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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론이고…

“그건 이론이고…” 용어 선택이 정교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뜻은 이해된다. 세상사 법대로, 논리대로 대로 안된다는 의미다. 법은 그물과 같아서 가로 막히는 것 보다 빠져나갈 구멍이 더 넓다. 원칙에 따라 사는 사람 보다 그러지 않은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큰 길로 가고 안가고는 본인 마음이다. 다른 지름길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로 갈 것이고 분명 틀린 방향이라고 확신하면 딴 길을 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목적지까지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길일 확률이 높다는 것은 맞다. 이론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이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율법이 나쁜 것이 아니고 율법에 매이는 것이 나쁜 것이다. 세상살이 기준이 없으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

단상/일상 2024.02.26

앉은뱅이 용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KRWUGOF9ZM&list=RDyKRWUGOF9ZM&start_radio=1 ‘앉은뱅이 용쓴다’란 말이 있다. 참 슬픈 말이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해도 앉은뱅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생각에는 한계가 없다. 그러나 세상일은 생각만으로 이루어 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다. 이러쿵 저러쿵 내 생각을 펼쳐본다. 공허하다. 나의 생각은 내 위에서 놀고 있는 그들의 세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들은 히죽히죽 웃을 것이다. “앉은뱅이 용쓰고 있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들 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나의 한계를 절감한다. 그러나 앉은뱅이는 용쓰고 싶다. 잘려질지라도 독사처럼 머리를 곧추 세우고 싶다. 앉은 채..

단상/일상 2024.02.25

낙서 40: 권력이 내게 주어진다면…

만약 내게 큰 권력이 주어지면 지금 권력을 쥔자처럼 될까? 권력이란 것을 안 가져봤으니 모른다고 해야겠지. 그런데 나도 힘이란 것을 조금은 가져봤다. 주어진 범위 이내였지만 조직에서 부하도 거느려 봤고 상당한 재량권도 가져 봤지. 하지만 그 힘을 오롯이 나를 위해서 쓰는 것은 싫더라. 왠지 쪽팔리는 느낌이 들어서. 하기야 그 때도 자기가 가진 힘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지. 모든 힘 중에서 최고 강한 힘은 권력이란 말도 있고 권력은 아편이라는 독설도 있고. 그래서 모 회장님도 그 노구를 이끌고 대통령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고. 오죽 한이 맺혔으면 그랬을까? 지금 내게 권력이 주어진다면, 참 멋있게 쓰고 싶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원 없이 사용하는 것. 이 눈치 저 눈치 안 보고 맞다 싶으면..

단상/낙서 2024.02.24

공부 많이 한 사람

‘공부 많이 하신 분이니까.” “공부 많이 한 사람이 어찌저럴수가…” 자주 듣는 말이다. 공부의 범위가 넓다. 고시방에 틀어박혀 밤낮으로 법전 파고 있는 것도 공부. 보리수 아래에 앉아 생로병사 면할 도를 찾는 것도 공부. 지식과 지혜는 다른 것 같다. 세상 온갖 지식, 정보 다 입력해서 스스로 학습하는 AI 로봇이 어느날 도를 깨칠 것 같지는 않다. 6법전서를 달달 외는 사기꾼도 있고. 무학이신 어머니가 못된 자식 “하늘 무서운 줄 알아라.”며 꾸짖는 한마디에 모든 진리가 다 들어있다. 지식을 얻기 위한 공부와 지혜를 구하는 공부의 차원은 다른 것이다. 지식은 기계로 대체 가능하지만 지혜는 인간만의 전유물이다. 공부 많이 했더라도 지혜 없으면 컴퓨터보다 나을 것이 없다. 공부 많이 하신분들의 이상한 언..

단상/일상 2024.02.22

닭싸움

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두 명의 운전자가 각각 마주보고 서로를 향해 돌진하면서 ‘계속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핸들을 돌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임을 말한다. 상대방이 돌진할 것에 겁을 먹고 핸들을 돌리면 게임에서 지게 되고 겁쟁이가 된다. 반면 핸들을 돌리지 않고 돌진한 사람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만약 두 사람이 모두 비키지 않는다면 둘 다 크게 다친다. 정부 닭과 의사 닭이 싸우고 있다. 결과는 어차피 나게 되어 있다. 어느 한편이 이기거나 지든지 아니면 둘 다 죽든지. 나랑 상관 없는 싸움이라면 재미있을 수도 있다. 사실 인간의 본성에는 피 터지거나 고통받는 제삼자를 구경하면 흥분되는 못된 것이 숨어있으니까. 불구경, 부부싸움 구경, 남의 나라 전쟁 구경… 문제는 이 두 마리..

시사 2024.02.20

이래도 되나?

