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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멀미

배를 타고 가다 배 멀미가 날 경우 움직이는 파도를 보면 더 심해진다. 이때 육지가 보이면 움직이지 않는 육지 한 곳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으면 멀미가 좀 덜해진다. 세상이 무섭도록 빠르게 변한다. 기술발전 측면에서 컴퓨터 하나만 보더라도 지난 40년 동안 100만배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고,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그 발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너무나 많은 정보와 접촉하며 살고 있어 이제는 내가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의해 내가 조종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남녀 구분 경계가 허물어지는 예에서 보듯이 이제껏 사회를 지탱해온 규범, 가치관이 무너지거나 변화되어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세상이 아래위로 뒤집어지고 빙..

시사 2021.11.20

댓글 단상 2

입사한지 3개월 미만은 통상 수습사원으로 분류된다. 수습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정식 사원이 아니다. 블로그 시작한지 석달이 채 안 됐으므로 이 분야에서 나는 아직 정식 사원이 아니다.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혼자 생각한 것을 정리해서 차곡차곡 쌓아 두는 것도 소중할 것 같았지만,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교해 보고 싶은 욕심도 들었다. 댓글이 좋은 기회다. 상대의 생각이 맞고 틀림을 주장하기 보다는 “나의 관점은 이렇소” 하는 댓글이 기다려 진다. 동일 사안에 대해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다른 관점을 보면서 나의 사고가 성장되기를 바란다. 많은 분들이 고마운 댓글을 달아 주신다. 기대가 실현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섬찟할 정도의 독한 댓글을 여러 곳에 뿌리..

단상/글쓰기 2021.11.18

직장 명언

짧지 않은 직장 생활하는 동안 들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 3가지가 있다. “누가 주인 의식 가지라고 했지 너 보고 주인이라고 했나?” “직장 정문 들어서면서 즐겁고 기쁘다면 입장료 받지 왜 월급 주겠느냐?” “혼자 쓰면 모자라고 둘이서 쓰면 남는 것이 월급이다.” 월급쟁이는 태생적으로 주인이 될 수 없다. 공정한 보상 시스템이 결여된 조직에서 ‘네가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일해 주기 바란다’는 식의 상사 말은 부하를 착취와 에너지 고갈로 몰아넣는 감언이설이 될 수 있다. 일할 때 주인 입장을 생각하는 정도가 현실적일 것 같다. 오버액션이 오히려 내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이 하는 일은 두가지로 구분된다.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일. 월급 받고 하는 일은 후자일 경우가 많다...

단상/일상 2021.11.17

되고 싶은 모습

내가 늙은이라는 생각은 아직 안 든다. 손주가 없으니 할아버지 소리 들을 일 없고, 부모님 잘 둔 덕분에 아직 염색약 신세 안진다. 잘 걷고 심지어 좀 뛰기도 하니 나이가 나랑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틱틱 반말하기도 한다. 얼마전 지역 신문에 5년전 내 사진을 보고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름은 분명 네 이름인데 사진 속 사람이 달라서 긴가민가해서 전화했다고 한다. 아뿔사, 나만 모르게 내 얼굴이 변했다. 나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늙어서 되기 싫은 모습을 가정해 두고 그렇게 안되기 위한 연습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할말만 또박또박 정확하게 하며 살고 싶다. 귀 닫고 주절주절 같은 말 반복하는 모습은 싫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단상/일상 2021.11.15

약장수 3: 몰약

‘모르는 것이 약이다’ 대부분 약간의 마취효과나 수면제 효과가 있는 약 정도로 알고 있다. 문제임을 모르니 가만히 있게 돼서 마음이 편하고 불필요한 사단에 말려들지 않는다. 눈 감고 있으니 내 세상이다. 이런 효능 외에 이 약이 갖고 있는 숨은 효능이 대단하다. 모른다고 하는 것은 겸손의 시작이다. 내가 알고 있으니 남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고, 나 보다 모르는 자는 내 발아래로 보이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겸손의 반대 끝인 교만 쪽으로 마구 달린다. 모른다고 생각하니 세상 모든 일이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긴다. 알고 계시는 분들이 대단해 보인다. 배움이 즐겁고 커가는 내가 대견스럽다. 교만에서 뒤돌아 반대 끝 겸손 쪽으로 내려온다. 편견과 고집이 사라진다. 모른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시원하다. 창고..

