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댓글 단상

Chris Jeon 2022. 8. 5. 21:33

 

 

 

책장에서 가장 오랫동안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뭘까? 내 경우는 철 지난 앨범들이다. 볼일은 없지만 버리기엔 아쉬운 것.

 

다음 블로그가 CLOSE되면 발생할 댓글 소실을 아쉬워하시는 블벗님들이 많다.

 

애써 단 나의 댓글이 사라지는 것도 아쉽지만, 두고 음미해볼 가치 있는 댓글 사라지는 것 또한 글을 포스팅한 자의 입장에서는 더 아쉬울 것이다.

 

그래서 요즘 댓글 달 의욕이 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곧 없어질 댓글인데…

 

나는 댓글을 글쓰기의 연장으로 생각한다. 물론 어떤 분이 댓글을 같은 내용으로 계속 달 경우는 나도 간단하게 회답하는 것으로 끝내지만, 생각을 나누는 차원에서 정성이 깃든 댓글에는 그냥 쉽게 답글 다는 것은 미안하다.

 

솔직히 말해서, 달린 댓글을 두고두고 음미할 것이면 별도로 복사해서 저장할 수도 있다. 내가 지금껏 그러지 않은 것을 보면 사실 댓글 없어져서 분노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그냥 아쉬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냥 계속 있으면 나쁠 건 없지…

 

곧 CLOSING 될 불로그지만 열심히 글 써서 포스팅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에게는 나도 열심히 댓글 달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내가 단 댓글이 없어진다고 해서 내 생각 조차도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 쓰면 된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도 민망한 나의 댓글이 사라지면, 앞으로 더 나은 댓글을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1년 남짓 블로그 활동해서 200편 정도의 글을 포스팅했다. 들어오는 정보는 한정적인데 자꾸 퍼내면 고갈될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요즘 글 씨앗이 자라남을 느낀다. 우물도 자꾸 퍼내야 맑은 물이 고이듯 글도 꾸준히 쓰면 새로운 가지가 돋는 모양이다.

 

댓글 사라짐을 걱정 말고 댓글 넉넉하게 달아야지. 조물주가 주신 뇌 용량의 10%도 못쓰고 죽는다고 하는데, 내 생각이 고갈될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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