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여름 끝자락이라 도처에 싱그러움이 더해간다. 구부러진 숲길 양옆에 나무와 플, 꽃이 무성하다. 그 사이로 다람쥐가 들락날락하며 부산을 떤다. 하늘에는 구름이 적당히 여백을 메우고 있다. 그들 가운데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교만한 내가 서있다. 내가 보기에 참 좋은 구도다.
잘 알고 지내던 직장 선배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난다. 온 세상 사람들이 너와 똑 같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끔찍하겠느냐? 그분이 평소 나의 장점을 자주 칭찬해 주고 또 후배인 내가 본인의 일을 많이 도와주는 것을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조금 까칠한 후배에게 사회에서 어울려 사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싶었던 의도로 이해된다.
이전 미국 어느 대통령이 한사코 막아냈던 히스패닉계를 미국에서 다 몰아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식 통계로는 히스패닉계가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15%쯤 되고, 불법 체류자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이고, 대부분 백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3D 직종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만약 이들이 모두 미국을 떠난다면 국가의 정상적인 운영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흰 꽃은 희서 예쁘고 빨간 꽃은 붉어서 예쁘다. 온 산에 백화 만발이면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다. 어디 꽃뿐이랴. 비탈진 곳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서 사태를 막아준다. 다름으로써 조화를 이루고 부족함을 메우는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신비롭다.
2020. 8월
산속 Trail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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