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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21: 수준 차이

‘와이프에게 잘하라, 살고 싶으면…’ 한국 모 주간지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내용은 배우자 살해 목적의 보험사기 내용 및 통계. 피해자 비율이 남편이 훨씬 높다나… 그럼, 그런 아내에게 잘해주면 목숨 살려줄까? 목숨 구걸하려고 그런 아내 비위 맞추며 살라는 이야긴가? 선동적, 선정적 미끼 제목을 써야하는 필요는 이해가 되지만 이건 너무 수준 미달이다. 동네 공원에서 아침 산책 중 연세 여든 다섯 정도 되시는 분을 만나서 짧게 이야기 나눴다. ♥ 아침에 나와서 두시간 정도 걷고 집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으면 슬슬 잠이 와. 그러면 벌떡 일어나서 다시 움직이면 잠이 사라지지. 그러고 나서도 정 졸리면 그땐 30분 정도 낮잠을 달게 잔다. 집에 계속 웅크리고 있으면 게을러져. 마누라 눈치도 보이고. ♥ 마누라 ..

단상/낙서 2022.09.04

막(幕)

#1 요즘 젊은이들 아주 오래된 나라의 비석을 발굴해서 보니, 쓰여진 문구가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늙은이들은 항상 버릇이 반듯한가? 한인 문화 축제를 다녀왔다. K팝 노래를 틀면 관중들이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율동을 따라하는 프로그램을 구경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젊은이들이고, 이어지는 각기 다른 노래에 맞춰 격정적으로 몸을 흔든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웃고, 환호하며 춤 추는 그들이 버르장머리 없고 저속한 무리인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어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전통 줄타기와 농악 공연인데 일어서서 박수치고 흥에 겨워 어깨 들썩이는 무리의 대부분 역시 젊은이들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그들을 통해 역동하는 미래가 엿보인다. #2 오늘 찍은 내 사진 어느 교수님이 ..

단상/일상 2022.08.30

낙서 20: 싫다는 자 도와주는 것

도움은 상식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자를 도우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하므로 도움을 받으면 고마운 마음을 갖고 도와주는 자에게 감사한다. 그런데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오히려 화를 내는 자가 있다면 무슨 이유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자. 1. 실제로 도움이 필요 없는데 자꾸 도와주겠다니 성가시고 자존심 상한다. ☞도움 줄 의사와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2. 실제로 도움이 필요하지만 자존심 상해서 그런다. ☞설득하거나 상대가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3.도움은 맞지만 상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상대가 수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변경 가능하지 여부를 검토 후 시행한다. 3. 도움 뒤에 따라올 상대의 반대급부 요청을 우려해서이다. ☞순수한 도움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거나, 조건이 따르는 도움이라면, 사전..

단상/낙서 2022.08.20

나도 자연인이다

‘나는 자연인이다!’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먼저 온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은 ‘인조인’ 인가? 말 장난이고… 자연인이란 자연스런 삶을 사는 사람으로 이해된다. 여러가지 인위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자연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사는 삶, 현대인의 동경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만든 인조물의 영향을 받는다. 가족 관계, 사회제도, 문화, 문명, 가르침… 거의 모든 면에서 인간들이 만든 무엇인가에 영향을 받고 대부분 거기에 맞춰 산다. 그것들 대부분은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답게 혹은 편리하게 살기 위한 것들이다. 문제는 그러한 것들이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우리를 속박하는 도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있다. 인간의 생각이 만든 문제다. 돈이란 것이 그렇다. 모양만 달라졌을..

단상/일상 2022.08.17

댓글 단상 3

책장에서 가장 오랫동안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뭘까? 내 경우는 철 지난 앨범들이다. 볼일은 없지만 버리기엔 아쉬운 것. 다음 블로그가 CLOSE되면 발생할 댓글 소실을 아쉬워하시는 블벗님들이 많다. 애써 단 나의 댓글이 사라지는 것도 아쉽지만, 두고 음미해볼 가치 있는 댓글 사라지는 것 또한 글을 포스팅한 자의 입장에서는 더 아쉬울 것이다. 그래서 요즘 댓글 달 의욕이 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곧 없어질 댓글인데… 나는 댓글을 글쓰기의 연장으로 생각한다. 물론 어떤 분이 댓글을 같은 내용으로 계속 달 경우는 나도 간단하게 회답하는 것으로 끝내지만, 생각을 나누는 차원에서 정성이 깃든 댓글에는 그냥 쉽게 답글 다는 것은 미안하다. 솔직히 말해서, 달린 댓글을 두고두고 음미할 것이면 별..

