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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글 4: 기도에 대한 생각

“기도하면 맘이 편해. 그래서 자주 한다.” “전공 선택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 열심히 기도하면서 여쭈었더니 어느날 내 눈 앞에 칠판이 그려지면서 ‘식품영양학’ 이란 글자가 씌여지더라.” “무료급식 봉사하는데 급식소 월세 낼 돈이 없어서 열심히 기도했더니 마지막 날 어떤 분이 오셔서 꼭 월세 금액만큼의 돈을 기부하고 가시더라.” “국화의원 출마해서 691표 차로 낙선해서 낙담 했는데, 어느날 기도 중 불현듯 떠오른 생각, ‘0691’, 아~ 영(0)혼과 육(6)신을 구(9)원(1)하는 일을 하라는 계시임을 깨달았다.” 기도 관련 들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이다. 듣는 사람마다 모두 느끼는 생각들이 다를 것이다. “기도해주세요” 라는 청을 받았을 때 그저 “예” 하고 나서 막상 기도하는 순간 분심이 든..

요설 2023.01.17

장례식에서는 조금만 울고 싶다

서양에서는 좀 덜한데 한국 장례식에서는 대부분 많이 운다. 나는 조금만 울고 싶다. 이젠 완전한 이별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고 그동안 잘못한 것이 더 많으면 회한이 밀려와서 울음이 증폭된다. “나는 이제 어찌살꼬?” 내 자신의 처지가 암담한 경우에도 울음 소리가 커질 것 같다. 좋은 곳에 가셨고 앞으로 앞날 수 있다고 믿어도 다시 만날 때까지의 헤어짐이 서운해서 눈물이 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조용히 울 것 같다. 다시 만날 것을 믿고 싶어도 속으로 긴가민가하면 그 울음소리가 더 커질 수도 있겠다. 살아 있는 동안 너무 지긋지긋 했는데 이제 떠났으니 속이 시원한 경우에는 눈물이 안나거나 나더라도 조금 나겠지. 분명한 것은,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살아 있을 동안에 언젠가 떠난다는 것을 알고 할 바를 다하..

단상/일상 2023.01.14

약속글 3: 별나다

유별난 사람이란 소리를 가끔씩 듣기도 하고, 사실 내가 좀 별나 보이기도 한다. ‘별나다’의 뜻은, 통상 성격이 보통 사람보다 다르다 혹은 평균에서 멀어져 있다. 그럼 내 성격이 왜 유별난 것처럼 보여지거나 생각되는 것인지 살펴보자. 속에 생각을 오래 담아두지 못한다. 바로 내뱉거나 행동으로 옮긴다. 눈치없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내 생각은 밖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한가지 사안에 생각이 꽂히면 그대로 두고 다른 것으로 잘 넘어가지 못한다. ☞두루뭉술이 잘 안되는 점은 있지만 집중이란 면에서는 장점. 원칙에 매인다. 융통성이 부족하다. ☞기계적인 느낌이 들고 때론 인간미가 부족하다. 그래도 큰 욕은 안 먹지. 자로 잰 듯 반듯해야 기분이 좋다...

단상/일상 2023.01.10

자식과 로봇

# “평화를 주소서” 열심히 기도한다. “그럼 너는 뭐할래?” “주시면 평화롭게 시키는 대로 잘 살랍니다.” “너 거지냐? 주는 대로 받아만 먹게? 나 애써서 인간 만들었지 로봇 만든 거 아니거든. 로봇은 사실 네가 나 보다 더 잘 만들 수 있겠다. 많이 만들어 쟁여 놔라. 너희들 다 죽고 나면 로봇만 사는 평화로운 세상이 저절로 될 것이야.” “…” # “Have mercy on us.” 열심히 노래한다. “이번에 용서하면 어떻게 할래?” “다시는 죄 안 짓고 잘 살랍니다.” “같은 말 너희 조상님들이 수 없이 했지. 이젠 지겹다. 내 약속 하나 하마. 지금부터 죄 안 지으면 이전 것 다 용서해 줄께. 할 수 있나” “…” “에그 차라리 로봇을 만들걸…” # 당찬 인간 등장. 뭐 하나 잘하고 나서 아버..

요설 2023.01.07

되바라진 자식의 항변

# 나름 바르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 중. 어느 날 고속도로 차 몰고 가다가 술 취해서 역주행 하던 차에 받혀서 저승으로 감. 그곳에서 그분을 만남. “잘 왔다. 내가 너를 요긴하게 쓸 일이 있어 데려왔지.” “좀 우아한 방법으로 데려오면 안되나요?” #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아내 참 황당하고 슬프다. 무진 고생 끝에 굶어 죽지는 않았고, 아픈 마음 달랠 길 없어 종교에 귀의. 기도 열심히 하다가 저승으로 감. 그곳에서 그분을 만남. “잘 왔다. 너로 하여금 나를 알게 하려고 그런 일이 일어난 것 이제 알겠지?” “그런 모진 일 안 겪고도 이곳에 오신분들 많은 줄 압니다.” # 아버지 잃고 홀어머니와 살다 입 하나 덜자고 보육원에 보내진 외아들. 다행히 의지가 굳고 좋은 기회도 만나고 독하게 노력해..

