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선생님이 최근 쓴 글을 읽고 기억에 남는 내용이다.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니 만큼 본인이 쓴 문장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겠으나 주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를 찾아오는 친구들이 코로나 때문에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만 보이는데, 눈이 그렇게 이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친구들도 모두 지긋한 연령대인데 이전에는 얼굴에 주름밖에 안보였으나 주름이 마스크로 가려지니 눈만 보이고 그 눈의 아름다움을 마스크덕으로 깨닫게 되었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어느 뇌 과학자가 말하길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것에 먼저 반응하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위험에 먼저 반응하기 위한 자연스런 진화의 결과로 설명된다. 하지만 세상만사 완벽한 것이 없을 진데, 유독 시선이 부정적인 것에 끌리는 사람과 긍정적인 것을 먼저 발견하는 사람과의 인생관은 큰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남의 얼굴에 있는 주름이 먼저 눈에 띄고 이빨에 낀 고춧가루 때문에 고르고 흰 치아의 아름다움이 감춰지는 것이 보통사람의 공통된 인식이라 하더라도 마스크로 이런것들이 감춰졌을 때 드러나는 눈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은 평범과 비범을 가르는 능력이지 않을까? 사실 나도 마스크의 답답함과 무엇인가 부자연스러운 것이 얼굴을 가리고 있다는 느낌만 가졌을 뿐인데, 부정에서 긍정을 찾아내는 선생님의 지혜가 놀랍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2021.05.29
하늘은 맑지만 집콕하는 기분은 꿀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