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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24 아침단상: 눈치

일의 정황이나 남의 마음 따위를 상황으로부터 미루어 알아내는 힘.필요하다.특히 눈치 빠른 사람은 인간 관계상 큰 갈등 일으키지 않고출세도 빠를 확률이 높다. 그런데 큰 일을 이루는 것은눈치일까 아니면 소고집일까?좌면우고(左眄右顧) 보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자세다. 우리의 삶에서 큰길과 작은 길의 구분은내 마음이 정한다.남에게는 하찮은 일일지라도 내게는 태산 같을 수도 있다. 겉은 대나무 같아도 속은 갈대인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사실 나도 그럴 것이다.큰일은 아무나 이루는 것이 아니다.

단상/일상 2025.09.24

25.09.20 아침 단상: 쓸데 없는 의문

내가 도가 트였다고 치자.산속에서 10년 똬리 틀고 앉아 화두에 목숨 걸고 정진해서 깨달았다.“아~ 진리란 이런 것이구나.”덩실덩실 춤추며 기뻐하다가 더 큰 깨달음을 위해서 다시 똬리를 튼다. 자신만 기쁘다.실천에 이어지지 않는 의문, 고민, 깨달음(본인 그렇게 믿는 것 포함)은 허망하다.차라리 단순하게 생각하고, 쉽게 좋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 유의미하다. 내 집 앞 잔디가 많이 자랐다. 구시렁거리는 것 보다 나가서 잔디나 깎자.“지구 한 평이 깨끗해 졌다.”

단상/일상 2025.09.20

웃음 보다는 고민을 안겨준 글

누군가가 내게 한번 웃자고 조크를 보내왔다.연령대별 가치를 상품에 빗댄 것. 10대: 신상품20대: 명품30대: 정품40대: 10% 할인 기획 상품50대: 반액 세일60대: 창고 대 방출70대: 분리수거80대: 폐기처분90대: 소각처리 조크의 분류대로 본다면 70대까지는 그래도 상품으로서 가치가 남아있다.분리해서 쓸만한 것은 재활용되니까. 심각한 문제는 80대부터다.글대로라면 전혀 쓸모가 없으니 버려야 하고 그래도 처리 안되면 강제 소각 대상이다.7학번을 기웃거리는 나로서는 조크가 나름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는 듯하여 단순히 웃을 수만은 없다.솔직히 이세상 떠날 때까지 최소한 폐기처분이나 소각대상은 되기 싫다. 나이를 먹더라도 존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오래 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단상/일상 2025.09.05

저 멀리서 가을 냄새가 난다

이곳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못 벗어나는지 몇 주간 무더웠는데 며칠 사이 하늘이 몇 뼘 높아졌다. 저 멀리서 가을이 오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 집에서 20여km 외곽으로 나가면 초원에 이어진 호수를 한바퀴 돌아 나오는 트레일이 있다. 한 여름에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망설여지지만 오늘은 공짜 비타민 D를 부담 없이 흡수할 수 있겠다 싶어 집을 나선다. 준비물은 생수 한통이면 족하다. 초원은 아직 여름의 푸르름인데 청명한 코발트 색깔의 하늘을 배경으로 깃털 구름이 가을을 암시하는 듯하다. 초원을 관통하는 길. 역시 아무도 없다. ‘크리스 길’이라 이름 붙이면 내 길이 된다. 내 것이라도 세금 신고 안 해도 되니 걱정은 없다. 초원을 2.3km 걸으면 호수가 나오고 호수 둘레를 걷는 트레일로 이어진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8.25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 직진 신호 때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 기회 기다리고 있는데 마주 오던 차가 쏜 살처럼 달려오다가 깜박이도 안 켜고 그냥 우회전한다.당연히 직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그 차 때문에 좌회전 기회를 놓치고 한참을 더 기다린다.점잖던 입에서 욕이 나온다.약속을 좀 지키며 삽시다.좁은 지구 표면에 80억 인구가 복닥거리며 살아 늘 덜컹거리지만 그나마 굴러가는 것이 ‘약속’ 이란 것이 있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은 덕분인데 기본적인 약속마저 안 지키기 시작하면 지구 망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참 전 어느 단체의 일을 맡고 인사차 임원들을 만났는데 그중 초면인 한 분이 묻기를 “당신은 보수요 아니면 진보요?”내가 답하길, “보수가 뭐고 진보가 뭔지 정확히 알려 주시면 제가 바른 답을 할 수 있을..

