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때를 놓친 것인지 떨어지기가 무서운 것인지
가을이면 떨어져야 한다는 섭리에 대한 항변인지
하얀 눈밭 앙상한 가지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잎사귀.
엄동설한 찬 바람을 이겨낸
네 인고의 대단함이 경이롭구나.
한 잎 떨어질 때의 막막함은 마찬가지 일터
떨어져야 함을 당연히 여기는 수 억년 불문율을 거부하고
왜 떨어져야 하는가 질문하고 사색하는 너의 높음이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라는 노 선사의 가르침을 일깨운다.
아비와 그 아비의 아비가 순응하며 살아온 세상의 진리에
의문을 갖고 답을 구하는 네 용기.
때로는 남이 가는 길을 마다하고 새 길을 찾는 붉은 젊음이 부럽구나.
힘들고 막막한 마음에 두렵기도 했겠지만
새 길을 먼저 걸어간 선구자가 그러했을 것이니
이 다음 부디 네 마음에 드는 계절에 움트는 나무가 되거라.
이 세상이 아니면 저 먼 훗날이라도…
Feb.,25,2021
Pomona Mill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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