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시니어 글 7: 짐이 아니다

Chris Jeon 2024. 3. 7. 03:35

 

 

 

노령인구 증가, 인구절벽, 연금고갈, 고독사, 세대간 갈등…

자주 접하게 되는 당면한 사회 문제 제목들이다.

인간들이 오래 살아서 생기는 문제다. 예수님 살아 계실 때는 태어나자 마자 죽는 영아 사망을 빼면 대충 40세 정도까지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2배 오래 산다. 특히 근자에 확 늘었다.

 

사회 시스템이나 제도는 항상 현 상황을 뒤쫓아간다. 그러니 세상 변하는 속도 보다는 늦고, 특히 급변의 시기에 사는 사람들은 변화된 현실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와의 괴리로 인한 문제를 많이 겪는다.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환갑 잔치 크게 하고 조선시대에는 80세 이상 장수하는 노인에게는 나라에서 명예직이기는 하나 벼슬을 내렸다.

지금은 ‘노인 존경’ 사상은 희미해지고, 그나마 대신 자리잡은 용어가 ‘노인 보호’ 정도다. 약자이므로 사회 정의 차원에서 보호해 주자는 것.

노인 = 약자의 등식이 성립된다.

 

노인의 정의도 애매하다. 나이 기준?

나이들면 체력, 지력…모든 면에서 약해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한결 같은 것은 아니다.

70세에 청년 같은 노인도 많이 본다.

 

평균 기대 수명 100세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하니, 조만간 인구 분포도의 모양이 역삼각형이 아닌 우산 모양이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애 낳아 기르기 힘들고 싫어하는데 억지로 애 생산하라고 강요할 수 없고, 그렇다고 일정 나이 이상은 돌아가시라고 부탁할 수도 없으니 천상 노인들을 잘 활용하는 사회로 만들 수밖에 없다.

 

노인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노인=약자=사회적 짐’이라는 인식의 틀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믿는다.

먼저 노인 축에 드는 사람들 의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제 뭔가를 제대로 해볼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

배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무엇인가 기여하려고 노력을 하는 사고로 전환하는 것.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노인은 사회의 양질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따라서 국가는 노인 자산을 활용할 대책을 세우고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국정 아젠다 앞쪽에 본 과제를 둘 것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 같아서 부디 국가의 리더들이 당면한 시한폭탄 같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잘 찾아 주기를 희망할 뿐이다.

 

PS)

1.이민 초창기 마트에서 노인분들이 링거 꽂은 채 전동 휠체어 타고 쇼핑하는 모습보고 처음에는 자식들을 욕했는데, 지금은 그분들의 자립 의지를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2.한국에서 도로에 노인 보호 구역을 설정했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문득 인디언을 멸종 위기로 몰아 넣은 주범인 ‘인디언 보호구역’이 연상되었다.

3.나도 노인축에 든다.

'시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니어 글 9 : 재미 만들기  (29) 2024.03.17
시니어 글 8: 브레이크 살짝 밟기  (16) 2024.03.09
시니어글 6: 잠이 줄어드는 이유  (25) 2024.03.03
시니어글 5: 웃음  (0) 2024.01.19
시니어 글 4: 몸과 마음의 나이  (0) 202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