단상/글쓰기 2022.08.05

낙서 19: 뇌는 그대로다

대륙 기질, 그 정의는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내 머리속에 윤곽이 그려진다.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조선의 땅이 대륙 귀퉁이에 붙어 협소하므로 생긴 아쉬움이 큰 탓도 있을 것이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중화사상(中華思想), 모두 한 국가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주인공인 두 나라의 땅 넓이는 세계에서 각각 세번째와 네번째로 크다. 지금 두나라가 서로 힘 자랑한다고 세상이 시끄럽다. 우주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보니 푸른색을 띄고 호떡 만하다. 그리고 단 한 개다. ‘하나의 중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슬로건 대신 ‘우리는 하나다’라는 슬로건은 안 나온다. ‘16만년 동안 인류의 뇌는 바뀌지 않았다, 얼굴이 달라졌을 뿐’, 신문기사의 내용이다. 버턴 하나로 인류의..

단상/낙서 2022.08.04

소낙비

맑은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우다다다 소낙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여전히 맑음. 국지성 소나기, 예측이 어렵다. 최근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은 83.3세, 건강수명은 73.1세 라는 통계 자료를 봤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한국인은 얼추 10년 정도는 병을 앓다 죽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두발로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병이라면 몰라도, 누워 지내야 할 병이라면 심각하다. 더 나아가서 산호 호흡기 같은 의료기기에 의존해서 살아야 할 지경이면 생각 좀 해봐야할 것 같다. 그래서 ‘사전 의료 연명 의향서’에 관심이 간다. 세부적인 내용은 몰라도 존엄하게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이, 산호 호흡기, 혈액 투석기, 영양 주입기 같은 생명 연장 장치를 거부하고 자연스럽게 죽겠다는 의향을 미리 명시해 두는 문서를 말하는..

단상/일상 2022.07.30

인연에 대한 횡설수설

다음 블로그를 닫는다고 한다. 내가 블로그 시작한지 거의 1년이되어간다. 만나고 헤어짐이 일상이지만 그동안 생각을 주고받던 블벗님들과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인연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사물들의 사이에 서로 맺어지는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원래 인연(因緣)은, 원인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로서 인(因)은 결과를 낳기 위한 내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을 의미하고, 연(緣)은 이를 돕는 외적, 간접적 원인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양자를 합쳐 원인의 뜻으로 사용되며 직접적인 원인으로서 인(因)과 간접적인 원인으로서 연(緣)을 구별할 경우, 예를 들어 씨앗은 나무의 직접적 원인인 인(因)이고 햇빛 · 공기 · 수분 · 온도 등은 간접적 원인인 연(緣)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씨앗에서 나무가 나타..

단상/일상 2022.07.19

힘빼기

힘 빼란 소리 많이 듣는다. “어깨에 힘들어가면 안 된다.” 원래 교만한 자에 대한 충고다. 하지만 요즘은 아마 골프 배울 때 가장 많이 들을 것이다. “힘 빼세요. 자연스럽게 클럽이 나가도록 두세요.” 그런데 힘 빼고 싶다고 빠지는 것이 아니더라. 힘 빼겠다고 결심하고 실제로 힘 빼고 섰는데 클럽을 휘두르는 순간 얍! 하며 이빨을 악 다물고 목부터 어깨를 거쳐 옴 몸이 뻣뻣해 진다. 골프 다운 스윙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0.4초. 이 짧은 시간 동안에는 머리 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힘 빼고 싶다는 것은 머리고 평소 힘써는 것에 익숙한 것은 몸이니 결국 몸이 용쓰게 되는 것이다. 내 삶의 모든 부분에서 힘 빼고 살지 않으면서 골프장에서만 힘 빼겠다고 하면 욕심이다. 티 박스에 오르기 전까지 우아한 미..

단상/일상 202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