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소통

내 맘 니가 알고 2

Chris Jeon 2021. 9. 13. 19:28

 개도 사람 마음을 읽는다.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 나온 실험 결과를 소개하는 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내용을 보니, 개는 주인의 행동을 보고 최소한 그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우연한 실수에 의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지만 나는 기사를 읽고 한가지 의문을 가졌다. 그 연구 결과로 인해 개는 인간의 행동을 100% 읽는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전문을 원문으로 읽지 못한 나로서는 그냥 의문을 가져보는 수준이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가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다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영화 장면 중 한참 사랑을 나누던 여인이 연인에게 돌연 살해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연인이, 사실은 살해 목적을 가진 킬러였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 속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현실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일어난다.

 

 개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인간은 당연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 예로, 저 사람이 내게 호의를 갖고 있는 지 아니면 나쁜 감정을 품고 있는 지 느낌으로 판단이 가능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판단이다. 내 느낌이 100% 정확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어차피 진실은 상대의 마음과 내 느낌이 일치해야 확실한 것인데 그 둘 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텔레파시라는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능력이 있다고는 하나, 상대의 마음은 물론이고 내 마음조차 완전하게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가끔씩 짐작한 상대방의 마음이 훗날 확실히 맞는 것으로 판명될지라도, 내가 잘못 읽은 상대 마음도 많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 마음을 읽어서 얻은 이익보다는 잘못 짐작해서 생기는 피해를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먼 미래에 상대방의 마음을 투시해 볼 수 있는 인조눈이 만들어 질때까지는 내 맘 니가 모르고, 니 맘 내가 모르고식의 조심스러움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내맘 니맘 모르고 사는 것이 세상사는 맛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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