다시 펼쳐볼까 생각 중이다. 내가 반추(反芻)하는 것이 주 목적이니, 내 서고에서 꺼내서 광택내서 다시 포스팅 하는 것이 문제 될 것 같지는 않다. 생각이 달라진 부분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좀 유치했다 싶으면 버리고. 어차피 댓글 비허용으로 할 것이니 옛 글에 이미 댓글 다신분들에게 덜 죄송스럽다. 그러고보니 댓글 최소..

단상/글쓰기 2024.01.07

댓글이란 것

나랑 오래 티격태격하며 같이 살아온 힘센 분이 자주 하는 조언. “나서지 마세요.”, “좀 지켜보세요.”, “이론과 실제는 달라요.” “당신도 실수 할 수가 있어요.”, “나랑 다른 생각에 좋아할 사람 별루 없어요.” … 내가 즉각 반박하는 말들. “맞는 것은 맞다고 하지 그럼 뭐라카노?”, “남의 말 듣고 가만히 있기만 한 사람 중에는 비겁하거나 책임감 없는 사람 많다.” “이론과는 다른 행동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야.”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지.”, “각자 생각 다른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러다가 또 싸움 직전까지 간다. 어느 한편이 “당신 맞소.” 라는 말이 안 나온다. 둘 다 그 이유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블로그 열 때 프로필에 다는 멘트를 뭘 할까 고민하다..

단상/글쓰기 2024.01.05

무제

‘아는 것이 병이다.’ ‘불을 끄면 더 멀리 본다.’ 통하는 말인 것 같다. 고민고민 한다고 꼭 신통방통한 답이 나온다는 법이 없다. ‘장고 끝에 악수’ 라는 바둑에서 통하는 격언도 있고. 결국 내가 구축한 ‘신념의 체계’ 내에서 사고할 수밖에 없다. 일종의 창문 같은 것. 창을 통해 밖을 볼 수 있게 되지만, 나는 창이 보여주는 하늘만 본다. “절대적인 가르침이라 믿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언제 한번 그것이 왜 절대적이냐고 물으면 안될까? 그러면 불경스러운 것인가? 성탄절 모래밭에서 싸우는 두 무리. 폭탄 떨구고 총 쏴서 숨어 떨던 민간인까지 싸잡아서 백여명 죽이는 전과 올렸다고 한다. 그들이 믿는 가르침이 잘못된 것인지, 그들이 참된 가르침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

요설 2023.12.26

2023.12.20 아침 단상

이른 아침 한국 신문을 읽다가 ‘아름다운 복수’라는 글의 제목이 눈에 띈다. 사설 제목 치고는 감성적이라는 느낌이 먼저 들고, ‘아름다움’과 ‘복수’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대비가 조금 자극적이다. 좋은 단상의 씨앗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그 글의 세세한 내용은 다음에 읽기로 한다. 너와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입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는 복수가 있을까? 꽃으로 미운 상대를 때리는 방법? 결국 나의 희생이 필요하겠다. 최소한, 받은 만큼 되돌려 주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인데 이를 참고 더 멀리, 더 크게 봐야 하니 내 욕심을 먼저 버리는 수양이 필요하다. 끝이 안보이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아름다운 복수’가 과연 어떤 것인지 볼 수 있는 행운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단상/일상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