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녹아 꽃은 망울을 터뜨리고
아이들은 그 위에서 뒹굴며 논다.
그러나 북방 언 땅에 살던 미녀의 가슴은 여전히 겨울이다.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새싹 돋는 들판에서 죽고 죽이는 싸움이 벌어진다.
귀 간지럽게 들려야 할 새소리가 사람들의 악다구니에 묻혔다
춥습니다.
하늘이여 봄을 주소서
황당한 것은 그분도 마찬가지다.
잘 먹고 즐기라고 봄 밥상을 차려줬더니
엎어버리고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네.
차려준 것도 못 먹는 자식들 이제 보기 지겹노라.
한 많은 여인의 가슴은 아직 차갑지만
대지는 이미 봄의 열기에 들뜨기 시작한다.
전쟁통에도 생명은 태어나고
귀 기울이면 차가운 얼음장 아래 물 흐르는 소리 들린다.
감사합니다.
차려 주신 진수성찬 잘 먹고 힘내서
밭고랑 하나부터 갈겠습니다.
지지고 볶든 말든 여름은 이어서 오고
곧 가을 익는 달큼한 냄새가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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