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이라고 되어 있다. 약속에는 반드시 상대가 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스스로 한 것이면 더욱 그렇다. 사회적 약속이라 하여 암묵적으로 정해진 것도 있지만 이것도 내가 그 사회의 구성원임을 인정하는 이상 지키는 것이 맞다.
그러나 약속이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다. 깜빡해서, 이기심 때문에, 안 지켜도 될 것 같아서... 하지만 지키지 않으면 대부분 어떤 형태이든지 부담이 온다.
약속 중에도 잘 지켜지지 않고, 지키지 않아도 별 부담이 없고 심지어 내가 약속했는지도 까맣게 잊고 사는 그런 약속도 있다.
나 자신과의 약속 이야기다. 약속은 상대에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나 자신과의 약속 상대는 누군가? ‘내 안의 자아’라는 알 듯 모를 듯한 용어도 있지만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혹시 내가 자신에게 한 약속은 약속이 아닌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냥 나에 대한 ‘기대’를 약속으로 표현한 것. 기대는 문자 그대로 희망 사항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안돼도 그만이라고 편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할 때 좀 더 신중해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이 없으면 약속이 아닌 기대 정도로 솔직하게 인정하고 대신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 가짐이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약속했으면 상대에게 실망하듯이 내게 실망하지 않도록 꼭, 즉시 실천하겠다는 결심과 행동이 따르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3월이다. New Year’s Resolutions 중 벌써 작심삼일 된 것들이 있다. 이제 나 자신과 다시 약속을 하든지 아니면 기대로 바꾸든지, 정 자신 없으면 약속 취소를 선언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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