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 사는 다람쥐가 선물을 가져왔다. 야생 호두 스무 개가 문 옆 구석진 곳에 놓여 있다. 문 앞에서 두발을 모으고 서 있는 모습이 이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먹던 땅콩을 짐짓 흘려준 것이 고마워서 일까? 일단 참한 뜻을 받기로 하고 두 알만 남기고 나머지는 집안으로 들였다. 너의 마음은 안다. 그만큼의 호두를 모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올겨울을 새끼와 나기 위해서 그 작은 입이 얼얼하도록 물어 날랐을 것이다. 일단 문 앞에 두고 시간 날때마다 땅을 파고 묻을 작정이었겠지. 내 문 앞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믿음이 밉지 않다. 그 많은 호두를 하루 밤사이 다 묻을 수는 없을 터 밤사이 스컹크나 라쿤이 뺏아갈 것 같아 매일 두 개씩 내놓기로 한 것이다. 기특하게도 내 뜻을 알아차린 것인지 밤사이 두 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