단상/일상 2021.11.13

약장수 2: 체하는 약

“조석(朝夕. 아침 저녁 밥)은 굶고도 이는 쑤신다” 굶고도 먹은 체하거나 없으면서도 있는 체하며 허세를 부리는 꼴을 비꼬는 말이다. ‘~인체’ 하는 것은 통상 나쁜 행동으로 치부된다. 독약도 잘 쓰면 명약이 될 수도 있는 법. ‘~인체 하는 약’의 효능이 굉장하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주위 환경이 행복하기 때문에 내가 행복한 것이 아니고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행복하다. ‘내가 행복한체 하는 것’ 말장난 같이 들리기도 하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리 있는 말이다. ‘내가 두렵지 않은 체할 때와 내가 두려워 벌벌 떠는 모습을 보일 때의 상대방 반응이 달라진다. 내가 착한 체하면 나쁜 일 하기가 어려워진다. ‘~인체’하는 것을 단지 허세라고만 생각하지..

단상/일상 2021.11.13

약장수 1: 만약

영어 배울 때 가정법 문법이 제일 헷갈렸다. 한국말의 가정법은 상대적으로 쉽다. 시제와 관련 없이 ‘만약’만 붙이면 대충 뜻이 통한다. 그런데 이 ‘만약’의 효능이 대단하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만약 내가 빛의 속도로 날아가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만약 내가 그였다면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 약을 상용화하면 큰 돈 벌 것 같다. 약장수가 되기로 한다. “신묘한 약이 왔어요. 창의력을 높여주고 사람과의 갈등을 없애 주는 신기한 약. 아이도 오고 어른들도 와서 먹어 봐요.” 관심 있으신 분은 이 ‘만약’의 효능을 시험하는 임상 테스트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

단상/일상 2021.11.13

리더 3: 파리와 벌

파리와 벌의 지능은 어느 쪽이 높을까? 동물학자는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벌이 더 높을 것 같다.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과학적 실험은 아니니 아무나 관심 있으신 분은 해봐도 된다. 주둥이가 열려 있는 투명한 유리병을 거꾸로 매달고 위에 약한 조명을 단다. 빛의 세기는 유리병 밑 바닥 부분이 밝게 보일 정도면 된다. 그 다음 파리와 벌을 순서대로 거꾸로 매달린 유리병 안쪽에 넣어보자. 결과는? 파리는 탈출할 수도 있지만 벌은 잘 안된다. 파리는 천방지축 날다가 운 좋으면 아래로 향한 유리병 주둥이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 벌은 지능이 있어 밝은 쪽이 바깥이라는 사실을 안다. 밝은 쪽, 막혀 있는 병 밑바닥을 통해 나가려고만 하기 때문에 탈출에 실패한다. 나도 그 실험을 실제 해보지는 않았다. 그러..

시사 2021.11.10

묵은지

고등어와 묵은지를 듬뿍 넣어 자글자글 끓여낸 고등어 찌게는 겨울철 별미다. 이 맛은 6개월 이상 저온에서 숙성 시킨 김치가 내는 맛이다. 글도 숙성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번득이는 영감에 의해 일필휘지로 작성된 좋은 글도 있겠지만 나의 능력으로는 언감생심이다. 한참 고민하여 쓴 글이라도 다시 보면 풋내가 난다. 오자 탈자는 기본이고 문장의 연결도 어색하다. 심한 경우 내가 봐도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호할 경우도 있다. 생각도 바뀐다. 가슴이 뜨거워서 썼지만 며칠 지난 후 보면 내 주장이 너무 과했다는 느낌도 든다. 독선과 아집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글을 저장하는 파일을 둘로 갈라서 ‘숙성방’ 파일을 따로 만들었다. 쓴 글은 일단 그 방에 넣어두고 틈나는 대로 되새겨 본다. 내용을 다시 음미하고 ..

단상/글쓰기 2021.11.09

리더 2: 가면

신체 조직 중 가장 강한 곳은? 남자의 얼굴, 철면피다. 그것 보다 더 강한 것이 있다. 뭔가? 여자의 얼굴. 철면피를 뚫고 나오는 수염조차 못 뚫으니까. 아제 개그다. 두껍고 얇음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산다. 가면을 쓰고 진행하는 파티에 참석해본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파티 내내 마음이 아주 편했다고 한다. 평소와 같이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어서 자연스런 행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양심이 보드라운 사람이 부끄러운 일을 하다가 들키면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한다. 반면에 잘못을 저지르고도 얼굴 들고 다니는 사람보면 “뻔뻔하다” 라고 한다. 얼굴은 남에게 드러내어진 일종의 자신의 ID이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소시오패스(sociopath)의 차이를 쉽게 설..

시사 2021.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