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낙서 33: 아침 낙서

Chris Jeon 2023. 3. 25. 21:16

오늘 찬비 내리고 바람 분다고 한다.

'나쁜 날씨'는 아니고, '그럴 수 있는 날씨'.

 

며칠 전 겨울 끝자락 잡으려는 여행 다녀왔다.

한참 돌아와서 보니 내 집.

"참 좋더라."

 

우리 삶의 여정도 가다 쉬고 돌고 돌아 결국 종착지.

'참 좋은 종착지' 일 것 같다.

 

어제 성당에서 장례미사 있었는데 47살 한참 때 부인이 돌아가셨다.

아이도 없이.

유족은 단출하게 남편, 시누이, 한국에서 급히 달려온 엄마, 여동생 달랑 4명인데

운구할 사람 필요하다고 해서 내 왼쪽 팔 빌려줬다.

 

관이 무겁더라. 떠나기 싫어서일까?

엄마가 화장터에 관 밀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오열하시는 모습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참 오랜만에 여러 사람 앞에서 울었다.

 

장지 예절 끝나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 대접한다고 했는데

나랑 아내는 그냥 돌아오기로 했다.

보아하니 열심히 사신 가족 같은데 식대라도 가볍게 해드리려고.

너무 옹졸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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