요설 2023.01.06

새해 희망: 시소(Seesaw)

배출된 전세계 음식물 쓰레기 양은 약 10억톤. 생산된 식량의 17% 6초마다 한 명씩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 식량 관련된 암울한 통계. 다른 부분은? 선과 악의 무게를 달 수 있다면 지금 지구 위 선악의 무게 총량은 어느 것이 더 무거울까? 모르겠다. 그러나 지구는 아직도 돌고 있다. 아직 선, 악의 시소(seesaw)는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지 않았나 보다. 내 손가락 하나 선 쪽을 누르면 악을 이길 수 있을까? 추운 날씨에 같이 떨며 자기 돈 들여 밥 나눠주는 분. 목숨 걸고 오지에서 어린이 치료해 주는 의사. 평생 고생해서 번 돈 자식 안 주고 사회에 환원하는 분. 조그만 논이라도 열심히 갈며 식량 증산 고민하는 농부. 기후변화 막아 보겠다고 물 불 안 가리고 뛰어다니는 과학자. 죽어서도 장기 ..

단상/천국 2023.01.04

새해 혼잣말

최근 우연찮게 ‘떡’ 이란 단어를 몇 번 쓴 것 같다. 이곳에서는 흔한 음식이 아닌데. 송구영신(送舊迎新) 나쁜 말은 분명 아닌데, 약간 고리타분한 느낌. ‘Happy New Year’가 좀 세련돼 보일까? 서울에 사시는 나이든 누님의 이야기.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 아파트로 이사 와서 이사떡 돌렸더니, 이웃집 젊은 아주머니 왈, “요즘 이런 것 안 하는데…” 하면서 딱하다는 듯 쳐다보더라나. 그래도 내 마음 속에는 아직 떡 기운이 남아있다. 뿌리는 한반도에 닿아 있으니까. 솔직히 누구나 좀 외롭다. 나 말고는 다 남이니… 아무리 좋은 남이라도 나만 할까. 그렇지만 이런저런 이유가 있어 ‘혼자면 외롭고 함께면 괴롭다’ 명언이 탄생한다. 할 수없이 혼자서 쑥덕쑥덕한다. 마음속에 이 놈 세워 놓고 훈계, 저 ..

단상/일상 2022.12.31

약속글 2: 익명

마스크 쓰니 좋은 점도 많더라. 그 중 하나는 난 남의 얼굴 볼 수 있는데 상대는 내 얼굴 못 본다. 은근히 내 패는 감추고 남의 패를 읽는 듯한 느낌이 온다. 조금 기부하고 오래 서서 사진 찍는 사람도 많지만, 억대 기부하고 말 없이 사라지시는 분들도 계신다. 인터넷 실명제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이다’. 익명의 가면 뒤에서 하는 무책임한 언동은 막아야 한다.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이다. 나의 경우, 블로그에서 이름은 영어 본명을 사용하지만 얼굴은 안 내민다. 이유를 생각해 본다. ☞내 글의 내용과 내 마음, 내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니 잦다. 그러니 내 얼굴 내보이기 민망하다. 나를 잘 아시는 분들이 웃을 것 같다. ☞글의 수준이 자신 없다. 말로는 ..

단상/글쓰기 2022.12.29

나는 몇 류(流)?

위(位)와 류(流)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1위와 일류의 차이. ‘위’는 개별적, ‘류’는 집합적 의미가 강한 것 같다. 1위는 한 명, 일류는 여러 명. 1위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할 생각은 없다. 무한 경쟁이니, 해도 잘 안될 것 같지만, 돼도 힘들다. 그러나 일류는 되고 싶다. 다들 노력하면 같이 일류가 될 수 있다. ‘류’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야에 따라 다를 것이나, 인간 됨됨이에 초점을 맞추면? 인식의 수준이다.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아는 일. 세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살펴보면 생각의 수준과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의 수준이 비례하는 것 같다. 그럼 내 인식 수준은 무엇을 바탕으로 하고 있나?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자로서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 내가 알고..

단상/반성 2022.12.28

낙서 29 : 땅에서는 평화(ver.2)

# 이곳 오늘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총소리에 잠을 깼다. 성탄절 민간지역 포격, 지금까지 얼추 10만명 사상의 전과 자랑. 유사이래 하루라도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 성탄절 가장 많이 보고 듣는 문구.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 하늘에는 영광인 것 맞다. 그런데 땅에서는 왜 평화가 없나? 'Wish'. 막연한 바램. 그러니 Plan도 없고 Action도 없고. 수천년, 수만년 동안 바라고 또 바라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바라며 살고. 오늘 가서 여쭤봐야겠다. 이것도 님의 뜻입니까? # 성전에 가만히 앉아 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니 맘에 평화부터..." "이 세상에서 니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니 맘이잖아." "시건방 떨지 말고 니 것부터 챙기렴."

단상/낙서 2022.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