단상/일상 2025.08.19

춤바람

https://youtu.be/b5jofetirB8 춤은 절대 질리지 않는 취미다.율동이 있고, 음악이 있고, 머리를 쓰고. 더 큰 이유는 매번 상대가 바뀐다는 것이다. 오래전 춤 도사께서 하신 말씀인데 아직도 기억이 난다. 3년전 내가 속한 단체에 취미 활동 그룹으로 스포츠 댄스 그룹을 만들었다.단체 책임자에게 승낙을 구하니 조금 난색을 표했다.엄숙한(?) 조직을 책임 지신 분이시니 댄스=쾌락이 연상되셨을 것이다.설득 끝에 허락을 받고 총대 맨 죄로 내가 그룹 리더가 되었다.60년 이상 춤 근처에도 못 가본 내가 춤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시작해 보니 재미있다.매번 상대가 바뀌지는 않지만 과연 율동, 음악, 머리를 쓰는 일이라지루해질 틈이 없다. 처음 시작할 때는 1년 정도만 배우면 영화에서 ..

단상/일상 2025.08.16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생각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나이 듦에 따라… 예전엔,나름 논리를 세워 맞다 싶으면 확신 모드로 돌입.그 다음 곁눈질 안하고 GO.주위에서 뭐라고 하면 밤새워 설득할 태세.매사 더 낫게 할 수 있을까 고민고민.주위에서 칭찬하면 어깨 으쓱.피곤한 줄도 모르고… 이제는 좀 달라졌다.이거다 싶다 가도 혹시 아닌가 싶기도 하고.안된다고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고.흐르는 물에 몸 맡겨 둥둥 떠 다니는 것이 편하고.칭찬 하는 소리도 좀 부담스럽고. 심지어 저게 진짜 날 칭찬하는 것인가 의심스러운 느낌마저 들고.조금 용쓰면 피곤해지고 만사 귀찮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캐치프레이즈가 맘에 든다. 이것이 자연스런 노화 현상인가?철든 것인가?아님 그냥 이빨 빠진 것인가?나..

단상/일상 2025.08.08

25.08.04 아침 단상:재미있는 천국

내 블로그 이름이 ‘재미 있는 천국’이다.천국은 인간의 생사고락(生死苦樂)이 없는 그런 곳이라는 데 여기다가 ‘재미’라는 개념을 덧댄 모양이 어불성설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천국의 모습은 살아 있는 인간의 인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 생각한 세계이니 당연한 결과다. 내 인식의 한계내에서 솔직히 생각해 보면 지금 묘사되는 천국에서 영원무궁 산다면 너무나 지루할 것 같다. 며칠 전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 불과 삼 개월 전 산에도 가고 골프도 같이 치자며 의욕에 넘쳤던 분이셨는데 마지막 뵙고 난 후 2시간도 채 안 돼서 떠나셨다. 신앙 생활을 열성적으로 하셨던 분이시니 모두 천국에 드시라고 기도한다. 솔직히 나는 천국이 어떤 곳인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잘 ..

요설 2025.08.05

반대를 위한 반대

한가지 사안에 대해서 정반대 주장이 계속 맞서는 경우.1. 둘 다 맞다.2. 둘 다 틀린 주장을 하고 있다.3. 원래 답이 없다.4. 반대를 위한 반대…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아침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다.1.2,3의 경우는 시간을 갖고 따져보면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4번이다.감정이 개입되었거나 고정된 신념, 그래야만 하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성, 논리와 같은 합리적인 방법이 먹혀들 자리가 없다. 살아가면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상 갈등, 크게 봐서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다구니 같은 다툼들을 보면 논리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풀릴 것 같은 경우를 많이 본다. 결국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해결되지 않을 다툼들.그러나 마음 바꾸는 것..

단상/일상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