연녹색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 백사장. 새털구름 흩어져 있는 하늘과 맞닿아 있다. 반라의 살찐 사람, 날씬한 사람 긴 의자에 누어서 선탠 하거나 백사장을 거닌다. 아이들은 물장구치며 놀고. 그 사이로 바텐더들이 열심히 칵테일과 맥주를 날라 준다. 모두 무료다. 호텔에 식당이 여러 개, 식당별 디저트 종류만해도 30여개가 넘는 것 같다. 저거 많이 남으면 어떻게 처리할까? 걱정 아닌 걱정이 된다. 하루 3끼 먹으니 일주일 정도 되면 질린다. 모두 무료다. 자고, 먹고 마시고 놀고(쇼, 골프)… 북미에 사는 사람들이 겨울철에 많이 놀러가는 중남미 국가 패키지 여행 모습이다. 항공권, 공항에서 호텔까지 교통, 호텔 숙박 및 식사/ 음료 모두 포함해서 일정액 지불해서 예약하면 끝. 가격도 비교적 rea..

단상/일상 2024.02.15

반려동물 천도재(遷度齋)

천도재(遷度齋)는 돌아가신분이 불보살의 원력으로 업을 소멸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불교 의례다. 요즘 반려동물을 위한 천도재 지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따른다는 경제학적 논리도 가능하고, '생명이 있는 존재는 동일하게 소중하다'는 스님의 종교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 그렇듯이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반려동물 천도재에 쓸 돈 있으면 가난한이에게 나눠주지.” “인간관계 형성이 어려워 동물들에게 의존하는 나약한 인간들의 행태다.” “일종의 자기 과시다.” “자기가 사랑했던 동물들을 위한 기도가 뭐 나쁜가?” “동물 사랑하는 사람이 인간도 더 사랑할 수 있다.” “팻로스 증후군 같은 심리적 문제를 치료하는 효과도 크다.” 무덤 ..

단상/일상 2024.02.10

2024.01.23 아침 단상: 인구 절벽

절벽에서 한발 더 딛으면 죽는다. ‘인구 절벽’ 그만큼 절박한 현실이라는 뜻이다. 과연 그런가? 그럼 대책 있나? 진화론학자인 모 교수의 견해에 공감한다. 지금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인구수 보다 엄청 더 많다. 인구 감소 현상은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이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현명한 인간들의 본능. 고로 ‘절벽’의 느낌은 특정 민족, 국가의 사정이다. 국가간 경계가 무너지고 민족 의식도 그 의미가 퇴색되어가는데 백의 민족의 숫자만 생각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닐까? 어느 미래학자의 연구 결과를 보니 미래 인류의 피부색은 섞이고 섞여 결국 청동 구리 빛이 될 것이라고 한다. 넘치면 모자라는 곳으로 흘러 균형을 맞추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먹여 살리기 힘들어 애 안 낳겠다고 하는 젊은이들 꼭 결혼..

단상/일상 2024.01.23

시니어글 5: 웃음

【시니어 글 5-1: 웃는 연습】 ‘플라스틱 미소’란 용어를 가끔 듣는다. 영어사전에서 ‘plastic smile’란 단어를 검색해도 없는 것을 보니 만들어진 단어 같다. ‘plastic surgery’가 성형이란 뜻이니까,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웃음 정도의 의미로 짐작한다. 통상적으로 동양인들의 얼굴 표정은 서양인들에 비해 약간 굳어 있다. 지금은 변해가고 있지만,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것이 점잖은 태도라는 문화권 속에서 자라온 것이 한가지 이유일 수 있겠다. 길가다 마주친 서양인들이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지나가서는 바로 차가운 얼굴 모습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거나, 내 앞에서 밝고 다정한 표정을 짓다가 이해관계가 생기면 곧바로 냉정해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플라스틱 미소’를 흉보기도 한다. 항상 ..

시니어 2024.01.19

시니어 글 4: 몸과 마음의 나이

약국가면 약이 즐비하다. Auto Shop에는 온갖 종류의 부속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이나 차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고장 난다. 그래도 대충 60세 이전에는 큰 고장 드물게 나는 것이 인간의 몸이니 고급 차 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신체적인 나이와 마음의 나이가 엇박자 나서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제 개그로, ‘몸은 김정구 마음은 박남정’. 일리 있는 생각인 것 같다. 신체는 분명 노쇠해지고 있는데 마음은 한창 때를 향하고 있으니 간혹 무리하기도 하고 주책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런데 실제로 마음의 나이가 신체의 나이보다 늦게 늙을까? 마음이란 것이 뇌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보면 결국 뇌도 신체의 일부인데 마음이 몸보다 늦게 늙는다는 것..

시니어 202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